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그래서 애틋한 노년에게 ‘디어 마이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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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 오는 13일 첫방

“봐, 우리도 아직 이렇게 젊어”라고 강요하기 보다 “그래, 우리 ‘꼰대’일 수 있어. 하지만 나름 귀엽지 않니?”라고 말하는 ‘황혼 드라마’가 왔다.

오는 13일 오후 8시 30분에 첫 방송되는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연출 홍종찬, 작가 노희경)에서는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분명 우리 곁에 존재하는 ‘어르신’들의 삶이 펼쳐진다. 4일 오후 서울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청춘들의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어른들에 대한 정보의 부재, 관찰의 부재에서 온 것이라 결론지었다. 어른들이 청춘의 아픔에 갖는 무지처럼”이라며 “청춘과 어른이 ‘친애하는 친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동안 노년의 모습은 정형화돼 있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70대 아버지, 자식과 시부모님을 위해 헌신하다 뒤늦게 우울함에 빠진 80세 어머니 등. 게다가 이 모습들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70세든 90세든 개인의 삶이 존재하고, 또 다른 열정이 숨어 있다는 걸 보여준다.

▲ tvN 금토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tvN

배우 고두심(장난희 역)은 “어린 날, 친구들도 많고 굉장히 활동적이고 밝았던 학창시절과 처녀 시절을 지나왔는데 ‘전원일기’라는 작품을 하면서 ‘며느리는 이렇게 가야 한다’는 굴레를 쓰고 오늘날까지 오다 보니 나는 없어 졌다”며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옛날에 내가 이랬는데’, ‘사실은 내가 이런 사람이었는데’ 하는 나의 모습이 불쑥불쑥 나온다”고 웃어보였다.

KBS <그들이 사는 세상>, SBS <괜찮아, 사랑이야> 등의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던 작가 노희경은 “관찰의 부재가 불통을 가져온다. 시니어를 자세히 관찰하는 게 목적이다. 굳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첨가물을 넣지 않을 것”이라며 “나 역시 어렸을 때 내 아버지를 보면서 너무 귀여웠던 적이 있고, 때로는 칭얼대는 것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했다. 관찰한 것을 잘 전달한다면 시청자들도 이분들을 귀여워하고, 이뻐하고, 또 애틋해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편과 사별한 후 불현 듯 찾아온 ‘혼자’라는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할머니, 남편의 퇴직 후 세계여행을 꿈꾸는 노년, 황혼의 삼각관계 등의 이야기는 얼핏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 작가는 “그냥 ‘노인들은 우리와 다를 거야’라고 치부하고, 폄하해버린 건 아닌가”라며 “지금 30대이신 분들은 20대와 많이 다르다고 느끼시나? 나 역시 50대지만 30대, 40대 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우리가 10대 때도 주변에 다양한 캐릭터가 있었던 것처럼, 지금 이 분들도 여러 캐릭터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 tvN 금토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tvN

이어 노 작가는 노년의 ‘치열함’이 이야기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하면서 놀랐던 건, 우리가 치열한 건 치열한 것도 아니구나 하는 거였다”며 “생로병사 중 노병사를 지나는, 인생으로 보면 가장 치열한 시기다. 죽거나, 아프거나, 내 의지가 꺾이거나. 누구를 사랑해서 애타는 정도의 치열함은 치열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일명 ‘시니어벤져스’라고 불리기 시작한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등의 배우 군단도 특별히 꾸민 모습을 보이진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배우 고두심(장난희 역)은 “젊은이들과의 소통이 꼭 어떤 답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40, 50년 동안 연기를 해 오신 분들이 그간 얼마나 치열했겠나. 그 삶을 살아온 일상, 순리로 받아들여진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김영옥(오쌍분 역) 역시 “젊은이에게 근접하는 어떤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 똑같다”며 “대본에 쓰여 진대로, 저절로 살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두심(장난희 역)의 딸 역할을 맡은 유일한 젊은 배우 고현정(박완 역)은 “어떤 책보다, 그 누구보다 생생한 무언가를 알려줄 수 있는 ‘멋진 꼰대들’이라는 걸 작품하면서 느꼈다”며 “그분들을 나 몰라라 하거나 피곤하다고 생각하면 젊은 사람들만 손해이지 않을까”라고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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