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장학재단 이사장 “학생들 빚 있어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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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옥 장학재단 이사장 “학생들 빚 있어야 파이팅”
교총 회장·EBS 이사 출신…시민단체 “빚은 고통일 뿐…박근혜 대통령 등 사과해야”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6.07.0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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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이사를 지낸 안양옥 신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대학생에게 주는 국가 장학금 제도의 변경을 시사하는 과정에서 “빚이 있어야 (학생들이) 파이팅을 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안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안 이사장을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과 교육부의 심각한 재고와 사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안 이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학생의 등록금과 생활비 지원과 관련해 무상 지원 방식으로 이뤄지는 국가장학금 비중은 줄이고 무이자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뉴스1

이날 안 이사장은 현재 소득분위 8분위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9~10분위까지 확대해 무이자 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학생이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는 방법으로 소득분위에 상관없는 무이자 대출을 언급하며 “빚이 있어야 파이팅을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5일 반값 등록금 실현과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민본부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성명을 내고 “안 이사장의 발언은 청년‧대학생들의 부채로 인한 고통을 외면하는 몹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누적 인원이 326만여명, 금액으로는 14조 8000억여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빚’은 부담이자 고통일 뿐, ‘파이팅’이 될 순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학자금 대출자 중 채무를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는 청년이 2015년까지 19만 6822명이며, 이 중 소송까지 당한 사람이 1만 1000명에 이른다”며 “박근혜 정부와 안양옥 이사장은 이 땅의 청년들에게 얼마나 더 빚을 지우겠다는 건지 제대로 답해야 하나”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학생들이 빚을 져야 더 파이팅 한다는 안 이사장의 망언은 그가 장학재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이사인지 심각한 의문을 품게 만든다”며 “박 대통령과 교육부는 (안 이사장에 대한) 재고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안 이사장은 지난 5월 제3대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6년 동안 역임한 안 이사장은 2014년 EBS 이사를 지냈을 당시 이사 간 폭행 시비에 휘말려 스스로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교총 회장 시절이었던 2015년 EBS 이사 추천권이 있는 교총의 추천을 받아 EBS 이사에 사실상 ‘셀프 지원’, 재임에 성공했다. 이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위해 교총 회장직과 EBS 이사직을 사퇴했으나 공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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