방문진 이사, ‘北주민 韓방송 시청확대 지원’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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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 ‘北주민 韓방송 시청확대 지원’ 놓고 갈등
28일 정기이사회에서 여야 이사 입장차 뚜렷…사업 검토 소위 구성 놓고 갈등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6.04.2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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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이 보수단체를 지원  의혹이 제기된 북한 주민에 대한 한국방송 청취 확대 사업을 밀어붙일 모양새다. 

방문진은 28일 오후 2시 정기이사회를 열고 ‘북한주민의 한국방송 시청확대를 위한 지원’ 안건에 대해 이사 3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안건에 대해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권혁철・김광동・김원배・유의선・이인철 이사 등 여당 추천 이사 5인이 표결을 통해 해당 안건에 대한 소위 구성을 밀어붙여 야당 측 이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해당 안건을 놓고 여야 이사들은 의견차를 보이며 대립했고, 격론 끝에 당장 해당 사업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를 구성해 심도 깊게 논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소위 구성 문제를 두고 다시 여야 간 의견 대립을 보였다. 여당 이사들은 여2야1을 주장했고, 야당 이사들은 여야 2명씩 총 4인으로 소위를 구성하자고 한 것이다.

▲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에 위치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PD저널

이번 ‘북한주민의 한국방송 시청확대를 위한 지원’ 안건을 두고 방문진 안팎에서는 해당 사업이 극우・보수단체의 자금 지원으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여론이 들끓는 와중에 이 같은 사업을, 그것도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고 해당 안건은 긴급안건으로 상정하면서까지 추진하는 데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여당 측 이사들은 앞서 지난 7일 정기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발의한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과 외부 세계를 보다 잘 인식하게 되면서 극한적 상황을 바꾸려는 의지와 행동을 취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보다 대중적으로 북한주민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방식으로의 한국 방송물의 시청취 확대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여당 측 이사들은 일각의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이인철 이사는 “이 사업의 기본 기조는 정치를 떠난 인권 차원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야당 측 이사들은 인권적 차원에서 해당 문제가 중요하다는데 공감하지만, 다만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심도 있게 검토해서 유의미한 사업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결국 소위 구성을 두고 여야 간 입장 차이를 보이며 소위 구성 여부는 표결에 부쳐졌고, 여당 측 전원 찬성으로 소위가 꾸려지게 됐다. 그러나 규정상 최소 3명이 모여야 소위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데, 이날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이 소위 참석을 거부하며 소위위원 선정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이사회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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