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싶은 자, 질투하라
상태바
사랑하고 싶은 자, 질투하라
[프리뷰] SBS 새 수목 드라마 ‘질투의 화신’…24일 첫 방송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6.08.22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질투에는 휴일이 없다.” 프란시스 베이컨이 남긴 이 말처럼, 질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이다. 오는 2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새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바로 그런 질투의 본질을 그리기 위한 서숙향 작가의 새로운 시도다.

<질투의 화신>은 생계 때문에 방송국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여주인공 표나리(공효진)가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겪는 일과 사랑을 놓고 겪는 치열한 고군분투기를 그린 드라마다. MBC <파스타>(2010), <미스코리아>(2014) 등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활약상을 통쾌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서숙향 작가와 ‘공블리’ 공효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질투의 화신>에서 ‘질투’는 제목 그 이상의 존재감을 갖는다. 연출을 맡은 박신우 PD는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사람이 고작 질투 때문에 내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사랑, 애잔함이 드라마의 핵심 감정”이라며 “드라마를 통해 질투라는 감정이 누구에게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 SBS <질투의 화신> ⓒSBS

드라마는 핵심 기제인 ‘질투’를 이화신(조정석)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잘나가는 방송국 기자인 이화신은 해바라기처럼 자신만 바라보던 표나리가 어느 날 자신을 두고 다른 남자, 그것도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고정원(고경표)에게 눈길을 돌리자 질투라는 낯선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남성성과 일명 마초스러움을 목숨처럼 생각했던 이화신은 사랑을 구걸하는 ‘찌질남’으로 전락하고 만다.

사실 질투란 애정이 얽힌 관계에서만이 아닌, 어떤 관계에서 언제라도 툭 튀어나올 수 있는 감정이다. <질투의 화신>은 이 지점을 놓치지 않는다. 

공효진은 “촬영을 하면서 같은 방송사 내에서도 계급이 존재하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미묘하고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비정규직 기상캐스터인 표나리가 보도국 기자인 이화신을 짝사랑하고, 아나운서인 홍혜원(서지혜)과 경쟁하는 모습에서 또 다른 ‘질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도 “드라마 상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관계에서의 질투를 통해 이 질투라는 감정이 무작정 나쁜 게 아니라 성장과 발전, 혹은 화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청자들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질투의 화신>에는 크게 두 지점에서의 ‘사이다’ 포인트가 있다. 우선 주인공 표나리의 캐릭터다. 공효진은 “표나리는 마냥 착해서 보고 있으면 답답하고, 갑을 관계에서 항상 ‘을’의 위치에 놓여 있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 상사가 마음에 안 들면 뒤에서 욕도 하고, 남 해코지도 하는 보통의 사회 생활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라고 설명하며 표나리를 통해 소위 말하는 ‘사이다’를 마신 것 같은 통쾌함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이른바 ‘양다리 로맨스’다. 이 남자가 좋으면 이 남자도 만나보고, 저 남자가 좋으면 저 남자도 만나보는 여성 캐릭터로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공효진은 “나이를 먹으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 중에 누가 결혼상대로 좋은지 고민하는 건 사실 당연한 일인데, 드라마에서도 (이런 재는 감정을) 미화하거나 숨기는 게 아니라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칼 구스타프 융은 저서 ‘기억 꿈 사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질투의 핵심은 사랑의 결여에 있다.” 결국 질투도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라는 얘기다. 머지않은 가을, 선선한 바람을 벗삼아 질투에 눈이 먼 젊은이들의 사랑 타령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