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공영방송, 국민이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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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 “공정언론, 국민 여러분과 함께 다시 시작입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 해직된 언론인만 19명. 대부분의 해직언론인은 8년이 지나도록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길 위에서 공정언론을 외치고 있다. 16년 만에 국회가 ‘여소야대’ 지형으로 바뀌면서 언론인을 비롯한 국민들은 기울어진 언론의 지형 역시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가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에 온 해직언론인과 언론인, 시민들은 공정언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이번 콘서트 개최와 관련해 “공정한 언론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하다 일자리를 잃은 ‘언론인’들이 있다. 언론노동자들은 4년 전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소송, 징계무효소송등 회사와의 각종 소송전으로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며 “공정언론을 찾기 위한 싸움, 언론노동자만의 힘으로는 너무 버겁다. 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 달라”고 취지를 밝혔다.

▲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가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를 개최한 가운데 시민들이 공정방송 회복을 염원하며 ‘언(言)’이 쓰인 공을 머리 위로 굴리고 있다. ⓒ언론노조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와 노종면 앵커(전 YTN 기자)의 사회로 이번 콘서트에는 해직언론인인 최승호 전 MBC PD(현 뉴스타파 PD)와 조승호 전 YTN 기자,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방송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위원이자 MBC 출신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야당 미방위 간사인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노회찬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한 전인권밴드, 크라잉넛, 옥상달빛, 브로콜리너마저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PD저널>은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의 모습을 사진과 주요 발언을 통해 전달한다.

#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언론을 주인인 국민께 돌려드리겠다”

“나는 우리 해직 언론인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날 사라진 진실들, 평화의 가치, 노동의 가치, 생명의 가치, 이런 것들이 다시 살아날 거라고 믿는다. 언론의 주인은 대주주가 아니다. 그렇다고 기자, PD, 아나운서도 아니다. 그럼 사장인가? 그것도 아니다. 권력? 청와대도 아니다. 언론의 주인은 바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 땅의 모든 민주시민들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시민들을 모시고 언론인들이 함께 모인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권력의 손아귀에서 언론의 본래 주인인, 앞으로 영원히 주인일 국민에게 온전히 언론을 돌려드리는 일이다. 열심히 싸웠지만 더 열심히 싸울 것이다. 함께 해달라.”

▲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시민들에게 공정언론 회복에 함께 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언론노조

#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불공정 방송을 불공정하다 말할 수 있어야”

MBC 해직 언론인 6명은 해고무효소송 1심과 2심에서 승소했다. 현재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박혜진 아나운서가 정영하 전 위원장에게 “언제쯤 결론 날까?”라고 묻자,

“(해당 소송은) 공정방송이 방송사 구성원들이 주장할 수 있는 근로조건이냐, 그리고 그 파업이 공정방송이 근로조건이기에 정당했느냐를 보는 거다. 1, 2심 거치면서 18명의 판사, 그리고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일곱 분의 배심원단이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이다, 따라서 2012년도 파업은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1, 2심에서 다툴 것들은 다 다퉜기에 뒤집히기야 하겠냐는 생각은 있지만, (결국) 또 (대법원) 판사들의 몫이다. 판결이 1, 2심처럼 잘 나와서 방송 노동자들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봤을 때 ‘이건 불법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 조승호 전 YTN 기자 “언론인들이 TV 화면 밖에서 싸우고 있음을 알아 달라”

박혜진 아나운서가 “한국의 답답한 언론 현실을 (언론사 밖으로) 나와서 보면 더 보이는 게 있을 거 같다”고 묻자,

“최근 YTN 상황만 말하면, 기사화도 됐지만 6・10 항쟁의 의미를 다루는 영상을 만들었는데 회사에서 못 내보냈다. 그게 우리나라 방송사들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편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사실 일반 국민들께서 가지는 방송에 대한 실망 이상으로 우리들도 열 받고 울화통이 치밀고 한다. 그런데 내가 그냥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일단 YTN 이야기만 하면 YTN 뉴스가 별로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실텐데, 나도(내가 봐도) 별로 공정하지 않은 거 같다.

그런데 (국민들께서) 그 이면을, TV 모니터의 이면을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TV에 6・10 항쟁 영상은 못 나갔다. 그러나 안에서 카메라기자 후배가 영상물을 회사에서 만들지 말라는 걸 만들어서 내보내려고 했고, 못 내보내니까 결국 SNS에 올린 거다. YTN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세게 욕해주면 고맙겠다. 그러나 동시에 그 안에서, TV화면에는 못 나가지만 어떻게든 방송을 잘 나가게 만들려는 우리 노조원들이 싸우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고, YTN 노조원들은 응원해 달라는 게 내 바람이다.”

▲ (사진 왼쪽부터)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 그리고 해직 언론인인 최승호 전 MBC PD(현 뉴스타파 PD),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조승호 전 YTN 기자, 노종면 전 YTN 기자. ⓒ언론노조

# 최승호 전 MBC PD(현 <뉴스타파> PD) “공영언론은 국민이 바꿀 수 있다”

(조승호 전 YTN 기자 발언에 이어) “나도 마찬가지다. MBC를 욕하되 MBC 구성원들은…. 사실 지금 MBC 같은 경우는 기자가 기자 일을 못하고, PD가 PD 일을 못하고, 아나운서가 아나운서 일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YTN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MBC는 기자가 기자 일을 못한다. 다른 부서로 전부 다 전출 당했다. 내가 굉장히 사랑하고 존경하는 후배인 한학수 PD를 (MBC는) 아이스링크 관리 역할로 보냈다. 정말 참혹한 상황이다. 공영언론이라는게 이렇게 되어 버리니,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이 이렇게 되어 버리니. 거기에 종합편성채널까지 더해져 언론 지형이 완전히 기울었다. 공영언론은 국민의 재산이다. 국민의 재산인 공영언론을 국민의 권력으로 똑바로,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우리가 종편은 마음대로 못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자본들이 행사하는 영역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영언론은 국민이 권력을 행사해서 얼마든 바꿀 수 있다. 바꿀 수 있고, 바꿔야 한다.”

#.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해직자 문제 해결은 내게 주어진 사명이다”

“여러 고통의 시간을 거쳐서 총선에 출마해서 국회에 진입했다. 앞으로 나한테 뭔가 맡겨진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고 4년 동안 열심히 노력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해직자 문제, 공영방송 사장 선임 문제라든지 나한테 맡겨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겠다. (해직자 후배들에게 부채감을 느끼지 않나?) 부채가 아니라 가슴이 아프다. 방송이 나락에 떨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28년 동안 방송인으로 일했던 사람이기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나. 한 가지 위안을 받은 것은 이미 버려진 거 같은 상황임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서 언론, 특히 방송사의 상황이 개선되어야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이 자리 모인 분들이 많다. 여러분들 눈길이 따뜻하고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는 걸 보면서 포기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 (사진 왼쪽 두번째부터 차례대로)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공정언론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언론노조

# 노회찬 정의당 의원 “종편 ‘특혜’ 보장 말아야”

“오늘의 방송의 상황이 한 마디로 ‘시일야방송대곡’ 상황이기에 울고만 있을 수 없어서 왔다. 종편이 생기게 된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이명박 정부에 의해, 우리 사회의 극단적 보수 세력에 의해, 언론지형을 바꾸기 위해 만든 게 종편이다. 설립할 때는 종편이라지만, 설립취지에 맞는 방송이 하나도 없다. 있다면 하나 정도 아닌가. 나머지는 종편이 아니라 ‘종일편파방송’ 하는 데가 종편이다. 그래서 나는 일단 내용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고 본다. 모니터링을 적극하고, 잘못된 내용은 그대로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 그것만 가지고 바뀔 거냐? 그렇지 않다. 종편에 대한 특혜를 주고 있는 부분과도 싸워야 한다고 본다. 결국 그러한 종편에 대한 특혜가 보장되지 않으면 종편끼리 경쟁하다 한 두 개는 무너지는 게 시장의 현실에 맞다고 생각한. 그런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해결의 키는 정권교체 뿐”

“나도 이 자리에서 바른말 하면 바로 해직되는 거 아닌가? 해직된 언론인을 복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언론사 실상이 제일 참담한 게, 법원에서 복직 판결이 떨어져서 복직까지 됐다. 그런데 다시 징계를 한다. 세상에 해도 해도 해도 이럴 수는 없는 거다. 이게 지금 2016년의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중략) 그래서 키는 그것밖에 없다. 정권교체.”

#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 클로징 멘트 “국회만 넋놓고 볼 수 없다”

“국민들이 지금 20대 국회를 ‘여소야대’ 정국으로 만들어주면서 많은 분들이 지금이 올바른, 공정한 언론을 바로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하고 있다. 국회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 야3당의 세 명의 의원들과 나눈 토크는 사실 실망스럽고 답답했다. 국회만 넋 놓고 바라볼 수만 없구나 싶었다. 무언가를, 중요한 것을 지켜내려면 힘이 필요하다. 이제 버틸 힘이 없잖아’ 그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왔다면, 오늘 이 자리는 우리 언론인들과 우리 국민 여러분들의 마음을 확인한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꼭 공정방송을 국민 여러분께 되돌려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의 사회를 맡은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와 노종면 전 YTN 기자. ⓒ언론노조

# 노종면 전 YTN 기자 클로징 멘트 “시민들이 국회도, 언론인도 견인해 주길”

“결국 우리가 기댈 대는 여러분밖에 없다. 여러분이 국회도 견인해야 하고, 언론인도 견인해야 할 거 같다. 참 할 일이 많은 시절이다. 오늘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나는 꽤 희망적이다. 그래서 좀 송구스럽지만, 오늘 누구에겐가 한 마디 하고 싶다. 여보, 걱정 말아요. 나 복직할 수 있을 거 같아. 맞죠? (시민들: “네”) 고맙습니다. 그런 마음이 불의한 권력도 심판할 수 있고 언론도 바로세울 수 있는 마음 아닌가 싶다. 여러분들 계속해서 마음을 모아줬으면 한다. 공정언론, 다시 시작이다. 시민 여러분, 여러분들이 꿈꾸는 공정언론이 무얼까요? 여기 참석한 언론인들이 다 새겨들어야 할 것들이다.”

▲ 크라잉넛이 “오늘은 크라잉넛이 ‘공정’하게 달려보겠다”며 ‘말달리자’를 부르고 있다. ⓒ언론노조

# 크라잉넛

우리는 달려야해 / 거짓에 싸워야해 (크라잉넛 ‘말달리자’ 중)
(‘말달리자’를 부르기에 앞서) “오늘은 크라잉넛이 ‘공정’하게 달려보겠습니다.”

# 옥상달빛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 숨이 턱까지 찼나요 / 할 수 없죠 /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쏟아지는 햇살 속에 / 입이 바싹 말라와도 / 할 수 없죠 / 창피하게 멈춰설 순 없으니
(옥상달빛 ‘달리기’ 중)

“‘달리기’라는 (곡의) 가사가 (언론인들의 상황과) 잘 맞지 않았나 생각해서 선곡했다. 같이 뭔가 달려가는 입장에서, 우리도 하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노래를 계속 하고 싶다. 우리가 다른 힘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음악으로 계속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응원합니다.”

▲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가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를 개최한 가운데 브로콜리너마저가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언론노조

# 브로콜리 너마저

“영상에 나온 파업 때 우리가 공연하러 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또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거구나, 잊고 살았던 거 같아서 오늘 자리를 마련하면서 초대해주실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여기 계신 분들이 언론 정상화를 바라고 계실 텐데,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고자 나왔다. 그때와는 다른, 여러 어렵고 힘든 상황이 계속되지만 응원하는 사람들의 기운도 같이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런 자리가 아닌 자리에서 더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브로콜리 너마저 ‘졸업’ 중)

▲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가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에 참석한 시민들이 지난 2008년 YTN 파업과 2012년 MBC 파업 당시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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