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이틀 만에 5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은 3일 “(<아가씨>의 주인공이) 두 여성이라고 하지만 좀 더 넓게 약자라고 생각하고 싶다”며 “어떤 억압과 폭력 속에서 성장하거나 그런 상황에 놓인 두 약자가 힘을 합쳐 공포를 극복하면서 억압을 깨고 탈주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가씨>와 <친절한 금자씨> 등 작품에서 주체적인 여성을 자주 주인공으로 삼는 의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박 감독은 최근 관심이 높아진 여성혐오 현실 등 시대적 배경과도 맞물리는 점이 있다는 지적에 “그게 의도는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사회뿐 아니라 (세계) 어디를 가나 여성들이 느끼는 억울한 점, 또는 어떤 상황에서의 공포 등을 의식하면서 영화를 만든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에 대해 “(2014년 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이라는 영화를 상여했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그러면서 그런 영화를 상영하는 게 정치적이지 않냐고 (일부에선) 말하지만, 사실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반대되는 이념의 영화들, 보수적인 이념의 영화들도 얼마든지 있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어 “유독 그것(<다이빙벨>)만 잡아 문제 삼는 것, 그게 바로 정치적인 것”이라며 “골라서 그런 얘기를 하면 의도가 불순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