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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미디어 스타트업 인터뷰①] 1인 뉴스 크리에이터 짱PD 구보라 기자l승인2016.06.27 09: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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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는 매우 세련된 사람들이고, 퀄리티 콘텐츠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알아본다. 그들을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보다 지적 수준이 낮은 이들로 치부하거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뉴스, 웃긴 해프닝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온라인저널리즘 심포지엄(ISOJ)에서 실리콘밸리의 전설이라 불리는 캐러 스위셔(IT 전문 온라인 미디어 ‘리코드(Recode)’의 창업자)가 한 이 말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층으로 삼는 언론이,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는지가 잘 담겨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한 특징을 지닌다.

이처럼 이미 해외에서는 <버즈피드>, <바이스>, <마이크>처럼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미디어가 성공 사례로 조명받고 있다. 특히 1994년 스타트업으로 창간한 20대 중심의 콘텐츠 기업인 <바이스>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겪고 있는 성, 마약, 폭력 등의 문제뿐 아니라, 정치 및 사회 갈등까지 “그들의 시각으로” 보여주고 풀어낸다. <바이스>의 기업가치는 25억 달러에 이른다.

이같은 미디어 스타트업의 사례들은 한국 언론 환경에 큰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에서는 아직 <바이스> 같은 규모와 콘텐츠를 다루는 미디어는 없다. 앞서 소개한 스위셔의 말처럼, 기성 언론들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가벼운 가십’만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한 채, 자신들의 공식 SNS에 자극적이고 가벼운 콘텐츠들만, 가볍게 올릴 뿐이다.

그렇다면 한국엔 이런 새로운 미디어들이 없는 걸까. 아니, 아직 진입 단계에 있긴 하지만 존재한다. 이들 가운데 <PD저널>은 영상뉴스 플랫폼 ‘페이스‘의 조소담 대표와 1인 뉴스 크리에이터인 ‘짱PD’를 만났다. 증가하는 1인 미디어와 MCN 속에서도 그들은 분명한 차별점을 지닌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으로 삼았으며, 그들이 원하는 내용을 그들의 시각으로 가볍지 않고 진지하게, 무엇보다도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이처럼 SNS 플랫폼을 통해서 자신들만의 독자층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는 그들을 지난 5월 24일과 30일 각각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영상뉴스

“안녕하세요! 나만 알고 싶은 피디, 짱PD의 28청춘 날씨뉴스!”라는 씩씩한 목소리로 시작하는 영상에서는 경쾌한 배경음악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랩처럼 빠른 속도로 ‘오늘의 전국 날씨’를 속속들이 소개한다. 평소 방송뉴스에서 접하던 날씨뉴스와는 사뭇 다르다. 이 영상은 짱PD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매일 밤 12시에 업로드 되고 있다. 1인 뉴스 크리에이터인 짱PD는 밀레니얼 세대를 주요 독자층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팔로워는 1만을 넘는다.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도 있다.

지역 방송에서 2년 가까이 기자로 근무했던 그는 2014년 12월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2015년 6월부터 ‘짱피디’라는 브랜드로 영상 뉴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걸까.

“2014년 5월에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디지털 혁신 과정과 목표가 담겨 있다)가 유출되면서, 그 자료를 우연히 보았어요. 마침 회사 내에서 경쟁력 강화방안을 모색하고자 보도국 세미나의 발제를 맡게 되어서 다양한 해외사례들을 더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는 마치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뉴스는 많지만, 왜 매번 어려워야할까? 꼭 알아야되는 뉴스를, 짧은 시간에 알아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해, 지난해 6월부터는 서울 홍익대 인근 카페의 지하를 빌려서 영상 뉴스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청년들이 좀 더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끔 하고 싶었기 때문에 <짱PD의 1분 뉴스>를 통해 대중교통 요금 인상, 사토리 세대, 통비법 등 청년들 사이에서 부각되는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 1분 동안 요약해서 설명했다.

▲ 1인 뉴스 크리에이터 짱PD ⓒ짱PD

시즌2 버전인 <뉴스인대용>에서는 변화를 주었다. <1분 뉴스>에서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말했고(마치 랩처럼), 커다란 리액션을 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사용자들은 움직임이 다양한 역동적인 영상에 집중을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또한 애드립도 들어가고 때로는 극형식을 쓰기도 했다. ‘대용’이 들어가는 이유는 그 당시 어린 친구들이 유행어처럼 “~대용”이라고들 하는 걸 보고 착안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에 <뉴스인대용>을 올렸다. 그러나 기획부터 취재, 촬영, 자막까지 혼자서 하다보니 하루에 6시간 이상씩 걸려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가 없는 상황이 왔고, 두 달 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올해 1월 1일부터는 날씨 뉴스를 만들고 있다. 바로 앞서 소개했던 ‘날씨인대용’이다. 누구나 ‘내일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는 궁금해한다는 사실 때문에, 날씨를 전하고 있다. 이로써 짱PD의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미 BBC에서는 인스타그램 전용 15초짜리 뉴스가 있지만 아마 인스타그램용 날씨 뉴스로는 세계 최초일거에요.”

지난 3월부터는 ‘짱PD의 똑똑일기’도 연재 중이다. ‘똑똑일기’에서는 공적인 이슈와 사적인 이슈를 엮어서, 풍자형식으로 드러낸다. 가장 최근에 업로드 된 4분 남짓한 <그 돈 내고 학교 다니고 싶어요?>에서는 “어떻게 교만하고 폭력적인 대학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정답은 학생들이 함께 모여 목소리를 내는 거다…(중략)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 상아탑의 대학이 자본과 결탁해 학생들을 두당 얼마라는 돈으로 치환해 수단으로 보는 순간 대학은 존재 의미가 없다”며 7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면서도, 정작 질 좋은 수업을 듣지 못하는 대학/대학원생들의 입장을 속 시원하게 대변했다. 이렇듯 지나치게 ‘정치적’이지도, 그렇다고 해당 사안을 회피하지도 않는 짱PD의 <똑똑일기>는 독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1분 뉴스>, <뉴스인대용>, <날씨인대용>, <똑똑일기> 이 모든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청년들이 생활 속에서 관심 가지는 이슈를 다루고 있어서 당장 ‘내 삶’에 어떻게 다가오는지 명확하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또한 다른 뉴스들처럼 딱딱하지 않다. 짱PD는 웃음이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은 저에게 ‘왜 그렇게 깨방정 부리냐’며 비난하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제가 원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그런 깨방정은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뭐라도 할 수 있어요! 강한 자에게는 강하게 대하면서도, 웃음을 통해서 희화화 시키는거죠.”

그렇기에 짱PD의 콘텐츠에는 언제나 독자들의 댓글이 많이 달린다. “짱PD 뉴스 잘보고 있다”, “짱PD는 사이다”는 칭찬 댓글뿐만 아니라, 해당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올리기도 한다. 지난 15일 ‘로이터 연구소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를 소개한 <블로터>의 ‘일본과 닮은꼴, 한국 디지털 뉴스 소비 방식 7가지’ 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댓글 등으로 기사에 관여하는 비율이 6%로 최하위권(조사대상이었던 26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이었다. 이를 생각했을 때, 짱PD 독자들의 활발한 참여는 놀라운 수준이다.

▲ 짱PD의 콘텐츠에 달린 독자들의 댓글 ⓒ짱피디

짱PD 또한 모든 댓글에 답글을 달면서 소통한다. 짱PD에게 독자란 파트너이자 배울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타임라인도 찾아가서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봐요.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독자들도 이런 진정성에 반응을 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한 고등학생 독자가 학교에서 닮고 싶은 롤모델 쓸 때, 짱PD를 썼는데, 그 얘기를 듣고 그는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누군가의 모델이 되는구나 싶어서 보람도 느꼈다고 한다.

활발한 콘텐츠 공유와 댓글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미 팬덤이 형성된 짱PD가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로서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이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모델도 그릴 수 있을지 궁금했다.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짱PD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불꽃같이 사라지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는 그는 이후 SNS를 통해 만들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서 페이월(기사 유료화)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청년들이 신뢰할 수 있고, 뉴스 창작자들도 밀레니얼 세대 독자와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을 마련할 계획도 있어요. 6월 말부터 카카오 스토리 펀딩에 뉴스를 가르치고 제작하는 ‘학교’ 겸 ‘언론사’**를 만들 예정인데요. 펀딩 금액은 뉴스 콘텐츠제작과 더 스쿨 오브 뉴스 설립, 그리고  커리큘럼 제작에 쓰일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브랜디드 콘텐츠 : 하나의 콘텐츠 속에 브랜드를 연계시키는 것으로 네이티브 애드(Native Ad)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짱PD는 인터뷰 후 6월 26일부터 ‘The School of News’(더 스쿨 오브 뉴스) 프로젝트 연재를 시작했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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