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메인뉴스 청문회 활성화법 보도 ‘정권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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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메인뉴스 청문회 활성화법 보도 ‘정권 편향’”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고서 발표…‘가습기 살균제’ 정부·여당 책임 ‘침묵’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6.06.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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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필요할 경우 청문회 개최를 가능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이하 청문회 활성화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제20대 국회 시작부터 갈등이 예고됐다. 일각에서는 총선 민의에 역행하는 박 대통령의 행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공영방송 KBS 메인뉴스에서 청문회 활성화법과 관련해 ‘정권 편향’ 보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제19대 국회가 지난 5월 19일 의결한 청문회 활성화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 중인 지난달 27일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즉,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그러나 19대 국회 임기가 5월 29일로 끝나는 상황에서 국회가 재의결을 위한 본회의를 소집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20대 국회에서 표결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논란부터, 청문회 활성화법이 실시될 경우 행정부가 마비될 수 있다는 청와대와 여당의 주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민심을 거스른 ‘역행’을 선택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 5월 25일 KBS <뉴스9> ‘권익위가 국회 하부 기관?…민원 조사 요구권 논란’ 리포트. ⓒ화면캡처

이 같은 청문회 활성화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많은 여론과 언론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KBS 내부에서는 관련 뉴스를 내보내는 KBS 메인뉴스의 보도가 ‘정권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는 지난 5월 31일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고서를 내고 “국회 의결부터 거부권 행사까지, 청문회 활성화를 담은 국회법 개정에 대한 <뉴스9> 리포트 10건을 전부 분석해보면, 양적・내용적 균형을 맞춘 리포트는 전체의 절반뿐이고 나머지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치중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지난 5월 20일부터 27일까지 청문회 활성화법을 다루는 KBS 메인뉴스인 <뉴스9>의 관련 보도를 살펴본 결과 △‘네이밍’을 통한 편들기 △부정적 효과 집중 보도 △해외사례 ‘아전인수’격 인용 △‘위헌 시비’까지 앞장 △청와대 재의결 꼼수는 ‘모른 척’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추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뉴스9> 리포트 화면 좌측 상단 자막에는 ‘365일 청문회법’이라고 표기해 청문회 활성화법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배제시키고자 했으며, <“의결만 하면 언제든 청문회”…거부권 ‘촉각’>(5월 20일), <‘상시청문회법’ 정부 이송…청와대 고심>(5월 23일) 리포트에서는 청와대와 정부의 시각만 다뤘다.

KBS본부는 “대통령 거부권에 숨은 ‘꼼수’의 문제점에 대해 <뉴스9>는 하다못해 야당의 입을 빌어서라도 한 마디도 비판하지 않았다”며 “‘청문회 활성화법’을 둘러싼 KBS 보도는 정권 편향의 극치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 지난 5월 31일 발행한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고서 중. ⓒ언론노조 KBS본부

KBS본부는 청문회 활성화법에 대해 KBS 뉴스가 정부・여당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면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여당의 책임에 대해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KBS본부가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29일까지 메인뉴스인 <뉴스9> 리포트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라는 단어가 한 차례라도 언급된 리포트 56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정부의 잘못을 비판한 리포트는 모두 4건(7%) 뿐이었다. 나머지는 업체비판 22건, 수사속보 15건, 피해구제 12건, 기타 2건 등으로 조사됐다.

KBS본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이 환경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할 만큼 정부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 같은 보도는 소극적 태도를 넘어서 적극적 묵살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여당인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내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입법을 반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KBS는 이를 보도하기는커녕 오히려 새누리당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 해결을 선도하는 것처럼 선별적으로 보도해 여론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S본부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을 향한 KBS뉴스의 꼴사나운 ‘묻지마 사랑 행각’, 언제까지 봐줘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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