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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불공정 논란 경영평가 보고서 원안 승인

야당 이사들 반발에도 ‘다수결’ 통과…野 이사들 의견, 공문으로 MBC 경영진에 전달키로 최영주 기자l승인2016.07.04 16: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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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4월 29일 발표한 ‘2015년 시청자평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KBS와 함께 공영방송의 한 축인 MBC는 2014년 지상파 방송 3사 4개 채널 중 시청자 만족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처럼 MBC에 대한 외부의 낮은 평가는 제외한 채 내부에서 자체 개발한 지수만을 사용해 방송 평가를 했다면, 그 경영평가보고서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가 4일 발간 이전부터 객관성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2015년 MBC 경영평가보고서’(이하 경평 보고서)를 원안 승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문진은 이날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2015년도 MBC 경영평가 결과 승인 및 공표 결의건’ 결의 여부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논의에서 방문진은 여당 이사 6명과 야당 이사 3명 간의 격론 끝에 다수결로 경평 보고서를 원안 승인했다. 방문진에서 승인한 경평 보고서에 대한 설명회는 오는 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MBC에서 열린다.

▲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에 위치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PD저널

‘2015년 MBC 경영평가보고서’, 불공정 논란에도 원안대로 통과

하지만 이날 방문진에서 승인한 경평 보고서 원안에 대해 야당 이사들은 결의 이전부터 내용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불균형한 이사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야당 이사들은 경평 보고서가 KISDI에서 지난 4월 29일 발표한 ‘2015년 시청자평가조사(KI) 보고서’ 내용은 누락한 채 여론집중도조사와 MBC QI지수(MBC에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 품질 평가지수) 등 신뢰성과 객관성이 의심되는 조사 결과를 사용해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 이사들에 따르면 경영 보고서는 QI지수와 관련해 5쪽을 할애해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질적 성과’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수는 MBC가 자체개발한 것으로 매체의 브랜드 인지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야당 이사들은 “평가대상자가 개발한 방식으로 평가대상자를 평가한 것은 자신이 문제를 내고 답을 한 격으로 객관적이지 못하다”며 “더구나 결과가 QI와 KI가 180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KISDI의 KI지수에 따르면 MBC는 2014년 지상파 방송 3사 4개 채널 중 시청자 만족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채널평가지수 7개 항목 중 공정성‧신뢰성‧공익성‧유익성‧다양성 등 5개 부문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MBC는 2013년과 2014년 조사에서도 같은 항목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은 바 있다. KISDI는 이 조사를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각각 4만 6000명, 2만 6500명의 응답을 통해 진행했다.

해당 조사에 대해 MBC는 앞서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MBC는 KISDI 조사결과 발표 당일 표본의 대표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문제의 소지가 큰 조사 방식과 조사 설계에도 불구하고 (KISDI가) 그 결과를 공표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사태는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015년 지상파 채널별 속성 평가 ⓒKISDI

야당 이사들 “MBC 경영진 주장 받아들여 객관적 지표 소홀히 다뤄”

이처럼 MBC가 신뢰도에 문제성을 지적한 정부 기관의 조사 내용이 경평 보고서에서 빠지자 야당 이사들은 “경영진의 주장을 (너무) 받아들여서 객관적 지표를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MBC의 하락을 지적하는 조사는 KI지수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12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한국언론학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응답 501명)에서도 MBC는 신뢰성, 공정성, 유용성 부문 모두에서 8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이 조사에선 8위까지 집계한다.)

또, 2015년 9월 <시사IN>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론신뢰도 조사(신문‧방송‧인터넷)에서도 MBC는 신뢰하는 언론매체 6위, 불신하는 언론매체 2위를 차지했다. 같은 시기 <시사저널>이 각 분야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5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 분야 조사에서 MBC는 KBS와 <조선일보>, 네이버에 이어 영향력 4위를 기록했지만, 신뢰도는 7위에 그쳤다.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방문진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이며,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하는 가장 공익적인 일이 경평 보고서”라고 강조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경평 보고서야말로 가장 공익적이고 공공적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는 “이번 경평 보고서는 최근의 보고서들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사측의 주장에 경도돼 있다”며 “학회, 언론사 등에서 주관에서 하는 여러 방송 공정성 지표들이 있는데 대부분 MBC가 안 좋다고 한다. 그걸 다 포함해서 분석해야 하는데 (이번 보고서는) 너무 안타깝고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밖에도 야당 이사들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인상비평 수준의 프로그램 평가가 다수이며 △MBC 회사 측에서 노조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다수의 소송 관련 비용 등을 포함하지 않는 등 윤리경영에 대한 평가항목이 부재하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이번 경평 보고서를 그대로 승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언론노조

지적 사항 부록으로 만들자는 의견에 與이사 “공문으로 경영진에 보내겠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야당 측 이완기 이사는 경평 보고서 원안에 더해 “이사들의 (다양한) 의사를 담아서 경영진에 제출하자”고 절충안을 제안했다. 공식적으로 야당 이사들이 지적한 내용들을 부록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게재하고 경영진에게 제출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당 추천 유의선 이사는 “(경평 보고서는) 독립적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하자는 취지이고, 그렇기에 이 보고서가 나왔다”며 “그래서 이 보고서가 맘에 안 든다고 정파적 시각, 진영논리에 의해 이쪽 이야기 집어넣고, 저쪽 이야기를 집어넣는 건 아니다”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고영주 이사장 역시 “평가단의 의견을 다 종합해서 결과 보고서를 냈는데 부록을 써서 내겠다는 건 안 맞는 거 같다”며 야당 이사들의 의견을 공문 형식으로 MBC 측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야 이사 간 의견 대립과 격론 끝에 경평 보고서를 원안대로 할 것인지 여부를 표결에 붙였고 여당 이사 전원 찬성으로 원안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표결에 반대한 야당 측 이완기 이사는 퇴장하기도 했다.

이사회가 끝난 직후 야당 측 유기철, 이완기, 최강욱 이사는 ‘2015년 MBC경영평가보고서에 대한 우리의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경평 보고서를 공식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 이사들은 “오늘(7월 4일) 임시이사회에서도 최종 평가보고서를 결의하기 전에 평가소위와 평가단과의 연석회의를 한번이라도 열어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었으나 평가보고서는 결국 여권이사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일방으로 통과돼 버렸다”며 “따라서 우리 3명의 이사들은 이번 2015년 경영평가보고서는 평가단과 경영평가소위의 조율을 거쳐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판단하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번 평가보고서를 공식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문화진흥회는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0조에 의거해 MBC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유도하고 공영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1년부터 매년 경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방문진은 MBC가 건전한 방송 문화 진흥을 선도하고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송사로서 자리를 매김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경영 조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경영평가와 각종 제도를 통하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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