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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향한 세월호 피해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참사 피해자 언론보도 피해 실태조사 발표…오보로 시작해 2차·3차 피해 확산 최영주 기자l승인2016.07.26 11: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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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론을 안 믿어요. 단 10% 정도의 진실이 있을까 하면서도 보긴 보는데 저는 안 믿어요. 실제 내가 겪고 있는 것들을 뉴스에 접해서 봤을 때 맞는 게 없거든요. 예전부터 저는 언론을 안 믿는 게 있기는 했는데 이번 일(세월호 참사)을 겪으면서 확실하게 알게 됐죠.”(4・16 세월호 참사 직・간접 피해자 심층면접분석 중)

“전원 구조”라는 ‘오보’로 시작된 언론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은 이후 이어진 왜곡・편파보도로 그 크기를 키워갔다. 특히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과 자식들을 바라보는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언론은 여전히 ‘믿지 못할’ 곳이자 상처를 주는 곳이다. 피해자들은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 및 오보,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언론의 취재 행태를 지적했다. 대표적인 오보가 “전원 구조”이며, 이후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특례입학과 배・보상금 등의 보도로 피해자들은 2차・3차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그 상처와 피해는 2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 ‘세월호참사 피해자 등에 대한 언론보도 피해 및 명예훼손 실태조사’에는 언론보도로 상처 입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PD저널>은 보고서 중 직・간접 피해자 21명에 대한 심층면접분석 결과에 담긴 그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한다. 보고서는 피해자들의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심층면접자를 숫자로만 표기했다.

“언론보도 등으로 상처입고 고통 받았다” 68.5%

실태조사에 따르면 단원고 피해 학생과 부모, 단원고 교직원 및 안산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언론보도 또는 인터넷 게시물을 보고 상처를 입거나 고통 받은 적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전체 124명 중 68.5%인 85명(약간 그렇다 52명, 매우 그렇다 33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생존학생 6명과 생존자 가족 3명, 2014년 당시 단원고 3학년 학생 6명, 교직원 3명, 지역주민 3명 등 21명이 심층면접에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 16명은 세월호 참사 후 불안감과 경계심이 늘었다고 답했고, 그 중 9명은 세월호 참사 자체 보다 세월호 참사 관련한 언론의 영향으로 사람과 사회에 대한 불안감과 경계심이 늘었다고 답했다. 21명의 대상자 대부분이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데는 오보 및 부정확한 보도,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은 언론 취재 관행, 안산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대한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됐다.

▲ 2차 연구 대상자 전체의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인식과 문제의식과 관련한 질문 평균. ⓒ세월호참사 피해자 등에 대한 언론보도 피해 및 명예훼손 실태조사

피해자 1 “언론보도는 그 사고 당시부터 되게 처음에 너무 충격이 커서 그 이후에는 볼 때마다 신뢰를 안 하게 되는. 저는 그냥 그 상처가 되는 게 그 사고 직후에 있었던 언론들이 가장 힘들었었어요. (구체적으로)일단 제가 처음 그때 알게 된 게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알았거든요. 그리고 바로 집으로 보내졌어요. 집에 가는 길에 보니까 ○○○ 엄청 큰 차가 되게 혼란스러운 거에요. 그리고 이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래도... 그래도... 살 수 있을 거야. 막 이런 마음 가지고 집에 가고 뉴스를 틀었어요. 당연히 구조를 엄청 급박하게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뉴스를 틀었는데..

진짜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계속 보는데 계속 똑같은 화면만 계속... 그때 뉴스 보셨으면 뭔지 아실 거 같은데.. 하여튼 그 똑같은 화면만 계속 반복적으로 보고... 정작 지금 궁금한 구조상황은 구체적으로 안 나오고 의료진은 다 준비돼 있고 또, 뭐... 구조를 어떻게 하는지 안 나오고 체육관은 다 준비 해놨고.. 그냥 그런... 본질이 아닌 다른 것만 다 얘기를 해주는 거에요…. 만약에 뭐... 물에서 뭐... 물에 빠졌다가 나오면 처치를 어떻게 해야 되고 물에 닿지 않고 나오면 어떻게 하고. 아직 구하지도 않았는데 그거…. 정말 마음이 깊은 곳에서부터 간절하고 급박해 죽겠는데 그런 정말 여유 있게 그런 것만 말하고 있으니까 애가 타는 거죠.

근데, 그거 계속 똑같은 것만 반복하고 화면도 배가 이만큼만 잠겨 있는 것만 나와서 그래서… 보다가 그래서 꺼버렸어요. 그냥... 아~ 진짜 보다보니까 이게... 그냥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래서 그냥 미쳐버릴 거 같아서 뉴스 일부러 안보고 핸드폰도 일부러 꺼버렸어요.”

피해자 19 “그러니까 믿지를 못했어요. 그거에 대한 신뢰는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됐는지 봐야 되잖아요. 알아야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뭐 안보거나 그런 건 아닌데 신뢰는 없었어요. 저는 그… 처음에 침몰당시 저는 침몰하는 그 당시까지 충분한 시간이었어요. 그거를 계속 봤어요… 침몰 하는 것까지… 봤는데 그 당시에 이제 아이들이 다 생존했다고 다 구했다고, 막 그런 말 들었을 때, 그랬더니 전혀 아닌 그런 게….”

“전원 구조” 오보로 시작된 언론의 행태는 세월호에 대한 편파・왜곡 보도로 이어졌다. 세월호 유가족을 고립시키고, 세월호에 대한 피로감을 누적시키는데 언론이 앞장섰다.

피해자 2 “아 언론은 진짜 우리랑 정 반대다. 우리는 그렇게 말을 하고 싶지 않은데 네이버는 그렇게 말을 하니까… 좀 못 믿을 그런 사이트. (이유) 전원구조 되었다..그리로 쟤는 특례입학이다. 특례? 특례는 받지도 않았거든요. 저는 근데 그걸 뉴스에서 보도를 해가지고 왜.. 네이버에서 봤어요. ‘확정되면 걔는 특례다’라는 뉴스 내용이었던 거 같아요.. ‘정원 1%내에 대학교에서 한명씩 넣어 줄거다’ 그런 내용이었던 거 같아요.”

피해자 16 “대부분 ○○들이 자기들이 미리 결정을 내리고 거기 맞춰서 기사를 써요. 그리고 사람들을 그쪽으로 끌어온단 말이에요. ○○,○○,○○. 특히 ○○은 시민기자들이 쓰다보니까 기자의 소양까지도 의심이 될 정도의 기사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기사를 쓰면 싸움을 붙여요, 자꾸만. 너무 단정적인 기사들이에요. 그러다보니까 자꾸 사회를 대립시키는 거예요. 교실도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는데 언론이 앞서가면서 결정이 된 것처럼 죄다 보도를 했잖아요. 나중에 ○○가 와서 확인취재를 했어요. 다른 언론기사들은 앞서간단 말이에요. ○○도 유가족한테 그래서 그렇게 욕을 얻어먹었던 거 아니에요. 너무 막 그냥 선정적인 거예요. 우리 시대에는 모든 뉴스들이 다 그런 거 같아요, 지금.”

▲ 세월호 참사 후, 사람이나 사회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 및 변화 요인. ⓒ세월호참사 피해자 등에 대한 언론보도 피해 및 명예훼손 실태조사

이 같은 보도를 하면서도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막 구조된 아이들에게 언론은 카메라를 들이댔다. 싫다고 하는 피해자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댔다. 속보와 경쟁 앞에 ‘취재윤리’는 실종됐다. 취재윤리가 사라진 언론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구경거리’마냥 보도됐다. 정부의 무능함과 부실대응 대신 피해자들의 눈물을 담아내기 바쁜 언론은 또 다시 피해자들에게 큰 아픔으로 자리 잡았다.

피해자 3 “좀 충격적이었던 게 그 사건 이후로 나고 나서 한참 뒤에 등교를 다시 시작하는데 그때 당시 담임 샘이 바깥에 이렇게 여기 앞에 계시다가 친구들 오니까 이렇게 막 안아주고 이렇게 막 다독다독해주시는데 그게 저기서 이렇게 사진 찍혀서 기사에 올라온 걸 친구들이 보내줘서 알았었는데... 진짜 저렇게까지 해서 뭔가 기사~거리를 잡아내는구나..? 이런 거.”

피해자 4 “교실에 앉아있는데 밖에서는 부모님들이 우는 소리 들리고… 그리고 학교… 뭐지 등교하고 하교 할 때 기자들이 너무 많아 가지고 카메라 이렇게 하는데… 마치 범죄자가 된 거 같고…”

피해자 7 “사고 났을 때 당시에는 좀... 했었어요. 체육관에 있을 때. 어떤 매체... ○○○였나..? 거기에서 갑자기 그냥... 바닥에 앉아있는데 와가지고 인터뷰를 계속 하더라구요. 해주다가... 친구하고 어른 분들이 하지 말라고..좀.. 그 사람들 좀 내보내 주셔가지고 하다 말았어요. 얼마 전에 문자오기도 했고, 막 인터뷰해달라고...이 사람들이 뭘 어떻게 알았을까 좀 무섭기도 하고, 이러다가 제 신상이 털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언론의 왜곡・편파보도 등으로 인한 직접 피해도 크지만 언론 보도를 근거로 양산된 게시물에 의한 상처도 세월호 피해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역시나 ‘특례입학’, ‘배・보상금’ 등이 그것이다. 언론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넘어 언론을 통해 발생된 3차 피해라고 볼 수 있다.

피해자 4 “페이스북에 그냥 저희 기사만 올라와도 좀 슬픈 기사가 올라오면 슬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한편에서도 또 그만 얘기해라 이런 사람도 많거든요. 그리고 좀... 나하고 교실이나 그런 거에 대해서 안 좋은 기사가 나오면 또 저 유가족들 욕하는 사람들도 있고 저희들도 통틀어서 욕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거 보면 우리가 그렇게 욕을 먹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직도 그런 이야기를…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막 이러면서… 그것 때문에 화날 때 있었어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조금 슬펐는데, 댓글 보고 계속 화나고 그랬지만 그때 신경 쓸 건 아니라서… 다 잘못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친구 팔아서 대학 갔다 이런 말도 그렇고. 그 특례입학이라고 소문을 내서… 아닌데… 댓글들이 ‘왜 걔네들은…후배들…나도 후배들 잃고 좋은 대학 가고 싶다’ 이런 거…. 그것 때문에 화났어요.”

피해자 8 “저희가 뭐 경기도 교육청에서 지원받는 장학금을 준다거나 뭐 얘네들 혜택을 준다. 기사가 뜰 때마다 사실 뭐 그 기자들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어요.”

피해자 13 “돈 이야기죠… 우리 아이들이 생존자가 얼마 탔다… 그런 언론보도… 가장 많이 저기 했던 게 그만큼 자식 팔아서 그거… 그만큼 받았으면 그만해라.”

▲ TV조선 <뉴스쇼 판> 2014년 9월 26일 “썰렁해진 광화문광장…싸늘해진 세월호 민심” 리포트(사진 위)와 채널A <종합뉴스> 2014년 5월 29일 “‘세월호 참사’ 국민분노 타고…때 만난 ‘정권 퇴진’” 리포트. ⓒ화면캡처

이처럼 언론사와 언론인의 ‘윤리의식’이 중요한 것은 시청자 내지 독자는 언론을 통해 사건이나 사회를 접하고 판단 근거를 세우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통해 뉴스 속 대상을 평가한다. 언론의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시청자와 독자가 따라가는 것이다. 그런 만큼 윤리의식을 밑바탕에 두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보도,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세월호 보도는 그런 점에서 우리 언론이 갖고 있는 온갖 문제점과 모순을 수면 위로 꺼내 놓았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증언은 단순한 ‘피해’ 증언이 아니다. 현재 언론이 갖고 있는, 아니 그동안 외면하며 묵혀온, 누적되고 누적돼 침몰하고 있는 언론사의 병폐를 지적하는 증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언론에 길들여진 우리들, 그런 언론을 비판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우리들에게 던지는 경고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 모순과 문제가 누적된 세월호 참사. 세월호 참사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인재’의 또 다른 말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세월호 피해자들의 증언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것이다.

피해자 5 “약간 다 진실이여도 진짜 진실보다는 약간 자극적인 작은 진실만 말하는 것 같아요.”

벌써 2년이 지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훌쩍 지났지만 세월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3년, 4년, 5년, 진실을 규명하지 못한 채로, 언론에 대한 계속적인 불신의 세월을 보내지 않으려면, 이제 언론은 세월호의 ‘진짜’ 진실을 인양해야 한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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