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성추문 보도 25건…세월호 철근적재 보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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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지상파·종편 저녁뉴스 분석…채널A, 박유천 ‘화장실 집착’ 의혹은 대담까지

그룹 JYJ의 멤버 박유천씨가 성폭행 혐의로 현재까지 4건의 고소를 당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17일 사이 지상파 방송 3사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의 메인뉴스에선 총 25건의 관련 보도를 전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세월호 철근 400톤 적재 관련 보도는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메인뉴스 어느 곳에서도 전하지 않았다.

21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방송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박유천씨에 대한 성폭행 혐의 고소 건이 처음 알려지고 이후 3건의 고소가 더 이어지면서 방송, 특히 종편인 채널A와 MBN은 지난 14~17일 사이 관련 소식을 메인뉴스에서 각각 8건씩 보도했다. 같은 기간 TV조선의 관련 보도는 총 4건이었으며, 지상파 방송 3사에선 모두 5건(KBS 1건‧MBC 1건‧SBS 3건)의 관련 보도가 있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이 기간 동안 MBN과 함께 박유천씨 관련 보도가 8건으로 가장 많았던 채널A의 경우 다른 현안들에 대해선 특히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정운호 법조 게이트’로 불거진 전‧현직 법조인들의 비리 정황과 롯데 경영권 분쟁 관련 소식만 각각 3건, 1건씩 보도했을 뿐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한국의 집회‧결산의 자유 탄압을 지적한 유엔 인권이사회 발표, 세월호 철근 적재 등과 관련한 보도는 전혀 하지 않았다.

반면 채널A는 박유천씨의 성추문과 관련해선 ‘본질’은 제외한 선정적 내용들을 상세히 전했다. ‘박유천 곧 소환 예정…화장실 감금 조사’(6월 18일, 채널A <종합뉴스>)에선 박유천씨의 피해자 화장실 감금 여부를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화장실을 포함한 유흥업소 내부 구조를 세세히 보여줬고, 이번 사건에 대한 영화계의 우려(6월 18일, 채널A <종합뉴스> ‘박유천 출연 영화…개봉 앞두고 골머리’)와 ‘응큼한 녀석, 화장실을 너무 좋아하네’ 등과 같은 해외 팬들의 조롱의 말(6월 18일, 채널A <종합뉴스> ‘등돌린 박유천 열성팬…일본에선 조롱’) 등을 세세히 전했다.

▲ 6월 18일 채널A <종합뉴스> ⓒ채널A 화면캡처

또 앵커와 기자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한 보도 ‘그림 속 화장실 애착’(6월 18일, 채널A <종합뉴스>)에선 2008년 박유천씨가 일본 라디오에 출연해 ‘아름다움’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으로 ‘한숨’, ‘화장실’, ‘대화’ 등을 꼽은 뒤 이를 그림으로 그렸으며, 속옷만 입은 사람과 변기를 그린 종이컵 낙서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운데 얼굴이 여자다, 입이 엑스(X)니 말을 못하는 것이다. 본인도 일정부분 죄책감은 있다. 본인도 자신이 추하다고 생각한다”, “남자 변기와 여자 변기를 상징하는 것 같다” 등 해당 그림에 대한 전문가 해석까지 덧붙였다.

채널A의 일련의 보도에 대해 모니터를 진행한 민언련은 “성매매라는 박유천 성추문의 본질은 외면하고 온갖 저급한 가십으로 보도를 덧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유천씨 성추문은 한국 사회의 퇴폐 유흥 실태부터 왜곡된 성문화, 나아가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이 가능한 문제다. 하지만 언론은 박유천씨의 성추문을 가십성으로 다룰 뿐, 본질의 문제들은 직면하지 않는 동시에 사회의 현안들까지 외면한다. 대체 언론은 왜 존재하는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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