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 사건 관련 사과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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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 사건 관련 사과문 게재
송 전 주필 개인 일탈 규정…“靑, 우병우 수석 비리 보도와 연관 짓지 말아야” 반발했지만…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6.08.3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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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31일자 신문 1면에 대우해양조선으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송희영 전 주필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같은 날 신문 사설에서 송 전 주필 사건을 ‘개인 일탈’로 규정한 후 송 전 주필이 자신의 흠을 덮기 위해 지면을 좌지우지 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선 강하게 반발했다.

▲ 8월 31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이날 신문 하단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본사는 30일 송희영 전 주필 겸 편집인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송 전 주필은 2011년 대우조선해양 초청 해외 출장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의를 표명했다”며 “<조선일보>를 대표하는 언론인의 일탈 행위로 독자 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겨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35면에 게재한 사설 ‘언론인 개인 일탈과 권력 비리 보도를 연관 짓지 말라’에서 “30일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가 <연합뉴스>를 통해 ‘<조선일보> 간부가 대우조선 사장 연임 로비를 하다가 안 되고 유착관계가 드러날까 봐 우병우 처가 땅 기사를 쓰게 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며 “하지만 주필이 취재 기자에게 직접 기사 지시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어 나오는 이런 얘기들을 “음모론”으로 규정했다. <조선일보>는 “우병우 민중수석 처가 땅 의혹은 한 유력한 외부 제보를 바탕으로 사회부 법조팀 기자들이 발로 뛰어 확인하고 취재 보도한 내용”이라며 “본지 기자들은 큰 특종이라고 판단될 경우 사내에도 알리지 않고 밤 11시 이후 마감하는 최종 인쇄판에만 보도해 왔다”고 밝혔다. 또 “<조선일보> 사장과 발행인도 아침 신문에서 우 수석 처가 땅 의혹 보도를 처음 봤다. 송 전 주필은 말할 것도 없다. 주필은 편집인을 겸하기는 하지만 사설란만 책임질 뿐, 편집국의 취재와 보도는 편집국장에게 일임돼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청와대 인사가 권력형 비리 의혹 보도의 당사자가 된 것은 권력 측에서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그 청와대 인사가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현장 취재 기자들이 권력 비리의 의문을 갖고 발로 뛰어 파헤친 기사를 그 언론에 있는 다른 특정인의 도덕적 일탈과 연결지어 음모론 공격을 펴는 것은 적어도 청와대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8월 31일 <조선일보> 35면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 신문 5면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기사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폭로한 송 전 주필 관련 의혹 자료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국회의 반응 등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익명의 청와대 인사가 폭로한 또 다른 내용, 송희영 전 주필이 지난해 4월께 청와대 핵심인사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전 사장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했다는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이날 발행된 주요 아침신문들이 일제히 1면에서 전한 내용으로, 언론들이 “김진태 의원이 송 전 주필 접대 의혹을 공개한 바로 다음날 청와대가 추가 폭로를 하면서 ‘청와대 기획, 배우 김진태’로 요약되는 당·청 짜고 치기 의혹이 커지고 있다”(8월 31일 <경향신문> 1면)고 비판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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