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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예능은 왜 ‘V 라이브’와 결합하는가

[미디어리포트] V앱이 필요한 TV, TV 없이 잘 나가는 V앱…‘실시간 라이브’ 매력을 흡수하려면 이혜승 기자l승인2016.08.10 18: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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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앱(V라이브)’과 방송사의 결합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본방송 시작 전 ‘홍보 수단’으로 V앱을 활용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본방송에서의 직접 활용으로 단계가 넘어갔다.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경우 멤버들이 결성한 걸그룹의 이름을 V앱 생중계를 통해 제보받았고, JTBC <아는 형님>은 V앱에서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이를 본방송에서 활용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본방송 녹화를 V앱 생중계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홈쇼핑 방식의 스타 재능기부를 콘셉트로 내걸은 KBS <어서옵쇼>가 V앱 생중계로 홈쇼핑을 진행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JTBC <잘 먹는 소녀들>은 ‘아이돌 먹방’을 주제로 녹화 전체를 V앱으로 생중계했다. 이어 SBS 파일럿 예능 <꽃놀이패>는 리얼 버라이어티 여행을 V앱 생중계로 함께했다.

하지만 이들 방송에서의 V라이브 활용은 현재까지 크게 호평을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생중계를 예능에서 활용하는 건 본방송 이전 호기심을 부른다는 점에서 화제가 될 순 있어도, 프로그램과의 밀착한 연계에 대한 평가는 다른 문제였다. 일부 프로그램은 생중계 방송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 V앱 홍보 화면 ⓒV앱

V앱의 매력 포인트, ‘스타’와 ‘날 것 그대로’의 소통…TV 문법은 다르다

왜일까. 우선 V앱이라는 플랫폼과, 여기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이 어떤 매력 포인트에서 V라이브를 보는 지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접근한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V앱은 네이버에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내놓은 ‘스타 라이브’ 개인방송이 핵심이다. 기존의 ‘아프리카TV’, ‘다음팟’ 등이 일반인 BJ 방송으로 인기를 얻었다면, V앱은 일반인이 아닌 스타의 ‘일상 생활’을 엿보게 하며 스타와의 ‘소통’에만 집중한다. 여기에 젊은 팬층이 반응했다. 현재 V앱은 전 세계 210여 개국에서 다운로드 수만 2000만을 넘어섰으며, 월 평균 1600만 명, 주간 평균 65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대표 서비스로 안착했다.

V라이브를 보는 사람들은 기존 방송 틀에서 벗어난 스타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며 개인적으로 한층 가까워진 감정을 느끼는 데서 재미 포인트를 찾는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보내는 문자에 스타가 답을 해주는 소통 역시 ‘라이브’만이 가진 장점이다.

그런데 TV 방송 문법을 여기에 그대로 가져오자 이 매력 포인트는 사라졌다. ‘날 것 그대로’는 스타들의 개인방송이기에 색다르고 재밌던 것이었다. 그러나 TV 문법 안에서 사람들은 ‘날 것 그대로’를 기대하지 않는다. 게다가 기존 방송 문법 안에서 ‘V라이브’ 최대 장점인 ‘실시간 소통’도 사라졌다. 실시간 투표가 실시간 소통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편집 없는 예능’은 독이 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방영됐던 SBS <꽃놀이패>는 생중계 출연진 중 일부가 당시 한 명의 출연진을 타박하거나, 방송 내내 불만을 터트리는 모습이 논란을 가져왔다. 녹화 내내 계속되던 투덜거림과 타박을 재밌어 할 사람은 없었다. 본방송에선 편집을 통해 논란의 부분들을 대거 덜어냈고, 그 결과 여느 예능과 다름 없는 ‘콘셉트’와 ‘캐릭터’ 설정으로 드러났다. 본방송을 본 이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지만, 시청률 등의 지표를 놓고 봤을 때 ‘V라이브’와의 결합을 통해 방송에 대한 기대를 당초 의도 만큼 가져왔는지는 의문이다.

▲ SBS <꽃놀이패> V라이브 ⓒV라이브 화면캡쳐

특히 생중계 당시 나왔던 피드백을 본방송에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은 ‘굳이’, ‘왜’ 생중계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JTBC <잘 먹는 소녀들>은 아이돌 팬 층이 단순히 그들이 좋아하는 스타가 나온다는 이유로 무조건 환영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가학’과도 같은 먹방은 생중계 당시부터 큰 논란이었다.

이 논란은 충분한 피드백이었고, 제작진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본방송을 하지 않거나 편집을 통해 기획 자체를 다른 방향으로 가져갔을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생중계와 다를 바 없는 본방송이 나왔다. 이는 사람들이 더 크게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현재 해당 프로그램은 전혀 다른 방송으로 기획이 바뀌었다.

조주환 JTBC 홍보팀 차장은 “생방송엔 여러 리스크 요인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편집으로 커버할 수 없다는 게 매력 포인트지만, 그로 인해 (시청자들이) 반감을 가지기도 쉽다”고 지적했다.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라이브 동영상, 접근 방식부터 변해야

하지만 현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이 이 결합을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TV 매체 파워는 줄어드는 데에 비해, 웹(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TV에 나온다고 해서 방송을 보는 시대는 지났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 때 ‘찾아서’ 보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젊은 층에 소구하는 방송의 경우, 어떤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알리느냐는 상당히 중요해졌다.

그런 면에서 라이브 예능으로서가 아닌 ‘홍보 수단’으로서의 V라이브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기도 하다. 조주환 JTBC 홍보팀 차장은 “본방송으로의 유입이 없다면 V앱 홍보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분명히 효과가 있기에 지속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더 이상 콘텐츠를 TV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N스크린에서 동영상을 소비하는 흐름이다 보니, 다양한 플랫폼에서 보여줘야 한다. 또 이게 결국 다시 본방송으로 유입된다”고 밝혔다.

▲ JTBC에서 진행한 V라이브 목록 ⓒV라이브

V라이브는 본방송 시청률을 올리는 것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높이는 데에도 역할을 한다. 조 차장은 “생중계를 본 사람들 중 몇 명이 실제 본방송을 보는가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화제성 지표라는 게 있다”며 “그 지표를 보면 이 홍보활동이 분명 화제성에 영향을 주고, 충분히 (본방송과) 연결되고 있다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동영상 콘텐츠 소비 흐름을 봤을 때 ‘라이브’가 상당히 중요해지고 있다. 네이버 뿐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글로벌 웹 플랫폼이 모두 ‘라이브 동영상’에 집중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일반 동영상보다 라이브 방송에 달리는 댓글이 10배 이상 많다는 통계를 내기도 했다. 따라서 방송사 역시 강화되는 ‘라이브’ 추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거란 평이다.

하지만 홍보 수단으로서의 V라이브와, 예능 자체로서의 V라이브는 전혀 다른 콘텐츠다. 그렇기에 접근 방식에 있어서도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각에서 말하듯이, 뉴스가 포털에 종속된 것처럼 TV방송 역시 포털 플랫폼에 종속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방송사는 V앱이 필요하지만, V앱은 꼭 방송사가 필요한 것만은 아닌 상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V앱은 방송사와의 진행이 핵심이 아니다. 지금 진행되는 협업 역시 방송사 쪽에서 먼저 기획이 들어오면 이를 우리 쪽에서 검토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하는 경우는 없다”며 “방송사와 협업을 한다고 해서 V앱에 대한 홍보효과는 없다. 우리에게 이점이라면 다양한 콘텐츠 제공 정도”라고 밝혔다.

과연 ‘독이 든 성배’도 성배일까. 라이브의 매력포인트를 살리지 않는다면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SNS가 이슈가 되다보니 방송, 특히 예능도 빠른 피드백을 추구하는 건 피할 수 없고 맞는 흐름이긴 한데, 기본적으로 아프리카TV의 틀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라이브)에 특화된 콘텐츠가 아닌, 마케팅의 장치로만 활용해서는 한계가 있다. 형식 자체가 인터넷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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