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 ‘성주 사드’ 외부세력 개입 보도 “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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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 공동위원장 “성주 군민의 분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이 황교안 국무총리의 경북 사드 배치 설명회 당시 벌어진 사태와 관련해 ‘성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공동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외부 세력 개입”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발언의 당사자는 물론 다른 공동위원장들도 언론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와전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18일자 신문 1면에서 이재복 투쟁위 공동위원장(전 성주군의회 의장)의 말을 인용해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를 방문한 날 폭력 사태가 발생한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폭력사태엔 외부인이 개입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보도를 토대로 같은 날 신문 35면 사설(‘예상대로 성주에 외부 시위꾼 끼어들었다’)에서 “북한은 이미 지난 2월 구국전선 등을 통해 사드 반대 투쟁을 부추겼다”며 “북의 뜻을 그대로 따라하는 집단들이 그냥 있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 7월 18일 <조선일보> 35면

<조선일보>는 이어 “(이들은) 주민들에게 거짓 괴담을 퍼뜨려 폭력시위를 유도하고 혹시 다치는 주민이 나오면 데모를 키우는 기회로 삼을 계획일 것”이라고 예측하며 “있지도 않은 전자파 위험 때문에 폭력‧반대 시위를 벌인다면 시위꾼들 외 누구의 공감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신문 2면 기사에서 이재복 공동위원장의 “지난 15일 서울에서 성주 사람이라며 젊은이가 나에게 찾아와 현수막이 제대로 안 걸려 있다며 감독하듯 말했다. 내가 이번 폭력사태에 외부인이 개입했다고 추정한 이유”, “우리(주민들)는 폭력을 사용하지 말자고 계속 말했기 때문에 총리가 오셨는데 우리 주민이 그런 일(폭력 시위를 지칭) 없다”, “총리를 6시간이나 붙잡아둔 것은 지나쳤다” 등의 말을 인용하며 외부인 개입에 무게를 실었다.

▲ 7월 18일 <영남일보> 2면

그러나 18일 <영남일보> 2면 기사에 따르면 이재복 공동위원장은 ‘외부 세력 개입’과 관련해 “그날은 분명 성주군민의 분노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일부 언론에서 그날 시위꾼 등 외부세력의 개입을 (내가) 인정한 듯 보도했는데 이는 와전됐다”고 말했다.

이재복 공동위원장은 “외부 개입은 확인한 바도 확인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안수 공동위원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그 어른(이재복 위원장)께선 연세가 팔순이 다 돼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저도 젊은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계란과 물병이 날아오고 하니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제가 알기로는 대다수가 성주 사람이었고, 또 워낙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감정이 절제되지 않아 성주에 있는 사람들이 그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날계란과 생수병을 던진 사람이 군민인 건 확실한가”고 질문하자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군민인 것은 저도 확인할 수 없지만 모인 사람 대다수, 99%가 군민이었기 때문에 외부 세력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쓰레기장이나 발전소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듣도 보도 못한 최첨단 무기체계를 갖다 놓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우리를 폭도로 보면서 (경찰이) 수사를, 강압적인 수사를 하려는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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