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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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2차 K-뮤직포럼] ‘음악콘텐츠의 미래-플랫폼과 글로벌’…애플뮤직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애플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이 지난 8월 5일 국내에 상륙했다. 구글의 음원 플랫폼 ‘구글플레이뮤직’과, 스웨덴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 된 ‘스포티파이’도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또 국내 음원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지난 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K-뮤직포럼’에서는 ‘음악콘텐츠의 미래-플랫폼과 글로벌’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포럼의 화두는 결국 애플뮤직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었다. 애플뮤직은 약 3만 곡 이상의 수록곡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국내에 진입했다. 현재 국내 음원플랫폼 업계 1위인 멜론이 약 1만 곡을 보유한 것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곡수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애플뮤직이 그동안 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해외 뮤지션의 음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애플뮤직은 현재 국내 기획사 중 SM‧YG‧JYP 등 3대 기획사의 음원만을 확보했을 뿐, 로엔엔터테인먼트, CJ E&M 등의 기획사와는 끝내 계약을 맺지 못한 ‘반쪽’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멜론, 엠넷닷컴 등의 음원플랫폼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에 애플뮤직을 강력한 경쟁자로 바라보고 음원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관계자들이 전망하는 애플뮤직의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제작사로서는 결국 사람들이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다른 제작사도 곧 음원을 제공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인다.

▲ 지난 8월 5일 애플뮤직이 국내에 들어왔다. ⓒ애플뮤직

이날 발제를 맡았던 김민수 CBS 노컷뉴스 기자는 “음원은 결국 소비자가 선택한다. 음원이 많이 유통될수록 제작사는 벌어들이는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그 부분 (아직 국내 제작사 모두와 음원 계약을 맺지 못한 것)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차트와 팬덤 위주로 음악을 듣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애플뮤직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홍기 메이크어스 이사는 “국내 소비자의 듣는 패턴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특별하다. 주로 ‘톱(TOP) 100’ 위주로, 혹은 듣는 곡만 계속 듣는 형태로 자기 플레이리스트만 듣는다”라며 “따라서 애플뮤직이 많은 곡수를 보유한 건 외형적 마케팅일 뿐 실제 사용자들은 별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판단했을 때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 지라도, ‘애플’이라는 기업이 가진 노하우와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재범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애플뮤직만 놓고 봤을 때 성공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NO)’”라면서도 “하지만 과거 음악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꿨던 애플이 가진 우월한 DNA, 애플의 팬덤, 소위 ‘애플빠’들의 영향력, 애플이 새로 개발해 나갈 국내시장에 대한 전략 등을 고려해보면 (애플뮤직이) 국내 시장 판도를 흔들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과거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한 건 실패해서가 아니라 한국 시장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였다”며 “결국 중요한 건 애플이 과연 한국 시장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느냐다. 음원시장에서 애플이 한국을 얼마나 중요하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또 의견이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멜론, 지니, 벅스 등 일부 업체만을 중심으로 독과점 시장이 된 국내 음원플랫폼시장에 애플뮤직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부분 ‘긍정적인 경쟁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한가람 카카오뮤직 TF장은 “현재 음원플랫폼 업체들은 음원 유통과 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한다. 멜론, 벅스, 지니는 모두 음원 유통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서비스가 후속으로 들어간 상황이다. 반면 애플뮤직은 서비스가 선행이고 음원 유통이 발전한 형태”라며 “따라서 서비스 경쟁 부분에 있어서 국내 업체들이 도전을 받게 되고, 그 부분에서 동반성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진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팀장은 “한국 온라인 음원 시장은 레드오션에 진입한 상태로, 유료형 가입자 수와 전체 시장 규모의 성장폭이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돌파구가, 지금 한국에는 없는 해외 플랫폼의 국내 진출이 되지 않을까, 그로 인해 퍼플오션으로의 전위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애플뮤직을 시작으로 해외 음원플랫폼이 속속들이 국내로 진출할 상황 속에서, 제도 정비 역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진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팀장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국내 사업자, 관련단체들이 모여 지금의 규정과 지금의 온라인 음악시장 체계를 만들어 놨다”며 “그런데 해외 플랫폼이 들어옴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우리가 힘들게 쌓아놓은 음원생태계가 교란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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