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MBC 비방 매체 광고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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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MBC 비방 매체 광고 제외”
‘시민의 비평상’ 홍보 매체로 ‘미디어워치’, ‘뉴데일리’, ‘조갑제닷컴’ 등 선정…野이사들 “기준 필요” 주장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6.09.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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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가 제19회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이하 시민의 비평상) 홍보를 위해 광고를 집행할 매체로 보수 성향의 언론들을 주로 선정해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임무혁 방문진 사무처장은 지난 1일 오후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시민의 비평상 광고매체로 자회사인 imbc와 <미디어워치>, <뉴데일리>, <조갑제 닷컴>, <대학내일>을 선정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임 사무처장은 “MBC와 방문진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매체는 제외했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또 “이는(광고 매체 선정은) 사무처와 실무진에서 하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지난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 방문진 회의실에서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시민의 비평상’ 광고 매체 선정 기준과 관련하여 방송문화진흥회의 여·야 이사들이 격론을 벌였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에 야당 추천의 최강욱 이사는 “이전(9기)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의 문제제기로 광고 매체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만들기로 합의했는데, 여전히 사무처에서 기준을 만들지 않고 (이렇게) 사무처 기준에 따라 결정했다고 통보해서 되겠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야당 추천의 유기철 이사 또한 “광고 매체 선정 작업은 사무처에서 결정하는 게 맞지만 그 기준이 사리와 법규에 어긋나선 안 된다”며 “지금 밝힌 기준대로라면 결국 MBC와 방문진에 비판적인 매체에는 광고를 안 준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 이사는 “앞서 인터넷 매체의 경우 순서를 정해 광고를 넘기기로 했는데, 이번에 선정된 매체들을 보면 물레방아가 멈춰버린 모양새”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 추천 이사들은 기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영주 이사장은 “일부 매체의 경우 MBC와 소송을 하느냐 마느냐의 상황으로, 방문진과 MBC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보도하는 매체에 대해선 광고를 집행할 수 없고,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여당 추천의 권혁철 이사 또한 “지원이나 공모사업을 할 때 모든 매체에 다 (광고를) 줘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정부와 위원회에서 공모 사업을 할 때, 불법을 저지른 단체들은 배제를 하는 것처럼, MBC와 방문진에 대해 악의적인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하는 매체를 배제하는 기준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당 추천 김광동 이사와 이인철 이사는 각각 “매체 선정 결과를 보고 야권 인사들이 불편해 하는 건 이해가 된다”, “특정 매체에 가지 않아 불편하다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최강욱 이사는 “이는 여야의 문제도, 특정 매체를 포함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자는 말”이라며 기준 정립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임무혁 사무처장은 “‘시민의 비평상’에 들어가는 광고비 예산은 전체 다 합쳐도 1000만 원이 조금 넘을 정도로 적을 뿐 아니라, 이는 이사회에서 결정 내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사무처장의 답변에 최강욱 이사는 “1000만 원이 적은 예산이라 할 수 있나”라고 반박하며 “1000원이든 만원이든 공공기관에서 (예산을) 집행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야당 이사들도 △전파력 △군소매체 배려 등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좌우를 떠나 다양한 매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영주 이사장은 “그간 방문진에서 어느 매체에 ‘시민의 비평상’의 광고를 집행했는지 목록을 확인한 후 그 목록에서 편파적인 부분이 있다면 추후 논의하자”며 토론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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