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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PD vs PD] SBS 김재원 PD & EBS 김민지 PD 구보라·하수영 기자l승인2016.11.09 16: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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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의 한 카페에서 <동물농장> ‘강아지 공장’ 편의 연출을 맡은 김재원 SBS PD와 <하나뿐인 지구> ‘식용개 이야기’ 편의 연출을 맡은 EBS 김민지 PD를 만났다. ⓒ김성헌

당신은 혹시 펫샵 쇼윈도 넘어서 보이는 귀여운 새끼 강아지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나 펫샵까지 왔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보신탕 가게의 간판을 보며 그 개들이 어디서 어떻게 그 곳까지 가게 됐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모든 과정을 알고 나면 펫샵의 애완견이나 보신탕 가게의 간판을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5월 15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 ‘강아지 공장의 불편한 진실’ 편(연출: 이덕건·김재원, 촬영: 천경석, 작가: 박진아·송승현 / 이하 ‘강아지 공장’ 편)과 9월 30일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의 ‘당신이 몰랐던 식용개 이야기’ 편(연출: 김민지, 글구성 정희선, 취재작가: 김지원/ 이하 ‘식용개 이야기’ 편)은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강아지 공장 주인들과 개 식용 산업 종사자들은 왜 공공연하게 ‘동물 학대’라는 죄악을 저지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그리고 방송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PD저널>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의 한 카페에서 <TV 동물농장> ‘강아지 공장’ 편의 연출을 맡은 김재원 SBS PD와 <하나뿐인 지구> ‘식용개 이야기’ 편의 연출을 맡은 EBS 김민지 PD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 EBS <하나뿐인 지구> ‘식용개 이야기’ 편과 SBS <TV 동물농장> ‘강아지 공장’ 편을 제작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나?

김민지 EBS PD(이하 김민지) 현재 맡고 있는 EBS <하나뿐인 지구>는 환경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서,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지난 3월에는 프로그램에서 멧돼지 관련 다큐(<멧돼지 사냥>편)제작했는데, 야생동물인 멧돼지에 대해 취재하다 보니 자연스레 반려동물이나 유기견 문제로 시각을 넓히게 됐다. 그러던 찰나에 지난 여름 복날이 되었을 무렵, 언론에서 ‘2016년 복날 풍경’이라는 주제가 많이 다뤘다. 그만큼 ‘식용개’는 계속 뜨거웠던 문제였기에 기획하게 됐다.

김재원 SBS PD(이하 김재원) 처음 조연출로 <TV 동물농장>에 들어왔을 때는 그저 귀여운 애완동물들 찍어오는 게 즐거웠고, 그 것밖에 몰랐다. 그러다 나중에 연출자로 다시 <TV 동물농장>에 돌아왔을 때 연쇄 개 학대 사건을 알게 돼 방송을 제작했는데(‘추적! 엽기 연쇄 학대범을 잡아라’편), 그게 일종의 전환점이 됐다. 방송에서 그 사건을 다루면서 개 학대범이 잡혔고, 500만 원 벌금형이 내려졌다. 뿐만 아니라 여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이 전화해서 ‘동물보호법’ 개정에 관한 자문을 하더라. (참고로, 동물보호법은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폐기됐다.) 그 사건을 다루면서 ‘동물보호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최고형이 벌금 500만 원인데 실제로 내려진 사례가 없어 유명무실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그 이후 동물 문제에 대해 눈이 뜨였다. 동물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공분할 수 있는 소재’라는 걸 깨달았다.

이후 <TV 동물농장> 팀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제작한 게 ‘강아지 공장’ 편이다. 와서 보니 이미 <TV 동물농장> 팀에서 ‘강아지 공장’ 편을 준비하고 있더라. 나는 예전에 취재했던 노하우를 곁들여서 함께 취재에 들어갔다.

▲ EBS <하나뿐인 지구> ‘당신이 몰랐던 식용개 이야기’ ⓒEBS

- 강아지 공장 사업이나 동물 학대는 은밀하게 이루어진다고 들었는데, 취재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김민지 취재의 목적이 불법 상황을 적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국 제작진이라는 신분과 카메라가 절대 노출돼선 안 되다보니, 같이 갔던 차량 운전기사님을 아버지, 내가 그 딸이라고 속여서 강아지 농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내가 카메라가 부착된 안경을 쓰고 직접 들어갔다.

‘강아지 농장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환심을 사서 농장에 들어갔던 건데, 농장주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3번 정도 찾아가니 그제야 사육이나 도축 방법, 판매 과정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 주더라. 강아지 농장에서는 강아지가 병이 들면 목을 매달아 죽이고, 강아지가 죽으면 사체를 농장 주변에 아무렇게나 버린다. 그런 것들 다 현행법상 불법인데, 몰래 카메라 덕에 그 장면들을 다 (영상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관심이 많아도 동물 분야에 관해선 내가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했다. ‘식용개 이야기’ 편을 제작할 때도 이미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히 활동 중이던 ‘카라’라는 동물 보호단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취재할 때도 동행했다.

-몰래 잠입 취재를 해야 할 만큼 은밀하게 이뤄지지만, 국내 강아지 공장 산업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고 들었다.

김민지 ‘식용개 이야기’ 편을 취재했던 농장이 김포에 있는데, 김포에 가면 그런 개 농장이 굉장히 많다. 어느 산골에 들어가면 주변에 개 짖는 소리밖에 안 들릴 정도다. 아무튼 그 중에 무작위로 골라서 들어갔던 건데 거기서 그런 참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또 그런 농장들이 많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각자 다 기업화, 대형화 돼 있다. 한 농장에서 키우는 개의 수도 보통 3000~5000마리 이상이다.

-그렇게 큰 규모로 성행하고 있는데도 정부나 지자체,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하나? 아니면 관심이 없는 것인지.

김민지 알려주기 전에는 잘 모른다. 알게 돼도,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용개 이야기’ 편 취재를 할 때, 동물 보호 단체 관계자, 그리고 국회의원, 김포경찰서와 지자체 관계자가 동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동행한 이들이) 현장을 보고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더라. 강아지 공장 운영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그(강아지 공장) 존재를 알면서도 관리를 사실상 안 하고 있었을 것이다. 강아지 공장에 있는 강아지가 실제로는 3000마리인데, 지자체에는 600마리라고 신고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통해 강아지 공장, 강아지 경매 시장 문제가 거의 몇십 년간 무법지대에서, 불법도 합법도 아닌 상태로 운영돼 온 민낯을 드러내고자 했다.

김재원 김민지 PD의 말처럼, 그들(정치권, 지자체, 경찰 등)이 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예전에 연쇄 개 학대범을 잡을 때도, 증거 화면을 경찰에게 보여 줘도 당황스러워 어쩔 줄을 모르더라. 그런데 지자체나 경찰만 탓할 수도 없다. 그런 사건은 굉장히 많은데 담당자는 매우 적어서 알아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부분도 크고, 실무자들 교육도 안 돼 있다. 이것(동물 학대)이 좀 더 중요하게 인식돼서 행정적인 부분도 시정되길 바란다.

-혹시 자극적인 장면, 예를 들면 강제 인공수정, 죽은 강아지 사체 등을 방송에 내보내는 데 있어 고민은 없었나.

김재원 ‘강아지 공장’ 편을 보면 공장주가 강아지 강제 인공수정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좀 자극적인 장면이라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시청자들도 이런 장면을 불편해 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잔인해서 채널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SNS에 올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보기 불편하다고 외면할 수는 없지 않겠나. 강아지 제왕절개 장면도 마찬가지다. 다만 너무 자극적인 멘트 몇 개는 편집 과정에서 덜어내기도 했다.

▲ EBS <하나뿐인 지구> ‘식용개 이야기’ 편의 연출을 맡은 김민지 PD ⓒ김성헌

-‘식용개 이야기’나 ‘강아지 공장’이나 방송 이후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반발이 심했겠다.

김재원 극단적인 반응이 존재한다. 방송을 보고 동물 보호단체나 수의사 협회에서 <TV 동물농장> ‘강아지 공장’편을 보고 ‘고맙다’고 전화를 해 주는가 하면, 강아지 공장 산업 종사자들은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언중위)에 제소를 하더라. 반론 보도를 요구하려고 그랬던 거다. ‘방송 이후 경매장 매출이 줄었는데, 반론보도를 해 줘야 손실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 앞에 와서 ‘김재원 물러가라!’하면서 시위까지 하더라. 방송이 5월이었는데 지난 9월까지 장장 3개월이나 그 시위가 이어졌다.

김민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식용개 이야기’가 방송되기 일주일 전에 예고편이 나갔는데 몰래 카메라로 촬영한 장면 등 좀 자극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그 예고편을 본 육견단체에서 난리가 났다. 바로 회사에 찾아와서 ‘(김재원 PD 사례처럼) 김민지 PD 나와라’라고 소리를 치고 회사 직원들 멱살을 잡고 난동을 부렸다.

하지만 방송 이후에는 오히려 별문제가 없었다. 농장주들은 우리가 위장취재한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지만, 헌법에서는 ‘공익성과 알 권리 충족을 위한 보도라면 위법성이 없다’고 (그런 보도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죽하면 PD가 카메라가 부착된 안경을 쓰고 잠입해 취재를 했겠나. 지자체나 경찰 측에서 그런 불법 강아지 농장들을 제대로 감시하고 관리했더라면 그런 방송을 만들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일각에선 ‘소고기는 먹는데 개고기는 왜 안 되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소나 돼지는 식용으로 길러지고 많이 먹는다. 반면 개는 우리가 많이 먹는 동물이 아니고, 점점 개를 먹는 사람의 수도 줄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개식용 산업 종사자들이 ‘(이익을 내려면) 개를 비위생적이고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키운다든가 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한다. 개를 먹는 사람들이 줄어서 수요와 공급이 안 맞는 상황인데도 계속 같은 주장을 한다.

-방송을 제작하며 가장 안타깝거나 화가 났던 부분은 뭔가.

김재원 생명을 경시하는 인간의 모습에 ‘뜨악’하게 된다. 한 나라의 도덕 수준은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참 안타까운 것이다.

김민지 그런 부분에 시청자들을 포함해 동물보호법 개정을 제안한 국회의원들까지 모두 공감했던 것 아니겠나. 같은 인간으로서 수치스럽고, 분노하기 때문에.

김재원 사람과 달리 개는 학대당해도 저항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동학대 만큼이나 강아지 학대도 심각한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연쇄 개학대 사건을 취재할 때 잠실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한 적이 있다. 그런데 밤에 갑자기 강아지가 죽었다. 병원에 데려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장에 커터칼이 들어있었다. 그걸 보고 ‘강아지를 죽인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은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위해를 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민지 사실은 방송이 나가도 그 때 뿐이기는 하다. 방송에 나온 강아지 농장주들도 방송이 나간 후 반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하필 우리 농장이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간혹 ‘우리는 깨끗하게 (농장을) 관리하는데 왜 더러운 부분만 방송에 내보냈느냐’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부분을 왜 보여주겠나. 방송을 하는 목적은 잘못된 걸 보여주고 바로잡기 위함이다.

김재원 강아지 공장이 문제라고 방송했더니, 그 강아지 공장이 고양이 공장으로 전환된 사례도 있다. 그래도 방송 이후 일부 강아지 공장주나 유통업자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들었다. ‘너무 비위생적으로 사육하거나 너무 잔인하게 도축하지는 말자’는 이야기를 한다더라. 그런 약간의 의식 개혁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앞으로는 ‘동물도 인간과 똑같은 생명’이라고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동물도 인간과 똑같은 존재…방송이 ‘역지사지’의 계기가 됐으면”

-동물 관련 방송을 제작하며 개인적으로 변화된 부분과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듣고 싶다.

김재원 처음 <TV 동물농장>팀에 조연출로 합류했던 게 2005년도인데, 그 때 촬영 나가서 ‘페키니즈’를 보고 ‘시츄’라고 한 적이 있다. 그만큼 동물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강아지에 관해선 베테랑이 됐다.

김민지 나도 동물을 그렇게 가까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집에서 애완견도 안 키운다. 그런데 ‘식용개 이야기’편을 제작하면서 철창 속에 갇힌 강아지들의 눈을 많이 봤다. 그러면서 ‘강아지들도 말을 못할 뿐 결국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걸 보면 아무리 동물에 대해 무지하다고 해도, 심지어 냉혈한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감정에 동요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누구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

김재원 <TV 동물농장>은 2000년에 시작해 벌써 15년 넘게 이어져 왔다. 그 15년간 <TV 동물농장>이 꽤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강아지를 ‘반려동물’이라고 인식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고, 개를 때리거나 먹는 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펫샵 쇼윈도 사이로 보이는 귀여운 새끼 강아지나 보신탕집 간판을 보며 아무 생각 안 했던 사람들에게 <TV 동물농장>이 고민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실험용 동물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다.

김민지 올해 말이면 <하나뿐인 지구>를 맡은 지 1년이 된다. 사실 이 프로그램 하기 전에는 환경 이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인간이 아닌 동물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게 됐다. 예를 들어 인간의 입장에서 멧돼지는 ‘내 농작물을 해치는 유해한 대상, 죽여야 할 대상’인데, 멧돼지 입장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서식지를 파괴해서 어쩔 수 없이 인간이 사는 곳으로 내려온 것이다. 멧돼지 입장에선 한 마디로 억울한 거다. 그렇게 동물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면 인간의 이기심, 탐욕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는데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하나뿐인 지구>가 해 내야 할 역할이고, 그렇게 해야 (프로그램이) 존재 의의를 가질 수 있다.

▲ SBS ‘강아지 공장’ 편의 연출을 맡은 김재원 PD ⓒ김성헌

-동물들의 학대 상황을 다루고 ‘그들의 권리(동물권)도 인권만큼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PD로서 하고 싶은 말은?

김민지 ‘동물권이 먼저냐 인권이 먼저냐’로 대립을 하기도 하는데, 중요한 건 ‘역지사지’같다. 강아지 공장이나 식용개 산업 종사자들은 인간만이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해서 ‘동물을 학대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학대를 당하는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역지사지’의 자세로 생각하는 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김재원 간혹 ‘인간이 먹고살기도 힘든데, 개까지 신경써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그런 것보다는 좀 더 동물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사회가 됐으면 한다. <TV 동물농장>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TV 동물농장>을 보는 시청자들도 ‘동물도 인간하고 똑같은 생명체구나’하면서 봐 주셨으면 좋겠다.

간디는 ‘그 나라의 윤리의식 수준을 보려면 동물과 여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라’고 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강아지를 보고 돌멩이를 던지는 나라와 ‘예쁘다’고 하면서 밥을 주려고 하는 나라, 두 나라의 의식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동물권’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책이나 영화를 추천해 준다면?

김민지 ‘침묵의 봄’(1962, 레이첼 카슨 作)이라는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들이 이 책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주제를 동물로 한정시키기 보다는 생태계 전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인데, 인간 중심 사고에서 생태 중심 사고로 가치관을 변화‧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김재원 학창시절 재미있게 봤던 ‘꼬마 돼지 베이브(1996)’라는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돼지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이 영화인데, 인간이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TV 동물농장>팀에 왔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영화이기도 하다.

▲ SBS ‘강아지 공장의 불편한 진실’ ⓒSBS

구보라·하수영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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