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도 ‘광고 제외’ 시청률 집계, 변화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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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지상파·종편 시청률 집계 기준 광고 포함에서 제외로 변경…예전만 못한 지상파, 채널 경쟁 심화

이달부터 대중에게 공개되는 시청률 분석 기준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대중에게 공개되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시청률은 광고를 포함한 프로그램 시청률이었다. 반면 케이블 채널은 광고를 제외한 순수 프로그램 시청률이 공개돼 왔다. 시청률 산정 기준에 있어 채널 별로 광고를 포함하고 제외하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1일부터 케이블 뿐 아니라 지상파와 종편도 광고를 제외한 순수 프로그램 시청률 지표를 기준점으로 삼게 됐다.

광고를 포함할 경우와 포함하지 않을 경우, 시청률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시청률 집계 방식을 변화시키고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확인 결과 그 차이는 미미했다. 프로그램 특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시청률 집계 시 광고 포함 여부에 따른 차이는 대부분 1% 미만이었다. 특히 지상파의 경우 예상보다 더 차이가 적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상파 방송의 한 관계자는 “막상 시행해보니 별다른 임팩트가 없다”고 밝혔다.

광고업계 관계자들 역시 타깃으로 삼는 특정 연령대의 시청률, 순수 광고 시청률 등 광고 판매에 있어 기준으로 삼는 시청률은 따로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시청률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관계자는 “기존에도 광고업계 쪽에서는 각자에게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를 받아봤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가) 별다른 영향이 없다”며 “광고주들은 광고 시청률 등을 보고 알아서 판단한다”고 말했다.

▲ 지상파 방송 3사 사옥 ⓒPD저널

그럼에도 이 같은 시청률 산정 기준의 통일은 케이블의 성장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청률을 둘러싼 마케팅 방식에 있어 지상파와 종편,케이블 채널 간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처음 케이블의 시청률을 집계할 때 광고 시청률을 제외한 건 전체 시청률에서 케이블의 영향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CJ E&M 등 케이블 채널들이 성장하며 시청률 역시 지상파, 종편 등과 경쟁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변화하다보니 방송 관계자들도 작은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 예를 들어 같은 10%의 시청률이어도 광고 포함 여부에 따른 차이는 존재하는 게 사실인데, 시청률 기사를 접하는 대중들은 차이 없이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시청률 집계 방식이 채널 별로 다른 상황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상파 방송 측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tvN에서 <삼시세끼>가 방송되고 나면 지상파 채널과 통틀어 시청률 1위를 했다는 기사가 뜨는데,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면 그게 사실이 아닌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청률과 관련한 보도자료와 기사는 방송 관계자들의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 방송홍보 관계자는 “시청자들도 군중심리가 있어서 시청률이 높다는 기사를 통해 ‘아, 저 프로그램이 재밌나보다’하고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방송사들이 여러 기준을 적용해 시청률 수치를 조금이라도 높여 관련 기사를 배포하는 건 방송 밖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전쟁’이다. 광고 포함 여부에 따른 차이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저마다 지역, 플랫폼 등의 기준도 달리해 홍보 전쟁에 나서기 때문이다.

방송홍보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유리한 시청률 수치를 보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종편은 수도권 기준을 선호하고, CJ E&M은 유료플랫폼 기준, 지상파는 전국 기준을 선호하는 식으로 각 사마다 차이가 있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렇듯 언론에 공개되는 시청률 지표 기준에 차이가 있으니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쪽에서는 불만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황성연 닐슨코리아 클라이언트 서비스 부장은 “기준에 따라 다른 수치인데도 그걸 적용해서 보지 않으니 혼동이 생기는 것 같았다”며 “기존에도 광고포함, 광고제외 등의 기준은 따로 표시해서 모두 제공해왔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가 같으면 같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시청률 산정 방식의 통일은 향후 통합시청률 도입 등을 위한 하나의 단계이기도 하다. 황성연 부장은 “앞으로 VOD, 모바일 시청률을 통합하기 위해 그 이전에 TV를 정리해야 했다”며 “이것이 통합시청률로 가는 첫 번째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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