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민 “MBC 상암 신사옥 첫 출근, 실감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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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민 “MBC 상암 신사옥 첫 출근, 실감 안 나”
해고 무효 판결 후 복직 첫 날…“재능 꽃피울 수 있도록 인사 해 달라”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6.05.23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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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이 엄청 빨리 나서 그런 것도 있는 거 같고, 상암 첫 출근이라서 실감도 많이 안 나고, 다니던 회사 복직인지 새로 입사해서 출근하는 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다른 해직 선배들에 비하면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잘 지낼 수 있도록 조합원들이 지지해주고 같이 해줘서…. 조합 집행부 선배들, 해직 선배들도 어서 돌아와서, 자랑스러웠던 MBC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다시 일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그날이 올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면서 기다리고 있겠다.”(권성민 MBC 예능PD)

▲ 권성민 MBC 예능PD가 선배들의 환영을 받으며 23일 서울 상암MBC로 복직 후 첫 출근을 하고 있다. ⓒPD저널

권성민 MBC 예능 PD가 23일 해고 이후 복직 첫 날을 맞았다. 약 1년 4개월만이다. 권 전 PD는 해직 선배를 비롯한 선배・동료들의 환영을 받으며 상암MBC 경영센터로 들어섰다. 환영 인파 때문인지, 상암동으로 이전한 MBC로의 첫 출근 때문인지 쑥쓰러운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권 PD는 “한창 배우고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고 그래야 할 때니까 돌아가서 한 명의 PD로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복직 소감을 밝혔다.

대법원 제3부(재판장 박보영 대법관)는 지난 12일 열린 권성민 MBC 예능PD에 대한 해고무효소송 등 판결선고에서 권 PD의 손을 들어줬다. 그것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이뤄진 판결이었다. MBC(사장 안광한)의 상고에 대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대법원 판결까지 걸린 시간도 약 1년 4개월. 그만큼 명백하다는 이야기다. 이번 판결은 권 PD의 해고 뿐 아니라 예능국에서 경인지사로 발령 낸 것까지 부당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능국으로 원직복귀하게 됐다는 것으로 그만큼 의미 있는 판결이기도 하다.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조능희, 이하 MBC본부)는 23일 권 PD 복직 환영 행사를 열고 권 PD의 상암 첫 출근을 반겼다.

권 PD는 입사 3년차인 지난 2014년 5월 17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MBC의 세월호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회사 명예 실추 및 소셜미디어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정직 6개월을 받은 뒤 그해 12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받은 바 있다.

이후 권 PD는 비제작부서로 발령받은 자신의 처지를 ‘유배’에 비유하는 웹툰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고, MBC는 “회사를 향한 반복적 해사 행위”를 이유로 지난해 1월 30일 권 전 PD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조능희)가 23일 서울 상암MBC 경영센터 앞에서 권성민 예능PD의 복직 환영 행사를 열고 권 PD의 상암 첫 출근을 반기고 있다. ⓒPD저널

환영 행사에 참가한 선배 PD들 모두 권 PD가 ‘예능 PD’로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을 MBC 경영진에게 전했다.

송일준 차기 MBC PD협회장은 “권성민 PD는 예능에 대한 재주와 끼가 많다. 그리고 권 PD는 정말 방송이 좋아서 밤새면서 행복할 그런 때다. 한참 일할 나이”라며 “권성민 PD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겠지만, 자기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회사가 그런 (인사)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인재를 MBC가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서 더 경쟁력을 높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능희 MBC본부 위원장도 권 PD의 복직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일터에서 쫓겨난 조합원들이 많다. 대법원 판결이 나서 돌아온 사람 몇 명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일하게 해 달라. 일하게 해달라는 말을 간곡히 드린다”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나보다 한참 어리고 MBC에서 꿈을 키워갈 권 PD에게 말도 안 되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게… 권 PD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더라”라며 “권 PD가 돌아온 걸 진심으로 환영한다. 축하한다. (경영진은) 더 이상 권 PD를 괴롭히지 말고, PD로서 일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오늘 경영진은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씁쓸하고 뜨끔할 것이다. 우리는 차근차근 그 사람들에게 돌려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고된 PD, 기자들 그리고 부당전보로 인해 자신의 일을 하지 못하는 모든 PD, 기자, 아나운서 등 MBC 동료, 선・후배들에게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권 PD는 MBC 출입문으로 들어서기 전 “두려움도 있고 설렘도 있는데, 환영해주고 반겨줘서 큰 힘이 된다. 한 명의 PD로서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자랑스런 MBC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선배・동료들의 환영과 축하 인사를 받으며, 다시 시작된 3년차 예능PD로서의 포부를 밝히며 권 PD는 MBC로 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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