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76% “‘이정현 녹취록’ 본질은 청와대의 언론통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협회보’ 기자 300명 대상 여론조사…“20대 국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우선 추친해야”

<기자협회보>가 300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이정현 녹취록’ 속 내용을 “청와대의 언론통제”로 보고 있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여권 관계자들이 “홍보수석 본연의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다수의 기자들은 “통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기자협회보>는 한국기자협회 창립 52주년을 맞아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10일 기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76%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참사 당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연락해 발언한 ’이정현-김시곤 녹취록‘ 사안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청와대의 언론통제”라고 답했다. 이정현 전 수석(현 새누리당 대표)과 여권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홍보수석의 통상 업무”라는 응답은 12.3%였다. “이정현 전 홍보수석 개인의 일탈”이라는 답변은 6%, “모르겠다”는 응답은 5.7%였다.

▲ 언론노조 등이 지난 6월 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21일과 30일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대표)과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언론노조

언론노조가 지난 6월 30일 ‘이정현 녹취록’을 공개한 이후 KBS는 12일 동안 관련 소식을 ‘아예’ 전하지 않았다. 보도국 기자들은 연이어 성명을 내며 KBS의 ‘무보도’를 비판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기자들은 ‘이정현 녹취록’의 당사자인 ‘KBS가 녹취록 사안을 보도한 내용과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51%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적절했다”는 응답은 33.3%였고 “모르겠다”는 15.7%였다.

이 조사에선 20대 국회가 우선 추진해야 할 미디어 현안에 대한 질문(복수응답)도 있었다. 기자 57.4%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고 “미디어 균형발전을 위한 신문진흥 및 지역방송 지원 정책”(57%), “공영방송 경영진의 보도 개입 실태 청문회”(48.3%), “해직언론인 복직 특별법 추진”(22.3%)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로 기자들은 <조선일보>(30%)를 1위로 꼽았으며 KBS(20.7%)가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JTBC(11%), SBS(5.7%), <연합뉴스>(5%), <한겨레>(2.3%), <중앙일보>(1.7%), MBC(1.3%), <경향신문>(1%) 순이었다. 무응답은 15.3%였다. <기자협회보>는 “<조선일보>가 기자협회 영향력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건 2010년 이후 6년만”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의 신뢰도는 95%이며 표본오차는 ±5.5%p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