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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중년들의 우정 찾기, 지금이 바로 불타는 청춘”

[인터뷰] SBS ‘불타는 청춘’ 이승훈 PD 구보라 기자l승인2016.08.24 11: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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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SBS <불타는 청춘>이 8.8%(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강수지-김국진의 열애설 보도 이후 첫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는, 즉 화제성이 덧대어진 시청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불타는 청춘>은 강수지-김국진 열애설 이전인 7월 3주(7월 18~24일)에도 콘텐츠 영향력 지수(CJ E&M 집계) 10위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했고, 8월 1주차(8월 1~7일)엔 <닥터스>(SBS), <일밤-복면가왕>, <무한도전>(이상 MBC) 등의 쟁쟁한 프로그램들을 누르고 콘텐츠 영향력 지수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불타는 청춘>이 말 그대로 ‘불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5년 설 파일럿으로 시작한 <불타는 청춘>은 당시에도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아 정규 편성이 결정된 방송이다. 하지만 1년 반 가까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인기를 쌓아올릴 것이라고 전망하긴 어려웠다. <우리 결혼했어요>(MBC) 이후 잊을만 하면 등장과 퇴장을 반복한 다른 가상 연애(관계) 프로그램들과 유사한 길을 걷지 않겠냐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중년 싱글 남녀 스타들의 ‘연애’가 아닌 ‘우정’에 방점을 찍은 <불타는 청춘>은 흔들리지 않고 길을 지켰다. 그 결과 “열정과 젊음을 되찾는 ‘안티에이징’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의도처럼 출연자와 동년배인 중년 시청자들의 식지 않는 관심을 받고 있다.

<PD저널>은 중년의 ‘우정’에 초점을 맞춘 이 방송을 우직하게 지켜나가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했는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승훈 PD를 지난 18일 서울 목동 SBS에서 만났다. 이승훈 PD는 <불타는 청춘>이 파일럿으로 기획됐을 당시부터 박상혁, 김용권 PD 등과 함께 연출을 맡았고, 현재는 메인 연출로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편집자>

▲ 이승훈 SBS PD ⓒPD저널

“‘불타는 청춘’은 친구찾기 프로그램, 가상 결혼 콘셉트와는 다르다”

- <불타는 청춘>은 처음에 어떻게 기획이 됐나요.

“(제가 앞서 연출을 했던) SBS <룸메이트>는 <불타는 청춘>처럼 친분이 없던 11명의 스타가 한 집에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프로그램이에요. 유사한 골격이지만, 두 프로그램의 차이는 출연자들의 연령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룸메이트> 출연자들의 연령대가 20~40대로 다양했다면, <불타는 청춘>은 윗세대들의 ‘친구 찾기’죠. <불타는 청춘>을 기획하게 된 것도 그들이 여행을 통해서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물론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중년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 재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1박 2일 여행 콘셉트의 방송인데, 출연자들끼리 잘 모르는 사이면, 처음 만났을 때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물론 처음엔 어색하죠. 그 어색한 지점이 재밌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함께 밥을 해 먹고, 또 잠을 잔다는 건, 금세 친해지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어색하다가, 같이 밥을 해 먹고 자고, 아침을 또 해 먹고 그런 게 몇 번 반복되잖아요. 그런 과정 속에서 나누는 대화 속에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 아픔도 꺼내놓고, 그렇게 친해지더라고요.”

- 실제로 출연자들 간의 우정이 ‘불타는 청춘’의 매력이라는 얘기들이 많아요.

“출연자들끼리 아무래도 공감대가 많아서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나이대도 비슷하고, 또 출연하는 분들이 다들 전성기를 지난 분이시잖아요. 그 시대 최고의 스타들이잖아요. 그래선지 옛날 얘기하더라도, 편하게 나눌 수 있어요. 바빴던 전성기와 이후의 내려놓음, 그리고 중년 즈음인 지금 느끼는 외로움까지 비슷하다 보니 서로 더 의지가 되는 거죠. 그러면서 방송이 아니라 정말 친구들과 놀러 왔다고 생각하게 되고 말이죠. 이렇게 출연자들끼리 ‘끈끈한 우정’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서로의 편한 모습도 자연스럽게 나와요.

<불타는 청춘>은 3주에 한 번 촬영하는데, 다음 촬영에 와서는 “잘 지냈어?” 하며 안부를 묻죠. (출연자들이) 처음에는 ‘내가 가서 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다가도 촬영 끝나면 다음엔 언제가냐고 연락이 와요. 다들 ‘친구 만난다’, ‘여행한다’고 생각하며 촬영장에 오는 거죠. 특히, 촬영 때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도 모두 촬영 현장에서 나가라고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들 더 자연스럽게 행동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민낯 상태로 메이크업도 직접하고, 그렇게 스스럼없이 행동해요.

그러다보니 어떻게 저런 것까지 방송에 내보내지, 생각할 수 있는 장면들도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결국은 다른 프로그램보다도 ‘더 솔직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뻔한 답 아니냐 할 수 있지만, 다른 프로그램과는 그 솔직함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 '불타는 청춘' 65회에서 출연자들은 '불타는 청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화면캡쳐

- 특히 기억에 남는 출연자들의 말이 있다면요?

“홍콩 편 2회에서는 출연자들이 ‘북적대는 사람들이랑 같이 촬영하다가, 끝나고 집에 갔는데 갑자기 외로움이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생각날 정도로, 서로를 생각하고 보고 싶어 하는 사이가 됐구나 싶었죠.”

이승훈 PD가 말한 홍콩 두 번째 편(65회)에서 김완선은 혼자 있을 때에도 혼잣말로 “불타는 청춘 너무 좋아~”라고 한다며 웃다가 이내 “내가 <불타는 청춘> 아니었으면 언제 이렇게 여러 사람과 여행 다니고 웃고 즐길 수 있었을까? 너무나 많은 추억을 죽는 순간에 <불타는 청춘>을 가장 기억할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또 김도균이 “이렇게 다 같이 있다가 집에 돌아가서 혼자 있을 때 의미가 더 새록새록 다가온다”고 말하자, 신효범도 “나도 두 번째 녹화 끝나고 나서 집에 들어가기가 싫었다. 생각보다 후유증이 좀 세더라”고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한 번이라도 방송에 등장한 출연자 모두가 다 가족이에요. 커다란 가족. 다들 스케줄이 되면 나오고, 빠졌다가, 시간 될 때 다시 출연하곤 해요.(웃음) 새로운 친구들이 오고, 그 친구를 못 본 다른 친구들이 다음 여행에서 만나고, 그러다가 못 봤던 친구들이 또 새로 만나서 인사하고…. 지금까지 50여명의 출연자들이 있었는데요. 연말쯤 모두 다 모아서 특집으로 해보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고 있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전 세대 아우를 수 있는 가수 이승환 씨 섭외하고 싶다”

- <불타는 청춘>에서는 다른 프로그램처럼 ‘커플’을 지나치게 엮지 않더라고요.

“<불타는 청춘>은 친구를 찾는 프로그램이니까요. 일부에선 가상 결혼 프로그램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다르죠. 다들 친구를 만들려고 모였는데, 그중에서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으니까, 각자 같은 편으로 게임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지기도 해요. 물론, 강수지와 김국진 ‘치와와 커플’은, 처음부터 ‘커플’ 콘셉트를 정하고 시작했기에 다들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절대 억지로 만들어내지는 않아요. 물론 최근엔 두 분의 사이가 실제로 밝혀졌지만.(웃음)”

▲ 이승훈 PD는 "출연자간의 관계가 끈끈하다"며 '불타는 청춘'만의 매력을 설명했다. ⓒSBS

- ‘새로운 친구’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섭외 하나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출연자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불타는 청춘> 애청자분들이 보면, 반가워하실 분들 위주로 많이 생각해요. 특히 출연자들로부터도 추천을 받는데, 섭외가 돼도 방송 이전까지 안 알려줘요. 물론 알려주고 모른 척하라는 프로그램도 있겠지만, <불타는 청춘>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 현장에서 새로운 친구를 마주쳐요. 그렇게 처음 만났을 때의 엄청나게 반가워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어서요.

기억에 남는 출연자는 최근 제주도 편(7월 19일 방송~)에 출연했던 구본승 씨인데, 섭외 과정이 꽤 오래 걸렸어요. 방송이 나가기 전에도 우려의 시선이 있었어요. 44살인데 너무 어리지 않으냐고.(웃음) 시청자들이 구본승 씨를 많이 반가워하더라고요. 그리고 특이할 점이 <불타는 청춘>은 40~50대 시청자분들이 많은 편이었는데, 구본승 씨가 출연한 편에서는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시청자층이 늘었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나오는 ‘새 친구’로 안혜지 씨를 섭외했어요. 아무래도 새로 출연하는 ‘새 친구’의 연령대가 비슷하다보면, 서로 비슷한 시기를 추억할 수 있고요.”

- 혹시나 앞으로 섭외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이승환 씨요. 개인적으로도 노래도 좋아하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 나이를 떠나 함께 놀고 게임도 하다 보면 친해지잖아요. <불타는 청춘>에서는 짓궂은(?) 게임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추억의 놀이’를 하던데, 출연자들이 하고 싶은 아이템을 정하나요?

“현장 촬영에서 짜여진 프로그램이 아니라, 출연자들이 하고 싶어 하는 걸 많이 반영하는 편이에요. ‘뭐 하고 싶으세요?’ 물어보면 다들 하고 싶은 걸 얘기해주시거든요. 모두 ‘청춘’이니까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 23일 방송에서는 새로운 친구가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수건돌리기를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얘기 듣고서 다들 “그럼 하자!”며 바로 했어요. 오래 전에 한 추억의 놀이인데, 막상 하면 재밌어해요. 사실 수건 놓고 따라가서 잡거나, 뒤돌아보면 멈추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런 것뿐인데도 말이죠.(웃음) 다들 엄청나게 즐거워해요. 나름 긴장감도 커요.

지난 4일 녹화 때에는 멤버들이 인터넷 방송에 도전했어요.(8월 30일 방송 예정) 최성국 씨가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팬들과 인터넷 방송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최대 40만 명까지 들어왔는데, 정말 재밌었다고 해보자고 한거죠. ‘요즘은 이렇게 인터넷 방송도 하는구나’ 하면서 다들 재미있어 했어요.

▲ SBS <불타는 청춘> ⓒSBS

- <불타는 청춘> 촬영장만의 분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보통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경우, 잠자리든 먹을 거든 뭔가 하나를 걸고 내기를 하잖아요. 제작진이랑 출연자들이 기싸움을 하죠. 하지만 <불타는 청춘>은 달라요. 출연자끼리는 물론 제작진과도 사이가 너무 좋다 보니, 제작진에서 내기를 걸거나 “밥 사주세요”라고 하면 “밥? 그냥 사줄게”라며 선뜻 오케이해요. “우쭈쭈~ 소고기 먹고 싶어? 고기 그냥 사줄게” 이런 식이에요.(웃음) 우리는 소고기 걸면 엄청 크게 거는 건데도. 이렇게 달라요 분위기가.”

- 편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중년 출연자들의 속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 같은 자막이나, 제작진이 말을 거는 콘셉트의 자막이 눈에 띄어요.

“촬영을 1박 2일간 하기 때문에, 영상 자료가 굉장히 많아요.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오도록 말이죠. 그 말 거는 자막은, 아무래도 출연진들보다 제작진의 연령대가 어려요. 워낙 형, 누님들이다 보니 그래서 그냥 자막을 쓰기보다는 속마음이나 하고 싶은 말을 그렇게 표현하는 거죠.“

이외에도 <불타는 청춘>은 시작하기 전 ‘15세이상 시청관람가’를 알리는 오프닝 화면에서 “어여 자라~빨리 자~”라는 장난기 가득한 멘트가 나오고, 방송 내내 중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 시절 추억의 음악들이, 어떤 곡인지 적은 자막과 함께 배경으로 깔리기도 한다. 

- 마지막으로, 최근에 ‘치와와 커플’ 열애 소식 때문에 <불타는 청춘>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유독 더 뜨거운데요. 이런 시청자들의 관심에 대해서 한 마디 해주신다면?

“<불타는 청춘>은 처음에도 크게 주목을 받지는 않았고, 사실 국진이 형 빼고는 예능 프로그램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 모아 놨으니 이렇게 오래 갈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시작하면서 ‘잘 될 거야’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웃음). 사실 정규 편성이 되고 나서도 시청률이 잘 나오진 않았는데, 1년 6개월 동안 조금씩, 서서히 꾸준히 시청률이 올랐어요.

지난해 8월 25일부터는 화요일 밤으로 시간대를 옮겨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시간대를 옮기고 첫 방송부터 시청률이 더 잘 나왔어요. 지금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만큼, 애청자분들을 위해서 더 재밌게,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요. 아마 앞으로는 더 재밌을 거예요. 치와와 커플도 응원해주시고, 저희 <불타는 청춘>도 더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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