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시장 논리대로라면 상영관 더 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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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개 상영관으로 7위 기록…최승호 PD “멀티플렉스 영화관들 정부 겁내는 상황”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이 지난 13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7위(10월 16일 기준 누적 관객수 5만 8024명)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를 연출한 최승호 감독(MBC 해직PD‧현 <뉴스타파> PD)은 “시장 논리에 따르면 이것보다 스크린수가 훨씬 더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현재 <자백>의 스크린수는 149개로 박스오피스 상위 10위권의 영화 중 가장 적은 스크린수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 중인 영화 <어카운턴트>의 경우 현재 375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다.

▲ 영화 <자백>

최승호 감독은 지난 15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문화라운지’ 코너에 출연해 “생각보다 꽤 괜찮은 개봉을 하고 있다”면서도 좌석 점유율과 예매율 등 관객들의 반응을 고려할 땐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여전히 멀티플렉스 영화 체인들이 굉장히 정부를 겁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타협적인 정도의 개봉관 숫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감독은 “<자백>은 1만 7000여명의 후원자들이 4억 3500만 원 가량을 모아 개봉을 한, 사실상 시민들이 개봉을 시켜준 영화”라며 “처음엔 과연 개봉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였지만, 일반적인 시장 논리에 따르면 이보다 훨씬 더 늘어야 한다고 (영화계 쪽에선) 말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자백>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과 관련해 “어린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굉장히 놀라워하면서 왜 대한민국의 국정원이 21세기에 간첩을 조작하는지,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 이런 곳인지 질문들을 한다”며 “대한민국이 언론과 교육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감독은 “<자백>엔 유우성씨 간첩 조작 사건만이 아닌, 40~50년 동안의 대한민국의 본질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우리는 국정원이 국가 안보를 담당한다는 이유로 국정원을 고치면 국가 안보에 문제가 생길 것처럼 생각하고 그 공포심 때문에 제대로 고치지 못했는데, 사실 국정원을 제대로 고쳐야 제대로 국가안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국정원이 잘못된 일을 하면 국민 앞에 책임을 지고 내부에서 징계도 받고 투명하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도 보고를 안 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우리가 고칠 수 있다는 걸 영화(<자백>)은 말해 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한편 2012년 ‘공정방송 회복’을 주장하는 MBC노조(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에 참여했다 해고된 해직 PD이기도 한 최 감독은 “고 백남기 농민이 시위때 물대포를 맞아 쓰러지는 걸 온 국민이 다 봤는데도 마치 유족이 수술 동의를 안 해서 그런 것처럼 얘기하는 현상이 가능해진 건 순전히 언론이 제 몫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공영방송을 바로 세워 어떤 사실 관계라도 제대로 전달하는 언론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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