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뉴스타파 ‘이건희 성매매 의혹’ 보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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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뉴스타파 ‘이건희 성매매 의혹’ 보도했지만…
‘뉴스타파’ 출처·영상·음성 모두 ‘없음’…SBS 영상·음성 등 보도, JTBC만 삼성 개입 의혹 보도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6.07.22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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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지난 21일 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삼성 그룹 차원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도를 하자 22일 온종일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건희’와 ‘뉴스타파’가 오르내렸다. 또 현재(밤 10시 30분 기준)까지 해당 영상은 580만회 이상 조회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공영방송 KBS와 MBC의 메인뉴스에선 관련 소식을 보도했지만, 보도 속에 해당 영상은 물론 영상을 캡처한 단 한 컷의 화면도 등장시키지 않았다.

KBS <뉴스9>는 이날 21번째에 ‘이건희 성매매 의혹 동영상 파문…경찰 내사’라는 제목의 리포트(▷링크)를 배치했다. <뉴스9>는 1분 23초 분량의 이 리포트에서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영상 대신, 부축을 받으면서 걷고 있는 이건희 회장과 지난 2014년 5월 쓰러진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삼성병원의 모습, 삼성 사옥 등을 내보냈다.

▲ 7월 22일 KBS <뉴스9> ⓒKBS 화면캡처

<뉴스9>는 또 <뉴스타파>를 출처로 표시하는 대신, “한 인터넷 매체”에서 공개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으며 “경찰은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남성이 옷을 입고 있어서 성매매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면서 이 동영상을 공개한 인터넷 매체에 추가 영상 제공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뉴스9>는 성매매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는 경찰 측 입장은 전하면서도 <뉴스타파>에서 동영상 공개와 함께 제기한, 성매매 정황을 담은 영상이 촬영된 논현동 빌라가 김인 삼성SDS 고문 명의로 13억 원에 전세계약 돼 이건희 회장의 거처로 제공됐다는 부분과, 김인 고문이 <뉴스타파> 취재 최초 답변에선 전세계약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말한 부분 등은 조명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상황을 놓고 삼성 그룹에서 이 회장의 성매매를 사실상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7월 22일 MBC <뉴스데스크> ⓒMBC 화면캡처

MBC <뉴스데스크>도 KBS <뉴스9>와 마찬가지로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영상 등을 보도에 사용하지 않고 부축 받으면서 걷고 있는 이 회장과 이 회장이 입원한 서울삼성병원의 모습 등만 내보냈다. 또 보도의 출처를 <뉴스타파>가 아닌 “한 인터넷 매체”라고 전했다.

<뉴스데스크>는 이날 17번째에 배치한 1분 22초 분량의 해당 리포트(▷링크)에서 “한 인터넷 매체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제기하며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며 “해당 영상은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해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이를 모의한 이들은 지난 2014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나 이름을 고친 뒤 현재는 행적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건희 회장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일이기에 회사로서는 할 말이 없다”는 삼성그룹의 입장과 함께 이 회장이 현재 2년 2개월째 병원에 입원 중인 상황을 덧붙였다. KBS <뉴스9>와 마찬가지로 <뉴스데스크>는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과 삼성 그룹의 자원들이 여기에 활용됐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은 보도에 포함하지 않았다. 

▲ 7월 22일 JTBC <뉴스룸> ⓒJTBC 화면캡처

반면 SBS <8뉴스>는 이날 20번째에 배치한 해당 리포트(▷링크)에서 “인터넷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어젯밤 공개한 동영상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보이는 남성의 모습과 젊은 여성들이 여러차례 등장하고 육성도 들린다”며 영상은 물론 영상과 함께 녹음된 음성까지 보도했다.

<8뉴스>는 또 “<뉴스타파>는 여성들에게 봉투를 건네는 모습과 대화 내용을 근거로, 이 회장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한 번에 수백만 원을 지급하고 성매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KBS‧MBC와 마찬가지로 이번 의혹과 관련한 삼성 그룹의 개입‧지원 정황 부분은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성매매 의혹과 함께 그룹 차원의 지원 여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을 뿐이다.

▲ 7월 22일 SBS <8뉴스> ⓒSBS 화면캡처

내용을 놓고 볼 때 가장 자세한 보도를 한 곳은 JTBC <뉴스룸>이었다. <뉴스룸>은 이날 8번째 순서에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논란…삼성 “사생활 문제”’라는 제목의 리포트(▷링크)를 배치하고 “<뉴스타파>는 ‘영상이 촬영된 곳은 이 회장의 삼성동 자택과 삼성 계열사 고문이 전세계약을 맺은 논현동의 한 빌라’라며 ‘여성들이 이 회장으로부터 한 번에 500만 원 가량의 돈을 받고 성매매한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성매매 의혹이 있는 영상이 촬영된 곳, 즉 이건희 회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머물고 있던 곳이 삼성과 관련돼 있다는 <뉴스타파>의 의혹을 보도한 것이다. <뉴스룸>은 해당 보도를 하면서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사용했다.

한편 지난 21일 밤 <뉴스타파>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보도한 이후 방송계 안팎에선 삼성과 특수관계인 JTBC에서 관련 보도를 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했다. JTBC의 대주주인 <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처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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