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MBC 소송 비용 확인 못해? 납득 불가”
상태바
“방문진, MBC 소송 비용 확인 못해? 납득 불가”
미방위 전체회의, MBC 출신 野의원들 지적…최성준 “방송통제 없는데 언론자유지수 하락, 당황”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6.06.29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와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 관련 비용 공개 문제가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신상진, 이하 미방위) 전체회의에서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미방위원들은 이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MBC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방문진에서 소송비용이 얼마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미방위원들은 국회법 제128조(보고‧서류 등의 제출 요구)에 따라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로펌과의 사적 관계 때문에 소송비용 공개 불가, 상식적인가”

목포MBC 사장 출신인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와 MBC본부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수의 소송을 언급하며 “(소송 관련) 예산 집행 내역을 관리‧감독 기관인 방문진에 제출하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하며 관련 자료의 제출을 고영주 이사장에 요청했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은 “지난 (19대 국회) 국정감사 당시에도 소송 현황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는데, MBC에서 소송 관련 다른 자료의 제출은 가능하나 비용에 대해선 로펌과의 관계 문제 등이 있어 제출하기 어려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해 (방문진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측 미방위원들, 특히 MBC 출신 미방위원들은 고 이사장의 이 같은 답변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MBC 앵커 출신의 신경민 의원은 “(MBC 소송비용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 근거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소송비용 공개가 대체 (MBC) 경영에 어떤 문제가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MBC 유럽지사장을 지낸 최명길 의원도 “28년 MBC 기자로 생활한 경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험한 MBC와 방문진의 관계를 볼 때, 방문진에서 정식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MBC에서) 거부했다는 걸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영주 이사장은 “MBC에서 로펌과의 관계 때문에 (소송비용을) 밝힐 수 없다고 한다”고 재차 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에 최명길 의원은 “이(소송)는 공영방송 노사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방송의) 공정성 문제 때문에 수천 명의 종사자들이 참여한 파업 관련 문제이기도 하다”며 “이 파업의 결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국민들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임에도, 로펌과의 사적 관계 때문에 (소송 비용을) 공개하지 못한다는 게 과연 상식적인가”라고 말했다.

반면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은 “자료를 제출해야만 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모든 주식회사가 (국회로부터 요구받은) 자료를 다 내야 한다면, 자칫 국회가 무소불위의 기관으로 (국민에게) 보일 수 있다. 법적 근거가 없으면 자료를 안 내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수 의원은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국회에)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반박하며 “방문진에서 계속 자료를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법 제128조에 따라 자료 제출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성준 방통위원장 “방송통제 없는데 언론자유지수 하락, 당황스럽다”

이날 회의에선 하락하고 있는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경없는 기자회(RSF)에서 발표한 2016 세계언론자유 지수에서 한국이 70위로 역대 최하위를 기록하고, 프리덤하우스에서 평가하는 언론자유지수에서도 한국이 66위에 머물며 벌써 6년째 ‘부분적 언론 자유국’으로 분류되는 상황을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날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에게 “(방송을 소관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 언론자유지수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을 보며 (스스로) 책무에 소홀했다 느끼지 않나”라고 질문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송구하다”면서도 “방송내용에 대한 통제나 간섭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평가가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은 “(1‧2심 법원에서조차 해고 무효를 확인한) MBC에서 벌어진 불법‧부당 해고 등을 방통위에서 방치하고 있지 않나. 이런 게 바로 언론자유지수를 떨어트리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최성준 위원장은 “(그런 문제들이) 영향을 미쳤는지 잘 모르겠다”며 “방통위는 방송사 내부의 노사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 또한 “5공 시절부터 최근까지 언론 현장에 있었다”며 “정부, 정치권, 광고주 등으로부터 100% 완벽하게 언론 자유를 구가하는 나라는 없고, (저의) 체험적 기준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는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저 또한) 개인 의견은 그렇다”고 거듭 밝히며 “조금 전 지적 받은 언론자유 순위 하락 부분은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결과인 만큼 존중해야 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현실적으로 좀 그렇다”고 강조했다.

강효상 의원은 공정방송 파업에 나섰던 언론인 해직 문제 해결을 방통위와 방문진 등에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에 반박하며 “정치권에서 개입하면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MBC (해직자) 문제는 사법부에서 잘 판단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개입할 경우 언론사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출신 강효상, MBC ‘PD수첩-광우병’ 편 놓고 “흉기” 주장 ‘논란’

강 의원은 해당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2008년 MBC <PD수첩> ‘광우병’ 편을 언급했다. 강 의원은 “방송이 흉기가 된 사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게 (MBC의) 광우병 보도”라며 “당시 그 보도 때문에 난리가 났지만 현재 소비되는 쇠고기의 20%가 미국산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방송을 했던 게 (MBC의) 생생한 역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수 의원은 “(MBC의) 광우병 보도를 놓고 방송이 흉기였다고 말하는 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회의에서 강 의원은 “언론 자율성은 소중한 가치이고 공정성의 문제도 있다”며 고영주 이사장에게 “MBC에서 공정하게 총선 보도를 했다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고 이사장은 “아주 공정한 방송을 했다고 본다”고 답했고, 강 의원은 “고 이사장은 언론자유와 방송공정성에 대한 철학이 있는 만큼 그 소신대로 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강 의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심위))의 TV조선과 채널A 제재가 많다고 하는데 이는 민원이 많기 때문으로, 전체 종편과 보도채널에 대한 민원 551건 중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 각각 232건, 244건의 민원이 제기됐고, 언론계에선 민언련(민주언론시민연합)의 정치성 민원 집중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의원은 박효종 방심위원장에게 “종편 제재가 민원 제기 후 (방심위의) 사후 심의로 이뤄지는데 공정한 심의를 위한 어떤 시스템이 가능할지 연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