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후보 토론 라이브 스트리밍: 누가 더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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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석 텍사스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부교수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 첫 후보 토론이 지난 9월 26일에 방송됐다. 이 토론은 여러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우선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후보로 토론에 임했다. 공화당의 트럼프는 당원으로서 오랜 기간 활동한 후보가 아닌 외부인으로 후보 자리를 꽤 찬 최초의 인물이 됐다.

방송 편성 측면으로 볼 때도 새로운 특징을 보였다. 주요 네트워크 방송사인 ABC, CBS, NBC, CNN, MSNBC, C-SPAN이 텔레비전과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실시간 방송했다. 또한 계약을 한 모든 미디어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가 이번 토론을 생중계 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 시청자 수가 최초로 1억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의 최고 기록인 1980년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간의 텔레비전 토론 시청자 수인 8000만 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1억 명이라는 숫자는 시청률 차원에서 볼 때 미식축구 챔피언십 경기를 제외하고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이라는 점에서 놀랄만한 수치다. 한국전 중 한국의 미군 주둔군의 생활을 엮은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M*A*S*H의 1983년 마지막 회 방송 시청자 수가 수퍼볼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1억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었다. 토론 다음날 닐슨 (Nielsen) 시청률 회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1차 토론은 총 8400만 명이 시청했다. 1억 명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대선 후보 토론의 최고 시청률 기록이다. 

▲ 페이스북은 ABC 방송과 제휴해 미국 대선 후보 토론을 실시간 생중계 했다. (사진 왼쪽부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터 후보 ⓒ페이스북 화면캡처

이만큼의 높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데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2억 2600만 명의 이용자가 있는데 이번 1차 토론을 ABC와 제휴하여 웹사이트에서 실시간 방송했다. 트위터는 블룸버그 방송사와의 제휴로 웹사이트에서 방송했고 그 밖에 유투브를 비롯해 인터넷 뉴스 웹사이트인 싸롱(salon.com), 인사이더(Insider)도 실시간으로 방송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시청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확산된 이번 대선은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예상치 못한 후보인 트럼프가 보여주고 있는 다소 공격적이지만 나름대로 추진력 있는 모습은 소외된 백인층,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화려한 정치 경력과 안정적인 모습의 클린턴이라고 해도 국무장관 시절 리비아에서 발생한 미군 희생에 대한 책임, 개인 이메일 계정을 공식 업무와 관련해 사용해서 보안문제 발생, 그리고 건강 문제를 포함해 뭔가 감추려 한다는 신뢰도가 낮은 후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캠페인 본부는 우려하고 있다.

이런 인식을 지닌 유권자들 중에는 밀레니얼들이 많기 때문에 젊은 유권자들이 소셜미디어와 다른 웹사이트를 통해서 후보 토론을 시청하게 되면 클린턴의 안정된 모습을 보게 됨으로써 밀레니얼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밀레니얼들은 또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세컨드 스크리닝(second screening)이나 백 채널링(back channeling)을 일상적으로 행한다. 세컨드 스크리닝은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휴대전화로 관련 비디오를 동시에 시청하는 행위다. 세컨드 스크리닝은 웹이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댓글이나 이모지(emoji)를 같이 확인할 수 있어서 참여적인 시청행위이다.

백 채널링은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 페이지로 비디오를 시청하면서 동시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인스턴트 메시징에 관련 메시지를 포스트하는 행위로써 이 또한 참여 미디어 행위중 하나다. 자신이 원하는 후보자를 지지함과 동시에 반대 후보자를 비판하는 행위를 텔레비전 시청, 웹 비디오 시청과 동시에 댓글도 올리는 다중 미디어 행위(multimedia behavior)가 발생하는 것이다. 선거 미디어 전문가들이 볼 때, 이러한 미디어 소비에 익숙한 밀레니얼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클린턴을 시청하면서 기존의 태도를 변용할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총 세 차례 일정인 이번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소셜미디어 라이브 스트리밍이 대선 결과에 부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는 내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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