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로서 얼마나 더 부끄러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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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7기·33기·31기 이어 34기·42기도 ‘이정현 녹취록 무보도’ 비판 성명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녹취록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지만 정작 KBS에선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KBS 기자들이 잇달아 내부 성명을 발표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미 KBS 27기(18인)와 33기(35인), 31기(47인) 기자들이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8일 오후 입사 9년차의 34기(26인) 기자들과 입사 2년차의 42기(14인) 기자들도 내부 게시판에 성명을 게재했다.

34기 기자들은 성명에서 “청와대 보도 통제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온 국민이 알고 있지만 KBS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의 비웃음만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겁한 침묵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텐데, 지금 KBS는 비난의 화살을 다른 쪽에 돌리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내부의 비판에 재갈을 몰리는 데만 집중하는 (사측의) 행태는 더욱 처참하다”며 “KBS 기자로서 언제까지, 얼마나 더 부끄러워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KBS는 지난 7일 33기 기자들의 성명이 내부 게시판에 오르자마자 이를 삭제(게시보류)한 바 있다.

42기 기자들은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과 공정성가이드라인 등의 조항들을 인용해 성명을 완성했다. ‘이정현 녹취록’과 관련해 KBS가 과연 스스로 만든 가이드라인에 부합하게 보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들의 성명 전문은 다음과 같다.

가이드라인- 청와대 보도 개입 논란에 부쳐

KBS는 방송제작과 표현의 자유, 편성의 독립성을 국민과 시청자로부터 위임 받고 있다.
방송의 자유는 누구에게도 양보하거나 양도할 수 없으며 방송제작자는 이 방송의 자유라는 권리를 사려 깊게 사용하고 이를 침해하려는 모든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지켜내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KBS의 제작자들은 편성의 독립, 제작의 자율성을 위해 내외부의 모든 부당한 간섭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동시에 제작의 자율권만을 내세워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KBS에 관한 논쟁적인 주제를 다룰 때는 정확하고 공정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균형성을 갖춘다.
사실을 의도적으로 누락하는 일은 사실성을 훼손하는 교묘한 방법이면서 동시에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초래하는 길이 된다.
KBS는 방송의 자유와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제작자들이 권력에 맞설 때나 개인적인 용기를 필요로 할 때 그들을 지지하고 보호해야 한다.
시청자의 신뢰는 한번 훼손되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는 점을 방송제작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또한 시청자의 신뢰는 KBS 프로그램이 정확, 공정, 진실을 추구하고 실현할 때 쌓이는 것이다. 방송 제작자들은 이러한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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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 KBS한국방송,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2010), 제1장 KBS 방송의 규범, p.13.
두 번째 문장 - KBS한국방송,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2010), 제1장 KBS 방송의 규범, p.13.
세 번째 문장 - KBS한국방송,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2010), 제1장 KBS 방송의 규범, p.13.
네 번째 문장 - KBS한국방송, <실무자를 위한 KBS 공정성가이드라인>(2015), 제2장 일반준칙, p.43.
다섯 번째 문장 - KBS한국방송, <실무자를 위한 KBS 공정성가이드라인>(2015), 제2장 일반준칙, p.31.
여섯 번째 문장 - KBS한국방송,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2010), 제1장 KBS 방송의 규범, p.14.
일곱 번째 문장 - KBS한국방송,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2010), 제1장 KBS 방송의 규범,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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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8일

42기 기자
권준용 김민정 김범주 김수연 김수영 김채린 문영규
박상욱 윤봄이 이제우 이지윤 이지은 정유진 하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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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보도 개입, 언제까지 침묵 할 건가

청와대 보도 통제의 민낯이 드러났다.
온 국민이 알고 있지만 KBS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의 비웃음만 사고 있다.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을 지키려는 의지도 없다.
비겁한 침묵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런데 지금 KBS는 비난의 화살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에 급급하다.
그것도 모자라 내부의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데만 집중하는 행태는 더욱 처참하다.
KBS 기자로서 우리가 언제까지, 얼마나 더 부끄러워야 하는가.

KBS 34기 기자 일동
강규엽 고순정 고은희 김경진 김도영 김민경 김재노 김진희 백미선 손원혁 신방실 양성모 유동엽 유승용 이정훈 장성길 정환욱 조세준 조정인 조지현 지형철 최경원 최만용 최재혁 한승연 허솔지 (이상 2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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