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호위대 언론의 집단 오보, 정정도 없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언련 “유엔 인권보고서,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 노력 긍정 평가? 사실 아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이 유엔 인권보고서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 노력을 평가했다고 왜곡 보도하고도 정정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지난 19일 저녁 발표한 논평에서 “지난 11일 <연합뉴스>의 ‘유엔 인권보고서 ”삼성의 백혈병 문제 해결 노력 인정“‘ 기사(▷링크)를 기점으로 30여개 언론이 일제히 유사한 내용을 제목으로 뽑은 기사를 쏟아냈지만, 사실과 달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삼성전자 내부의 변화와 전직 노동자들의 피해구제를 실천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는 문구가 등장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를 제외한 전체 내용은 삼성의 정보 은폐와 한국 정부의 해결 노력 부족 등에 대한 개선 권고라는 것이다.

▲ 9월 11일 <연합뉴스>

민언련은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서 공식 채택한 ‘유해물질 및 폐기물 처리 관련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의 한국 방문 보고서’를 작성한 바슈쿠트 툰자크 특별보고관의 말을 인용했다.

지난 19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특별보고관은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해 “산재보험 체계와는 별도로, 피해를 구제받아야 할 노동자‧피해자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1차적인 책임 주체인 정부가 수행한 대책의 수준이 놀랄 만큼 낮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생산 공정에 유해 물질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면서도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별보고관은 또 삼성의 반도체 직업병 보상절차와 관련해 “(삼성이 진행하고 있는) 보상절차가 조정위원회 권고안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며, 이 우려와 관련해 투명성과 참여를 높여갈 것을 모든 당사자에게 독려한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국내 언론들이 일제히 제목으로 뽑아 주요하게 다른 삼성에 대한 긍정 평가는 보고서 결론 부분에 단 한 줄짜리의 외교적 수사의 형태로 등장할 뿐”이라며 왜곡 보도를 지적한 뒤 “더 큰 문제는 이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오보 언론’ 어느 곳도 정정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그동안 한국 언론은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목숨 걸 절규’에 침묵한 채 ‘삼성 호위대’를 자처해 왔는데, 이제는 ‘사실’마저 왜곡하는 막다른 골목까지 와 있다”며 “한 마디로 한국 언론의 자본에 대한 장악과 부패의 심각성은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수준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이어 “본말전도의 보도를 한 <연합뉴스>와 이를 그대로 받아쓴 언론들은 즉시 오보를 정정하고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