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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 모든 문제가 아이유에게 쏠린 까닭

[정덕현의 드라마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연기·연출·대본 모두가 불러일으킨 연기력 논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6.09.12 09: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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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달의 연인>은 사극이라기보다는 판타지물에 가깝다. 물론 고려라는 시대적 상황이 배경으로 되어 있지만 거기서 역사적 함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단지 고려의 태조 왕건이 시대적 배경으로 설정된 이유는 그가 건국 후 호족세력들을 묶어두기 위해 무수한 정략결혼을 했고 그래서 많아진 자식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이 과거로 타임리프한 여주인공을 둘러싼 황자들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그럴 듯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일 게다. 알다시피 이 작품은 중국 원작이고 그것을 리메이크를 통해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서 고려라는 설정이 들어갔을 뿐이라는 것.

이런 판타지 사극이 과거에 없었던 것도 아니고 또 그 사극들이 모두 혹평을 받았던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보면 <달의 연인>에 쏟아진 비판들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우리에게는 이미 <해를 품은 달>이 있었고 또 <성균관 스캔들>이 있었다. 그런데 왜 <달의 연인>이라는 사극은 시작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던 걸까. 그 중 특징적인 양상을 보이는 건 바로 이름까지 아이유가 아닌 이지은으로 내세우며 연기자로서의 면면을 전면에 내세우려 했던 아이유에게 쏟아지는 비난이다.

▲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SBS

어째서 이 모든 문제가 아이유 때문일까 생각될 정도지만, 드라마를 들여다보면 그런 비난마저 합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문제가 아이유라는 연기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즉 연기에 있어서 아이유는 이제 아마추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미 여러 차례 연기에 도전한 바 있고(그 중에는 주말연속극도 있었다) <프로듀사>에서는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달의 연인>에서는 도무지 괜찮아 보이지가 않는다. 연기 자체가 너무 밋밋해 보일 정도다.

이것은 물론 그녀의 연기력이 아직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연기를 제대로 보일만큼 작품이나 캐릭터, 연출이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가 연기하는 해수는 현재에서 과거로 타임리프된 인물이다. 그러니 사극 속으로 들어갔다고 해도 현대 어투를 사용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설정이 사극 연기에서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한번 과거로 넘어가 계속 사극이 전개되기 때문에 앞부분을 놓친 시청자들이나, 드라마를 보며 앞부분의 설정을 잠시 잊게 된 시청자들에게는 아이유의 연기가 영 어색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다들 사극 연기를 하는데 왜 저 친구만 현대극 연기를 하지?’ 하는 의구심마저 만들어낸다. 이것은 바로 몰입감을 떨어뜨리고 해수라는 캐릭터의 매력도 떨어뜨리게 하는 이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해수라는 캐릭터가 제 아무리 과거로 갔다고 해도 현대 여성으로서의 당찬 면모를 잘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황자들에게 둘러싸여 온통 사랑을 받고 있지만 지금의 시청자들은 이 캐릭터가 어떤 매력이 있어 이렇게 꽃미남 황자들이 그녀에게 마음이 빼앗기는가를 전혀 납득하기가 어렵다. 그녀는 현대 여성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만큼의 걸크러시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여성들도 빠질 만큼의 귀여움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니 연기력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SBS

이런 사정 속에 김규태 감독이 트레이드마크처럼 활용하는 클로즈업 연출은 아이유의 연기력 논란에 불을 지피는 격이 되었다. 클로즈업은 그 얼굴이 가진 다양한 감정표현이 가능할 때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캐릭터의 매력도 사라지고 게다가 그걸 연기력으로 커버하기도 쉽지 않은 아이유에게 클로즈업의 미학을 따라달라고 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 수 없다. 클로즈업은 그래서 그녀를 매력적으로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그 단점을 더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100% 사전 제작되어 그 어떤 작품보다 완성도를 기대하게 했던 <달의 연인>이 거꾸로 엄청난 실망감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아이유라는 인물의 연기력 논란으로 집중되는 양상은 그래서 이 어린 연기자만의 몫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물론 이런 상황조차 자신의 매력과 연기력으로 넘어설 수 있었다면 작품은 오히려 그녀를 중심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었을 게다. 하지만 연기-연출-대본이 모두 엇나간 덕에 모든 문제는 아이유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흔히들 연기력 논란은 연기자만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이처럼 총체적인 문제가 엮여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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