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 PD들의 자유로운 시도 가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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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 PD들의 자유로운 시도 가능해야”
한중일 PD포럼 세미나 ‘인터넷 시대 방송 프로그램의 변화’
  • 북경=이혜승 기자
  • 승인 2016.10.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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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모바일 시대 속에서 한중일 3국 PD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맞닿아 있었다.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PD포럼에서는 ‘인터넷 시대 방송 프로그램의 변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발제에 나선 3국의 대표들은 공통적으로 인터넷 시대에 전통 매체인 TV, 그리고 PD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고민 안에서 각국 대표들은 자국에서 시작한 나름의 자구책과 노력들을 공유했다.

중국의 경우 최근 2년 사이 인터넷 동영상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800여 개의 방송사들이 인터넷 회사와 계약을 맺었고, 인터넷 작품 편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5년 기준으로 드라마는 총 800여 편이 제작됐다. 이는 2014년에 비해 4배 증가한 수치다, 예능은 104%가 증가했다. 인터넷 영화 역시 2015~2016년에 걸쳐 6000편이 넘게 제작됐다. 2014년에 비해 6배나 증가한 결과다.

▲ 제16회 한중일 PD포럼에서 <인터넷 시대 방송 프로그램의 변화> 세미나를 가졌다. 중국 왕문빈 중국CCTV발전연구센터 주임이 판다의 24시간을 생중계로 담는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고 있다. ⓒPD저널

왕문빈 중국CCTV발전연구센터 주임은 “젊은 세대는 인터넷 시대에 태어난 만큼 단순히 TV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옮기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인터넷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일례로 중국에서는 판다의 24시간을 생중계하는 채널이 인터넷에 개설됐다. 이는 TV에서는 실현할 수 없었던 것이다. 왕문빈 주임은 “인터넷은 그동안 우리가 꿈꿨던 것들을 실현시켜주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많은 분야가 시작단계다. 전통 TV 방송사가 가진 능력, 인재, 자금을 가지고 이를 인터넷과 연계해 더 융합적인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TV 매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고시장 또한 TV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웹상에서의 생중계 채널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일본 방송사들 역시 인터넷과의 연계를 시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아사히 방송은 인터넷 회사와 협력해 ‘아베마TV'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곳에서 수시로 TV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나고야 방송은 웹과 TV 상에서 번갈아 가며 방송을 내보내는 시도를 했다. TV 방송 전 30분 동안 인터넷 생중계를 먼저 하고, 다음 30분은 TV에서, 그 다음 마지막 15분은 다시 인터넷에서 생중계를 하는 방식이다.

▲ 제16회 한중일 PD포럼에서 <인터넷 시대 방송 프로그램의 변화> 세미나를 가졌다. 나가이 노부미츠 매일방송 경영전략실 팀장이 TV 매체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PD저널

나가이 노부미츠 매일방송 경영전략실 팀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전통 미디어가 전달했던 것들을 인터넷에 모두 담는 것이 목표”라며 “이에 더해 투표 등 인터넷 기능을 통해 일반 시청자들이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금의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TV방송과 인터넷의 결합을 이뤄낸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팀이 그간의 과정을 공유했다.

임종윤 KBS 미래사업본부 디지털콘텐츠사업팀 PD는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TV에서만 방영했을 당시에는 인터넷상에서 댓글이 고작 4개에 불과해 프로그램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도 받을 수가 없었다”며 “이런 고민에서 시작해 그럼 프로그램을 1~2분 단위로 쪼개 여행백서를 제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렇게 임 PD를 포함한 두 명의 PD가 4개월 동안 10년 치 방송분을 1분 단위로 나누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자 총 7000여 개의 동영상 클립이 나왔다. 이를 유튜브 채널에 올리니 해외에서부터 반응이 왔다. 그동안 파리, 런던 등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정보들은 많았지만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찾아갔던 그 외 수많은 지역들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 제16회 한중일 PD포럼에서 <인터넷 시대 방송 프로그램의 변화> 세미나를 가졌다. 임종윤 KBS 미래사업본부 디지털콘텐츠사업팀 PD가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인터넷 결합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PD저널

이후 국내에서는 140여 개 도시의 1000여 개의 장소를 GPS로 나타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어떤 곳에서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었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날씨는 어땠는지 등을 지도상에 표시했다. 그러자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로부터 연락이 와 여러 펀딩 사업도 진행할 수 있었다.

임 PD는 “작은 테스트를 하지 않으면 일선 PD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 감을 잡을 수 없다”며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길을 열어 주고, 일선 PD들은 자유롭게 여러 시도를 하나씩 하다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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