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영화, 현실판 등장한 ‘내부자들’부터 ‘암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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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영화, 현실판 등장한 ‘내부자들’부터 ‘암살’까지
[추석 특집] ①지상파 TV 앞으로 귀환한 추석 특선 영화들, 관전 포인트는?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6.09.13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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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맞아 지난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들을 포함한 과거의 흥행 영화들이 대거 TV로 귀환한다.

■ 9월 14일

지상파 TV 방송의 추석 특선 영화는 SBS에서 14일 새벽 1시에 편성한 <타워>로 시작한다. 2012년 개봉작인 ‘타워’는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최악의 화재 참사 속 희망을 잃지 않고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름부터 지금까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재난영화 <부산행>, <터널> 등과 비교하며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SBS는 오전 9시 10분에 지난해 개봉한 엄정화, 송승헌 주연의 <미쓰와이프>를, 밤 11시 10분부터는 박보영, 정재영 주연의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를 편성한다. 전쟁터 같은 회사에서 생존하려 안간힘을 쓰는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의 모습에서 ‘열정 페이’와 인간 이하의 취급을 강요받는 청년 세대의 현실과 고민을 엿볼 수 있다.

▲ 9월 14일 방송하는 영화(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타워(SBS) 대호(KBS) 극비수사(KBS) 미쓰와이프(SBS) 싱글즈(KBS)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SBS)

KBS의 추석 특선 영화는 14일 오전 11시 20분 2TV에 편성한 <극비수사>로 시작한다. 1978년 부산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비수사>는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 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2TV에선 밤 9시 50분부터 지난해 개봉해 170만 관객을 동원한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를 방송한다. 조선 최고의 명포수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는 한국 영화의 CG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1TV에선 이날 밤 12시 고(故) 장진영 주연의 영화 <싱글즈>를 편성했다. 2003년 개봉한 이 영화는 여성들의 연애담을 다루면서도 ‘우연히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행복하게 잘 살았다’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적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는 식의 비현실의 이야기 대신, 20대 후반 이상의 싱글 여성들이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연애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 공감을 샀다.

EBS에선 애니메이션 <슈렉>(오후 6시)과 <맨 인 블랙>(밤 11시 35분)을 각각 방송한다.

▲ 9월 15일 방송하는 영화(왼쪽부터) 인어공주(KBS) 설국열차(EBS) 슈렉2(EBS)

■ 9월 15일

추석 연휴 당일인 15일 밤 12시 KBS 1TV에선 <인어공주>를 방송한다. 2004년 개봉작인 <인어공주>는 억척스러운 엄마와 마냥 착해 답답한 아빠와 살고 있는 딸 나영이 아빠의 가출 이후 부모님의 고향인 섬마을 ‘하리’로 향했다가 스무 살의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만나는 내용을 그린다. 주연인 전도연은 현재의 딸 ‘나영’과 스무 살의 엄마 ‘연순’ 1인 2역을 소화했으며, 아직 풋풋한 느낌이 남아있던 시절의 박해일이 스무 살 ‘연순’의 설레는 첫사랑으로 등장한다.

EBS에선 전날에 이어 애니메이션 <슈렉2>(오후 6일)를 방송한다. 또 밤 9시 50분엔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열차>를 편성했는데,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게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태운 설국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지구 온난화부터 설국열차의 머리 칸까지 진출한 혁명가들의 계급투쟁,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이 설계한 시스템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 9월 16일 방송하는 영화(왼쪽부터) 오아시스(KBS) 월레스와 그로밋-거대토끼(EBS), 터미네이터 제니시스(KBS)

■ 9월 16일

16일 새벽 2시 40분 KBS 1TV에선 이창동 감독이 2002년 연출한 <오아시스>를 편성한다. 사회부적응자인 종두(설경구)와 지체 부자유자인 공주(문소리)의 사랑 이야기인 <오아시스>에선 누구에게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상상에서나 가능한 판타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의 말마따나 사랑 자체가 판타지를 찾고자 하는 행위 아닌가. 연휴의 중반을 넘기는 날의 새벽, 종두와 공주가 고통의 현실 속에서도 사랑으로 만든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다.

이날 저녁 8시 20분 KBS 2TV에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편성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사랑했던 이들이라면 앞선 시리즈 속 복잡한 시간여행 스토리와 지난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유머와 대사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BS에선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대명사인 <월레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를 이날 낮 12시 10분에, 오후 5시엔 <후크>를 편성했다. 밤 10시 45분엔 최근 <부산행>, <밀정> 등으로 핫한 배우 공유가 임수정과 함께 주연을 맡은 <김종욱 찾기>를 방송한다. 영화 <김종욱 찾기>는 대학로에서 인기를 끈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팬이라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대사를 찾는 즐거움과 함께 극중 뮤지컬 감독을 맡고 있는 서지우(임수정)의 일터인 뮤지컬 무대의 흥겨움을 관전 포인트로 삼을 만하다.

▲ 9월 17일 방송하는 영화(왼쪽부터) 내부자들(KBS) 암살(SBS) 무간도(EBS)

■ 9월 17일

연휴에 이어진 주말인 17일엔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내부자들>을 KBS 2TV에서 밤 10시부터 시청할 수 있다. 영화 개봉 이후 현실에서 벌어진 고위 공무원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부터 <뉴스타파>에서 폭로한 회장님의 성매매 의혹을 담은 동영상 사건, 그리고 기업으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은 정황이 폭로된 1등 신문의 전 주필 사건까지, 어쩌면 1년 전보다 지금 더 이 영화를 실감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날 EBS에선 밤 10시 45분부터 2002년에 개봉한 홍콩의 느와르 영화인 <무간도>를 방송한다. 경찰의 스파이가 된 조직원 유건명(유덕화)과 조직의 스파이가 된 경찰 진영인(양조위)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이 영화를 지배하는 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긴장감이다. <무간도>는 이후 한국의 느와르 영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런 까닭에 2013년 개봉한 한국영화 <신세계>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SBS에선 밤 9시 55분부터 지난해 127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을 방송한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 암살 작전을 그린 영화인 <암살>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주인공 안옥윤(전지현)의 모습이다. 여성 히로인인 안옥윤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쌓이는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모습은 유사한 장르의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드물 뿐 아니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총을 쏘는 배우 전지현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멋지다. <암살>은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시대 배경을 공유한다. 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2003년작 <킬빌>에선 여성 히로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 구성과 외형적인 부분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 9월 18일 방송하는 영화(왼쪽부터) 오빠생각(KBS) 해운대(EBS) 뷰티인사이드(SBS)

■ 9월 18일

연휴의 마지막 날인 18일 KBS 2TV에선 오후 2시부터 <오빠생각>(2015년)을 방송한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영화다. EBS에선 <인생은 아름다워>(오후 2시 15분)와 <해운대>(밤 11시)를 편성한다.

SBS에선 밤 9시 55분부터 지난해 개봉해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방송한다. 얼굴부터 성별까지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우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뷰티 인사이드>에선 “왜 우진의 모습이 매일 바뀌는지”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극단의 이 상황을 하나의 판타지로 설정한 뒤 주변의 시선과 자신 안에 자리한 편견 속에서 내 사랑의 얼굴은 어떤 모습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여주인공인 한효주 외 매일 모습이 바뀌는 남자 주인공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하는 박신혜 이진욱 유연석 박서준 배성우 김대병 이범수 김상호 등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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