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與 단독으로 조직개편안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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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與 단독으로 조직개편안 의결
야당 이사 전원 퇴장…내부 구성원 ‘개악’이라며 반발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6.05.0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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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가 야당 추천 이사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개악안’이라 비판 받고 있는 수익 및 사업 중심의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KBS이사회는 4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직제규정 개정(안)’, ‘인사규정 개정(안)’, ‘개방형 직위 운영 규정 제정(안)’ 등 세 가지 사안을 놓고 의결 여부를 논의한 결과 야당 이사 4인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6인 이사 찬성으로 수정 의결됐다. 이인호 이사장은 기권했다. 해당 조직개편안은 빠르면 오는 16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개편안을 두고 여야 이사들이 격론을 벌이던 중 야당 추천 이사 4인은 전원 퇴장했다. 한 야당 이사는 “말을 해도 받아들여지는 게 없고,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KBS는 ‘생존을 위한 변화’를 이유로 기존 6본부(편성・보도・TV・기술・시청자・정책기획) 4센터(콘텐츠창의・라디오・제작기술・글로벌) 체제를 ‘사업 중심’의 1실(전략기획실) 6본부(방송・미래사업・보도・제작・제작기술・시청자) 2센터(라디오・네트워크) 1사업부(드라마사업부) 체제로 재편한다.

KBS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전사적 전략기능을 강화하고, 직종중심에서 사업 프로세스로 재편하는 것은 물론 관료주의 제거와 책임 및 권한을 명시할 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성재호)가 4일 낮 12시 KBS신관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한 문제점을 짚으며 해당 안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PD저널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공영방송 KBS는 ‘수익’과 ‘사업’ 중심으로 조직이 운영될 예정이다. 내부에서는 시사・교양프로그램도 수익성으로 평가받고 편성됨에 따라 사실상 공익적 기능을 잃어갈 것은 물론 사실상 폐지 수순에 놓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시청률과 이에 따른 수익성으로 프로그램이 평가받게 된다는 것은 회사가 구성원을 일종의 ‘부속품’처럼 여기는 것이라며 자괴감을 느끼는 구성원도 많다.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TV본부 내 교양문화국, 기획제작국, 예능국은 신설되는 제작본부 TV프로덕션담당에 모이게 된다.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높은 드라마 조직의 강화를 위해 기존 드라마국은 ‘드라마사업부’로 신설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교양문화국・기획제작국 등 각 국에서 예산을 프로그램별로 조율해 배정했다면, 개편 후에는 각 프로덕션이 편성과 프로그램 제작 예산 배정 권한이 있는 방송본부의 제작투자담당에게 피칭을 통해 제작 투자 유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편성제작회의가 폐지되며 편성제작회의로 결정되던 협찬, 편성 결정 등의 업무는 각 채널 사업으로 이관됐다. 이에 따라 신설되는 1TV・2TV사업 및 제작투자담당에서 편성 및 제작비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보도본부에는 기존 보도국 편집주간과 디지털뉴스국을 각각 통합뉴스룸-방송주간과 통합뉴스룸-디지털주간으로 변경하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라디오국 1라디오부 업무를 통합뉴스룸-방송주간으로 이관해 라디오 방송 뉴스 및 프로그램 기획・편집・제작・진행을 하게 됐으며, 기존 보도본부 내 위치했던 탐사제작부는 신설되는 제작본부로 이관된다.

이사회에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는 낮 12시 KBS신관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밀실・졸속으로 추진된 ‘조직개악안’이라고 반발했다.

KBS본부는 투쟁결의문을 통해 “이번 조직개편안이 설령 이사회를 통과하더라도 향후 전개될 공영방송 정상화와 언론장악 적폐 청산 과정에서 공영방송임을 포기한 이번 ‘조직개악’을 반드시 원상 복구할 것이다 그리고 고대영 사장과 공영방송 포기 선언에 부화뇌동한 자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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