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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유착한 언론, 성주를 죽이고 있다”

언론노조, 사드 배치 논란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사드 언론보도, 참사 수준” 최영주 기자l승인2016.07.21 14: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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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화하고 닷새 뒤인 지난 13일 국방부는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를 확정했다. 이후 신문과 방송 등 다수의 언론에서는 성주군민의 반발에 대해 ‘외부세력’, ‘님비(NIMBY)’, ‘국가 분열 세력’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면 정작 사드 배치의 당초 목적이나 전자파의 유해성, 절차상의 하자 등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입장은 언론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고 있지만 성주군민의 온전한 목소리는 찾기 어렵다. 이 같은 언론에 대해 성주군민들은 ‘불신’을 표시하며 “(언론이) 성주군민들을 죽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는 2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사드 배치 논란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를 열고 사드 배치 관련 언론의 보도 태도를 점검하고 성주군민과 지역 기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시간을 가졌다. <PD저널>은 그간 언론에서 듣기 힘들었던, 언론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전한다.

“정직하게 보도하는 곳은 좌파 언론으로 치부하고, 거짓말로 오도하며 소설 쓰듯이 하는 언론들이 다수가 되어 있다. 권력의 꼭두각시가 돼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권력의 유지 수단으로서 언론이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처음엔 성주군민들의 마음에 안 드는 기사가 나오니까 쓰레기 같은 언론이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권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권력과 언론이 어떻게 유착되고, 어떻게 성주군민들 죽여 가는가(를 겪고 있다).”(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

▲ 2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사드 배치 논란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 성주군민, 언론에게 묻는다’ 토론회가 언론노조 주최로 열리고 있다. ⓒ언론노조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 이후 일주일 동안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의 메인뉴스와 시사토크쇼(16개), 주요 신문 6사의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사무처장의 분석에 따르면 공영방송 KBS는 해당 기간 동안 총 27.5건의 사드 관련 보도를 했는데 이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8건이 △전자파 무해 △사드 효용론 △중국 비판 등 정부 입장을 ‘받아쓰기’ 한 보도에 해당한다. 27.5건 중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주민 반발만을 전한 보도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김 사무처장은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성주군민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7개 방송사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 관련 보도량 세부 비교(7월8일~7월14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 “언론들, 성주 고립시키고 군민들 간 분란 만들려 한다”

언론, (그러니까) ‘찌라시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외부 불순 세력, 시위 전문가가 바로 나다. 성주군 농민회 회장이고, 사드성주배치철회투쟁위원회 홍보분과 위원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 (언론보도) 사례 등을 잘 정리해 별로 얘기할 게 없다. (김 사무처장이) 말한 사례가 (사실과) 그대로 맞다.

그래도 몇 가지 얘기를 해보자. 언론에서 외부 불순 세력이 없다보니 나보고 ‘외부 세력’이라고 얘기 했다. 하지만 나는 성주에서 평생 살면서 농사를 지은 사람이다. 나 말고도 몇 분도 (외부 세력으로 보도)했는데 다 성주 사람으로 드러났다. 그런 걸 보면 재밌다. 지금 투쟁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할 때 지침을 내렸다. 녹음하라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말한 걸 그대로 실으면 인터뷰 하겠다고. 특히 TV조선, 채널A와 같이 말꼬리를 잡아서 소설 쓰는 언론은 특히 녹음하라고 말한다. 녹음해서 확인하고 인터뷰 해도 (방송에선) 그렇게 마구잡이로 나간다.

언론들의 보도에서 성주를 계속 고립시키려는, 성주군민들 간에 분란을 조장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문제는 이거다. 이런 언론에 대해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이 뭐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국회에서 제대로 법을 만들어서 (찌라시 언론을) 처벌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제도적으로 찌라시 보도를 쓸 수 없도록, (그런 보도를 하면) 책임지게 만드는 걸 이 자리에서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

아까 자료(김언경 사무처장 발표 자료)에도 있었지만, (투쟁위에서) 야3당 원내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후 나온 보도가 이렇다. (투쟁위에서) 왜 새누리당은 안 만나고 야당만 만나고 가느냐는 문제제기를 담은 기사였다. 그런데 우리는 새누리당에 요청했다. 답변이 없어서 못 갔다. 사실 관계가 이러한데도 그렇게 쓰는 거다.

지금 성주군민들이 느끼는 언론에 대한 생각을 전해드리면, TV조선 등 불공정한 언론사에 대해 취재를 허용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취재하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오지 않았나. (황교안) 국무총리의 차가 뺑소니 치고 도망갔는데 현재 그 사람(뺑소니 당한 사람)이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언론에서는 양비론으로 나온다. 총리가 아이들이 타고 있는 차를 부수고 도망갔는데 경찰에서는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총리 차를) 박아 공무집행 방해로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와 관련해 현장검증이 있었다. 거기 TV조선이 왔었다. 현장에 왔던 성주군민들 중 일부가 TV조선에 항의했다. 항의하면서 쫓아버렸다. 얼마가 화가 나면 거기에 온 방송을 쫓아내기까지 할까. 그 정도로 성주군민들은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이제야 군민들이 느끼는 거다. 오늘 (서울집회를 위해) 올라오는 분들 중에도, 올라와서 과거에 내가 외면했던 세월호 천막에 한 번 가보고 내려가겠다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 성주군민들이 투쟁하면서 국민의식이 높아지고 세상 돌아가는 걸 제대로 알아가는 거 아닌가 싶다. 정말로, 권력이 진짜 (국민을) 무서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론에서는 계속 성주만의 문제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회 현상들에 대해 성주군민은 투쟁을 통해 눈뜨고 있다. 더욱더 열심히 사드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동북아의 국제질서가 평화적으로 움직이는 날까지 열심히 움직일 예정이다. 언론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서 말했지만, 처벌할 수 있는, 대항할 수 있는 방안들을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건협 대구MBC 기자 “정상적인 MBC 네트워크 체제였다면 보도 달랐을 것”

여러 미디어 관련 매체에서 서울과 대구MBC의 보도를 비교하는 기사가 뜬 걸 보고 솔직히 당혹스러웠다. 사드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는 보도를 한 게 아니라, 지역 언론 입장에서 아주 일반적이고 상식적이고 당연한 보도를 했을 뿐인데, 워낙 서울에서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으니까 도드라져 보이는 상황이 되어 있다.

아시다시피 MBC는 네트워크 체제다. 서울과 17개 지역사가 네트워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정상적인 네트워크 체제라면, 사드 배치가 우리 국익의 관점에서 봤을 때 좋은지 나쁜지의 문제, 국방의 측면에서는 과연 사드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느냐 문제, 그리고 절차의 문제 등을 서울에서 보도해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 주민들이 이야기하는 문제 제기는 지역MBC에서 보도하는 게 정상적으로 네트워크 작동할 때의 일이다. 지금은 정상적인 네트워크 체제에서 서울에서 했어야 할 걸 지역에서 하고 있다.

19일에 어디선가 기사 하나가 나왔나 보다. 외부인사 참여를 확인했더니 10여명 정도 거론됐다고 한다. 내가 아는 분도 있는데, 벌써 수년전부터 성주에 사는 분이다. 성주에 사는 분인데도 외부 인사라고 해서 이름이 거론돼, 해당 언론사에 항의하고 수정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전국부에서 또 기사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했다. 거부했다. 그랬더니 자체적으로 작성해서 보도했다.

서울과 지역 보도가 다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원인이 뭘까? 생각해보면, 사실 사드 보도 관련해서는 거의 참사 수준이라고 밖에 말씀드릴 수 없을 거 같다. 민언련 모니터 내용을 보더라도 과거에 세월호 참사 때 보도했던, 목포MBC 취재기자가 현장에서 전원 구조는 오보라는 보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그런 방송 내보냈다. 현장의 보고를 무시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했던 모습이 지금 사드 보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누가 사장으로 오든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MBC 네트워크의 자율성이 보장된다면, 서울MBC(본사)에 이상한 사장이 들어와서 뭔가 잘못된다 하더라도 지역 보도는 살아있을 수 있다.

성주군민 배윤호씨 “언론, 욕 먹어도 싸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언론에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중략) 도대체 언론은 뭘 하고 있나. 언론은 병든 사회를 치료할 수도 있지만, 사회가 병들기 전에 예방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병든 사회를 더 병들게 하고 악화시키고 있다. 그러고도 언론이라고 기자증을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웃긴다. 죄송하지만, 욕을 먹어도 싸다.

이대욱 SBS 공정방송실천위원회 위원장

중앙언론 종사자로서 제대로 된 기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성주군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중략) 다시 한 번 성주군민분들 힘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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