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추모…"청년들 자괴감 넘은 저항의 메시지"
상태바
포스트잇 추모…"청년들 자괴감 넘은 저항의 메시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 곽금주 심리학 교수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간과하지 말아야"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6.06.02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모(19)군이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을 하다 사고로 숨진 사건 이후, 사고 현장인 구의역 승강장에는 추모글이 적힌 수많은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들로 가득하다. ‘강남 여성 살해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시작된 추모 풍경에 대해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더 이상 단순히 그냥 애도나 추모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이처럼 포스트잇을 통한 추모가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해진거다. 외국에서는 거의 꽃을 희생자들 있는 거리라든지 이런 데 두는 일이 많이 일어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현상”이라 말했다.

▲ 정비용역업체 직원이 숨진 사고 현장인 구의역 승강장에는 추모글이 적힌 수많은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들로 가득하다. ⓒ뉴스1

또한 곽 교수는 “포스트잇 글귀 중에서 가장 마음 아팠던 글귀는 ‘청춘은 쓰고 버려지는 기계가 아니다’였다"며 "포스트잇을 통해 추모를 하는 사람들 중 20,30대가 많다. 이 세대들이 어느 세대보다도 가장 불안을 느끼는 세대다. 그런데 사회조차 안전하지도 못하다보니, 나도 저런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현재 구의역 내선방향에 위치한 9-4 승강장 주변으로는, ‘사람잃고 대책 마련하는 방식은 버려야’, ‘이윤보다 안전이, 돈보다 생명이 우선입니다’, 지하철 굉음이 너의 비명소리처럼 들린다’, '네 잘못 아니야', ‘이번에는 내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등의 포스트잇들이 붙어있다.

이어서 “‘청년들이 ‘헬조선’, ‘흙수저’ 등의 단어를 쓰며 자괴감과 절망스러움을 표현한다. 자괴감을 가지는 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일들을 통해서는 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저항을 하고, 메시지를 통해 호소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곽 교수는 “이들이 뭔가 목소리를 내고 있을 때, 간과하지 말고 예방책과 대처를 마련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같은 사건들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것이다. 형태는 달라질 수 있지만,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이게 바로 대중의 힘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알바노조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서울시 지하철 하청노동자 사망 재해 해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같은날 오전 11시 '구의역 스크린도어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해 책임자 처벌과 안전 관리 업무직의 정규직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재발방지 촉구를 위한 거리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행진은 사고가 발생한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숨진 김모씨(19)의 분향소가 세워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까지 진행된다. 

▲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포스트잇을 통한 추모 현상'에 대해 "자괴감에 빠져 자포자기하던 청년들이, 이번 일들을 통해서는 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저항을 하고, 메시지를 통해 호소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