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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CJ E&M 드라마 자회사 설립이 던지는 메시지

[미디어리포트] 드라마 자회사 Why & How 이혜승 기자l승인2016.07.19 11: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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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과 KBS가 드라마 자회사를 들고 나왔다.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거대 모회사를 등에 업은 드라마 자회사가 출현한 것이다. 이들의 행보는 현재 한국 드라마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일까.

CJ E&M은 지난해 말 <태양의 후예>(KBS), <상속자들>(SBS)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가 속해 있는 '화앤담픽쳐스', 배우 전지현과 <별에서 온 그대>(SBS)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가 소속된 '문화창고'의 주식을 각각 30%씩 인수했다. 이후 5월을 기점으로 드라마 사업부를 분리해 드라마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을 내놓았다. 그리고 KBS도 8월 중 드라마 전문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도 SBS ‘더스토리웍스’ 등의 드라마 자회사가 있었지만, 신인 작가 발굴과 신규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던 ‘더스토리웍스’와 이들의 행보를 시장에선 조금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 물론 방송사의 자회사 설립 이유를 명확하게 정의내릴 수는 없다. 그만큼 드라마 산업이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의 설립 배경을 짚어보는 과정을 통해 한국 드라마 산업 환경을 확인해 보고, 앞으로 이들 자회사가 드라마 산업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려 한다. <편집자>

▲ tvN <굿와이프>는 CJ E&M의 드라마 자회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제작했다. ⓒCJ E&M

Why #1. 외주제작사 기획↑…‘방송사는 플랫폼일 뿐?

한류 열풍이 시작된 2000년대 중반 이후 대다수의 드라마는 외주제작사에서 기획에서부터 제작까지 도맡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방송사는 내부 PD를 연출로 파견하고, 편성권을 바탕으로 플랫폼으로서 기능한지 오래다. 그럼에도 방송사는 편성·유통의 힘으로 저작권을 가질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점점 외부에 떼어주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방송사는 자체 드라마 기획·제작 능력을 길러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1991년 처음으로 외주정책을 도입했을 당시에는 방송사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외주제작사가 말 그대로 ‘제작’만 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한류 바람이 불고 드라마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외주제작사는 점차 기획의 주체로서 기능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제작비가 급상승하면서 방송사에서 자체 제작을 하는 것보다 외주제작사에 위탁하는 것이 제작비 절감에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그사이 외주제작사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났고, 2008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한 외주제작사만 930여 개에 달했다. 외주제작사 입장에서는 기획한 드라마가 방송사 편성 확정을 받아야지만 제작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드라마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소위 ‘유명 작가’를 보유하는 것만이 경쟁력을 높이고 편성을 확정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제는 드라마 작가들이 외주제작사에 소속된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고 집필을 시작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더불어 편성에 도움이 되는 ‘A급 배우’들의 몸값도 치솟았다. 2012년 기준 드라마 전체 제작비 중 주연 배우의 출연료가 56.2%, 작가료가 13.7%를 차지해 이들에게만 제작비의 70%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배우 출연료 비중은 제작비의 25~30% 정도다.

이런 배경에서 배우 출연료를 내재화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연기자 소속사들도 외주제작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경쟁력 있는 외주제작사로 평가받는 곳들은 대부분 '유명 작가'를 보유하고 있거나, 'HB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팬엔터테인머트' 등과 같이 ‘A급 배우’의 매니지먼트를 겸업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방송사가 더 이상 높아진 작가 원고료와 배우 출연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방송사 드라마국의 한정된 예산 안에서 경쟁력있는 자체 제작 드라마를 기획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방영된 전체 드라마의 84.4%가 외주제작이었고, 방송사 자체 제작 드라마는 11.4%에 불과했다. 사실상 제작비가 적게 드는 아침드라마와 일일드라마를 제외한 드라마에 대해 방송사는 플랫폼으로서만 기능하게 됐다.

▲ 연예인 기획사이자 드라마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작품들 ⓒHB 엔터테인먼트

Why #2. 방송사, 콘텐츠 확보가 시급해졌다

그러나 방송사가 자체 콘텐츠를 보유하지 못하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도 자체 콘텐츠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는 추세다. 플랫폼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 등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큰 도약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고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콘텐츠의 힘을 가져야지만 다른 방향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뭔가 바꿔보기 위해, 엄청난 걸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자회사를 만들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할 수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방송사들이 자체 기획 역량을 키우기 위해 드라마 자회사를 내놓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스튜디오 드래곤’의 경우는 자사의 드라마를 CJ E&M의 tvN, OCN 채널에만 납품하는 게 아니다. 콘텐츠 파워를 내세워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하반기 SBS에서 방영 예정인 배우 전지현, 이민호 주연의 <푸른 바다의 전설>(가제)은 ‘스튜디오 드래곤’ 작품이다.

더불어 CJ E&M은 콘텐츠 개발을 통해 tvN 드라마 편성블록을 늘려 채널 경쟁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현재 tvN은 지상파가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월화 11시, 금토 저녁 8시 40분대에만 드라마를 편성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드라마 편성블록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하반기에 방영될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안투라지 코리아>는 새롭게 개설된 금토 밤 11시, 11시 30분 블록에 편성이 확정됐다. 이처럼 CJ는 콘텐츠 제작 역랑을 키워 이를 바탕으로 더 큰 시장으로의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Why #3. 집 나간 PD들…더 이상의 가출을 막아라

드라마 자회사는 내부 PD들의 유출을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지상파 PD들이 회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지는 오래됐다. 최근에는 CJ E&M, JTBC 등으로 이동하는 추세지만, 그 이전에도 이미 외주제작사, 중국 등으로 많은 PD들이 이동해 갔다.

9년 전인 2007년 <PD저널>에서 기획했던 드라마 PD 좌담 당시 이강현 KBS 드라마 PD는 “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돈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지금 상태로는 하고 싶은 드라마를 만들 수 없고, 내부 제작 과정에서 역차별을 당하기 때문이다. 한 편이라도 제대로 된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창섭 MBC PD는 “MBC도 1~2년 사이에 자체 제작 기반이 무너졌다. 전에는 (MBC) 밖에 나가는 부담감이 컸는데, (이제는) 소속은 안에 있어도 밖의 드라마를 연출하니까 그럴 바에는 외부로 나가서 제대로 평가받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상황은 이 변함이 없다.

하지만 현재의 방송 시스템으로는 이들의 의지를 막거나 원하는 제작 환경을 조성해줄 방법이 없다. 그런데 드라마 자회사를 통한다면 내부 PD들의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KBS는 이번 ‘몬스터 유니온’ 설립 계획을 발표할 때, 필요하다면 내부 PD들을 자회사와 유동적으로 연계해 그들이 원하는 제작 환경을 조성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내부 형평을 이유로 성과를 낸 제작진에 대해 인센티브 등의 ‘당근’을 주기 어려운 현실 또한 자회사를 활용한다면 일정 부분 타개할 수도 있다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 2014년 7월 외주제작 시스템을 진단한 KBS <뉴스9> 장면. ⓒKBS 화면캡처

Why #4. 그런데 왜, 지금인가…‘특수관계자 제한’ 폐지를 동력으로

그런데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흐름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자회사가 이제야 출범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2015년 6월 개정된 ‘방송법’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방송법은 지상파 방송사의 자회사와 지역사 등을 ‘특수관계자’로 지정해 이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하지 못하게 제한했다. 외주제작 활성화 초기 당시 방송사들이 자회사를 이용해 법망을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이 제한은 유명무실해졌다. 결국 2015년 방송법이 개정돼 더 이상 특수관계자 편성 비율 제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후 방송사들을 이를 활용할 방안을 연구해왔다. S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특수관계자 제한이 풀리면서 내부적으로 가능성이 열린 게 사실”이라며 “모든 방송사가 이를 활용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자회사가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게 드라마 제작의 ‘A to Z’를 독자적으로 행함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현재 외주제작사도 하청에 하청을 맡기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모든 걸 하나의 제작사가 담당하기는 어렵다. 현재 출현한 드라마 자회사들 역시 다른 외주제작사 혹은 해외 제작사와 협업하는 형태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콘텐츠 확보에 있어 궁지에 몰린 방송사가 힘을 써보려는 노력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Why #5. 차이나머니가 원하는 ‘대작’…‘선택’ 아닌 ‘필수’

결론적으로 드라마 자회사는 투자를 받는 부분에 있어 용이한 측면이 있다.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 보다 공격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차이나머니’가 한국 드라마 제작비 상당 부분을 책임져가는 상황 속에서 차이나머니를 투자받기 위한 전략이 절실해졌다.

채널 경쟁과 광고수익 급감으로 사정이 어려워진 방송사는 중국 판권 판매만이 유일한 돈 줄기가 됐다. 외주제작사 역시 방송사가 2011년 기준 전체 제작비의 50~60%의 지원금만을 내어주는 상황에서 차이나머니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게다가 최근 중국으로의 ‘사전 판매’가 제작비 조성에 상당한 힘이 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 강화되고 있다. 중국당국은 2015년 4월부터 외국 콘텐츠에 대해 ‘사전 검열제’를 시행했다. 해외 드라마를 방영하는 데에 있어 사전에 ‘전편’이 검열을 통과해야지만 중국 내에서 방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전 제작이 정착되지 않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전편 사전 검열’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오히려 중국 투자자들은 여기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전 제작을 위한 제작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영된 후 3~4일이 지나야지만 중국에서 방영할 수 있어 시차가 있었다. 그 사이 불법사이트 등을 통한 동영상 유출로 중국 플랫폼이 얻는 수익은 급감했다. 그런데 사전 검열제가 시행된 후에는 한중 동시방영이 가능해졌다. 중국 플랫폼 사업자들은 동시방영을 할 때 3~4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드라마 제작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국 사전 판매가 활발해지고 있다.

▲ 드라마 한 편이 성공하면 여러 가지 부가 수익을 낼 수 있다. KBS <태양의 후예> 방영 후, 5월 5일 제94회 어린이날을 맞아 강원 원주 제1사령부에서 어린이날 행사가 열렸다. ⓒ뉴스1

결국 그들이 원하는 ‘한류 배우’와 ‘검증된 작가’의 몸값은 점점 더 오르고, 당연히 제작비는 더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방송사들도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확보할 때 ‘대박 투자’와 ‘대작 열풍’에 참여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벌써부터 차이나머니는 소속 작가, 혹은 소속 배우를 등에 업은 외주제작사를 향해 흘러가고 있으니 방송사 입장에서는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방송국의 현 시스템 하에서 이들과 경쟁하기엔 너무나 많은 제약이 있다. 그런데 드라마 자회사가 받는 제약은 상대적으로 덜해 공격적인 투자와 경쟁이 가능하다. 특히 KBS는 공영방송의 특성상 그동안 투자를 늘리는 데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다른 곳에서 A배우에게 5000만원을 제시할 때, 6000만원을 투자해 그 배우를 섭외하고 싶어도 국정감사에서 ‘공영방송이 앞장서서 배우의 몸값을 올리면 드라마 제작 환경을 저해할 수 있다’고 제동을 걸어오는 식이다.

그리고 방송사는 거대 조직이다. 하나의 의사결정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하지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안에서 이런 구조는 경쟁에 불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CJ E&M 관계자도 '스튜디오 드래곤‘ 따로 떼놓은 가장 큰 이유로, 의사결정의 간편화를 통해 보다 빠르게 시장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How. 드라마 ‘사업’인가 ‘문화’인가

드라마 자회사는 이제 막 출범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움직일 지는 아무도 모른다. CJ E&M 관계자는 “만들어진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게 장점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리가 잡히지 않았다. 콘텐츠 회사로서 콘텐츠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방향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지금 출현하는 드라마 자회사들이 소위 ‘대작’ 위주로 행동을 개시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당분간 차이나머니의 집중 투자가 더 가세될 모양새기 때문이다. 이미 지상파는 물론 tvN, JTBC 등의 하반기 예정작은 ‘대작’으로 가득하다. 사전 제작과 한중 동시방영은 당연시 된지 오래다. KBS 역시 ‘몬스터 유니온’ 설립 발표 당시 해외, 중국과의 합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차이나머니가 언제까지나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중국 경제 위기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닐 지라도, 언젠가 중국 경제 위기가 드라마 산업계에도 도미노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한국 드라마가 지나치게 중국 자본에 기대게 된다면 이런 상황이 왔을 때 급격하게 무너질 위험이 있다. 특히 지금처럼 드라마 제작비의 배우·작가 편중 현상이 지속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드라마 산업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다.

▲ SBS '더스토리웍스'가 2014년 진행했던 '드라마 아이디어 마켓' 공모전 포스터 ⓒSBS 더스토리웍스

더불어 많은 이들이 ‘대작’ 위주의 풍속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이유는, 드라마가 단순히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될 수 없는 ‘문화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투자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방송사는 경제적인 수익을 넘어 또 다른 정신적 가치를 위해, 시청자와 공익을 위해 드라마를 제작하고 편성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물론 대작이라고 좋은 드라마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좋은 드라마가 대작인 것도 아니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태양의 후예>는 물론 좋은 드라마였지만, 이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꼭 모든 드라마가 <태양의 후예>와 같아야 하는 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형태인 16부작 드라마에만 매몰된 나머지 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다양한 형식을 지닌 웹드라마가 각광받고 있다. 이는 드라마 길이는 물론 장르, 형식에 있어서의 다양성에 대한 시청자의 니즈가 있다는 걸 뜻한다. 따라서 드라마 자회사들 역시 단순히 ‘대박 드라마’ 기획에만 몰두하기보다는 더 다양한 드라마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자회사는 새로운 매체에 대응하거나 직접 진입하는 데에 장점을 가진다. SBS 드라마 자회사 ‘더스토리웍스’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다. 웹이나 모바일 콘텐츠 개발은 당연한 것”이라며 “웹드라마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도 용이하다. TV에서는 전통적인 16부작 위주이기 때문에, 그것보다 좀 더 다양한 형식의 드라마를 시도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SBS ‘더스토리웍스’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신규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드라마 공모전을 꾸준히 개최해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도 하고, 이들의 작품을 토대로 내부 PD의 연출력을 시험해보기도 한다.

SBS '더스토리웍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스타 작가가 답인지, 신인 작가가 답인지도 아무도 모른다. 제일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건 스타 작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인 작가를 개발해 우수 작가를 확보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한 발짝 나아가기 시작한 여타 드라마 자회사들도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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