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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기생충에게 배우라니...”

[시론-김창룡 인제대 교수] 이번엔 서민 교수 차례일까? 김창룡 인제대 교수l승인2016.07.01 07: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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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엄하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기생충에게 배우세요”(<경향신문> 6월 29일 서민교수 칼럼)라는 모욕적인 칼럼을 게재한 서 교수에게 어떤 죄목이 내려질까. ‘생식기’ 발언으로 해임된 연세대 황상민 교수에게는 ‘외부 이사직 겸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서 교수의 ‘기생충 칼럼’은 황교수의 ‘생식기’ 발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럽다. 대통령을 기생충에 비유한 것도 불경스럽지만 그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면 박대통령을 기생충 ‘시모토아’보다 못하다고 비하하고 있다. ‘친박’들이 분기탱천할 일이다.

신공항 관련 공약파기 논란에 휩싸인 박 대통령을 향해 서 교수는 “박 대통령은 사과하는 대신 ‘기존 공항 리모델링이 사실상 신공항’이라는 창조적 해석으로 공약 파기 논란을 벗어나려 한다”면서 ‘사과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기생충 시모토아에게 ‘배우라’고 일갈했다.

▲ 6월 29일 <경향신문> 29면

그는 사과 안 하는 박 대통령을 향해 “사과 안 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윤창중 대변인이 성추행을 했을 때는 홍보수석이 나와 ‘국민과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는데, 사과를 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사과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적어도 기생충의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메르스로 인해 경제가 마비되고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었을 때도 대통령 대신 총리가 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황교안씨가 사과를 했다”고 비판했다.

‘사과해야 할 처지에서 사과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기생충의 세계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을 정면비판했다. 이런 정도의 비판강도와 내용이라면 박대통령은 물론 친박 의원, 박사모 등이 분기탱천, 단국대로 몰려가든가, 해임, 파면을 요구할 정도아닌가. 그것이 아니라면 레임덕 현상인가.

끝내 해임된 연세대 황 교수는 지난 2012년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가 다른 게 아니고 여성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 박 후보는 여성으로서 역할을 한 게 없다"고 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른바 ‘생식기’ 발언으로 그는 정년을 보장받은 정교수(테누어) 교수였지만 간단하게 해임됐다. 따지고 보면 이 발언이 무슨 문제인가. 비하도 명예훼손도 아닌 평범한 자기주장에 불과하다.

해직된 후, 황 교수는 한 방송에 출연하여 “박근혜를 "혼군"으로 정의하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혔고, 이 때문에 청와대서 해직 압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교수회와 총장이 나서서 학문의 영역이라며 방패가 돼 줬어야 했다. 대학들이 쓰레기 된 증거지...”라고 주장했다.

대학교 교수는 비록 정년을 보장받았다하더라도 정치 권력을 향해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실행할 때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대통령, 장관 등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이다. 나 역시 사립대학교에 재직하면서 한 언론사에 이명박 정부시절 당시 이환의 환경처 장관의 친자확인 소동과 관련한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다. 꽤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 내용은 장관실에 DNA 검사를 하러 가면 이 장관은 도망가는 식으로 자신의 핏줄을 부정한 결과, 재판에서 패소한 장관의 부도덕한 행태를 비판한 것이었다. ‘자신의 자식을 부정하는 무책임한 장관에게 삼천리 금수강산을 맡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장관은 인제대학교 이사 중의 한 명과 같은 교회를 다녔고, 이 내용을 그 이사에게 제보했다고 한다. 사립학교에서 힘을 가진 그 이사는 한 회의에서 나를 강력하게 성토하며 비난했지만 다행히도 인제대학교 이사장이 나서서 막았다고 한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학문의 자유’는 몰지각한 인사들에 의해, 위협받고 심지어 해고, 파면 당한다. 교수직마저 외풍에 이렇게 흔들릴 때 이 사회에 표현의 자유는 위축되고 언론에는 ‘대통령이 나타나면 해가 쨍쨍’하는 찬양과 미화 보도만 난무하게 된다.

자신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듣기싫고 찬양과 미화만 듣고자하는 대통령과 그 주변 측근들이 변하지 않는 한, 헌법이 위협받고 구체적으로는 표현의 침해 속에 식자층은 입을 다물게 된다.

국민을 향해 해야 할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이를 지적하는 것은 지식인의 용기다. 이를 행하지 않는 것은 언론의 직무유기다. “부산시민이 바라는 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직접 약속한 박대통령이 ‘김해공항 확장’을 신공항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언어를 강간하는 행위’다.

‘옳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정의다. 정의를 질식시키는 것은 권력의 횡포이며 헌법을 위협하는 일이다. ‘기생충을 연구하는 과학도’가 이렇게 논리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칼럼을 보며 배우고 얻는다는 것을 즐거움이다.


김창룡 인제대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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