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 언론인 청산하라” 전국 언론인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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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 앞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대통령은 사퇴를! 언론은 진실을!’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PD저널

전국 각지 언론인, 방송 종사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12일 민중총궐기를 하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는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졌다.

이날 사전결의대회에는 경북, 경상, 부산,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충청, 강원 등 전국 각지 언론인들이 모여들었다. 지상파 3사, EBS, YTN, OBS, 한국PD연합회 등 방송매체, <한겨레>, <경향신문>, <국민일보>, <서울신문> 등 보도매체 언론인 뿐 아니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 독립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MBC아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 각 분야 방송 종사자 8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언론인들은 같은 시각 전국 각지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고 전해 오기도 했다. 아내, 아이와 함께 자리한 이대욱 SBS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위원장은 <PD저널>과의 대화에서 “20명 이상 현장에 투입이 되어 있다. 아마 일 하면서, 마음속에는 다 여기 있지 않을까”라며 “이번 계기를 통해 민심이 보통 민심이 아니라는 것이 언론인들의 가슴 속에도 새겨지면 기사 하나라도 더 신중히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PD저널

결의대회는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은 바로 언론에서 시작해야 한다. 언론노조는 오늘 이 순간부터 언론 부역자, 언론 공범들을 축출하는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의 선언과 함께 이들은 “박근혜 하야”와 “부역 언론인 청산”을 외쳤다. 이들은 언론을 탄압하는 정치권력, 또 그 아래서 그들에게 부역하는 방송사 내부 경영진, 보도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사퇴를 요구했다.

조능희 언론노조 MBC 본부 본부장은 투쟁사에서 “안에서 250명이 해고당하거나 정직징계를 당하고, 부당전보를 당했다. 그럼에도 1700명 조합원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며 “MBC 안에 부역자가 많다. 이 사태의 공범들이 많다. 반드시 처단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은 “공영언론의 문제만 말하는데 SBS에도 부역자들은 많다. 다 떨어진 권력에 붙으려고, (SBS 출신이) 홍보수석이나 정무수석을 한다”라며 “후배들이 쪽팔려서 얼굴을 들 수 없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혔다.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PD저널

한편 전국 국민들이 촛불시위에 함께 하기 위해 상경하는 과정에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지역 언론인들은 2시가 넘은 시점부터 속속 도착했다. 전주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했지만 오후 2시 30분이 돼서야 도착해 결의대회에 합류한 황수영 언론노조 전주방송 조합원은 <PD저널>과의 대화에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올라오게 됐다”며 “이번 사태 속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존재 의미에 회의감,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결의대회를 지켜보던 오상민 언론노조 KNN지부장은 “국민으로서 당연하게,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왔다. 처음부터 잘못된 선거였고, 우리의 대표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껍데기였다는 참혹한 현실 앞에서 우리 언론 노동자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리지 못 한 자책도 든다”라며 “국정농단이라는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 속에서는 지역이라고 해서 다른 생각은 있을 수 없다. 지역이라고 생각하지만, 분리된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사회 구성체 속에서 국민적 분노는 지역도 결코 적지 않다. 오히려 TK 지역은 분노가 더 크다”고 전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언론 종사자들은 그 안에서 더 큰 힘을 내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했다. 언론종사자들이 박근혜 정권의 잘못을 좀 더 빨리, 더 제대로 알렸다면 지금의 사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이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 본부장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터진 지금, KBS, MBC, SBS의 마지막 기회라고 하더라. 그런데 정말 우리에게 기회가 있는 건 맞나”라고 되물으며 “기자들은 질문을 잃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성진 언론노조 <한겨레>지부장은 <PD저널>과의 대화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4년 동안 국가권력을 사유화할 수 있었던 건 방송 3사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정말 언론인들이 반성해야한다”라며 “사실은 지상파 3사 방송을 안 본 지 4년이 됐다. 그래서 어떤지를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렸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결의대회에서 '청와대‧편파방송 OUT'을 기원하며 박근혜 대통령, 고대영 KBS 사장, 안광한 MBC 사장의 꼭두각시 인형을 절단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PD저널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결의대회에서 '청와대‧편파방송 OUT'을 기원하며 공정하지 못한 보도들을 캡쳐해 붙여놓은 상자를 향해 모래주머니를 던지고 있다.ⓒPD저널

결의대회에서는 '청와대‧편파방송 OUT'을 기원하며 박근혜 대통령, 고대영 KBS 사장, 안광한 MBC 사장의 꼭두각시 인형을 절단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꼭두각시를 절단하는 순간 현장에서는 가장 큰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공정하지 못한 보도들을 캡쳐해 붙여놓은 상자를 향해 모래주머니를 던지는 퍼포먼스로 결의대회를 마쳤다.

이날 현장에는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도 여러 명 보였다. 9개월 아이를 데리고 나온 윤광현 독립PD는 “아이의 미래가 걱정돼서 함께 나오게 됐다. 무엇보다 아이가 본인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줄 알아야 한다고 교육하기 위해서 함께했다”라며 “세월호 얘기가 남의 얘기가 아니다. 두렵고 행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되기 전에 남의 이야기일 때 도와줘야 하기에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언론노조 OBS지부 사무국장과 함께 자리한 아들 초등학생 오윤서 군은 현장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가야 하는데 잘 이끌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하야해야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윤광현 독립PD

결의대회가 끝난 후 이들은 거리 행진을 이어갔다. 시민들을 향해 “언론인도 공범이다. 하지만 기자, PD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공정방송을 수호하기 위해 응원해 달라”고 외쳤다. 행진을 하며 거리의 시민들에게 언론단체 비상시국대책회의가 지난 3일 결정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언론이 밝혀야 할 10대 의제’ 팜플렛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들은 거리 행진 후 3시 30분 경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전국노동자대회 민중총궐기에 합류했다. 저녁에는 제3차 범국민행동 및 촛불문화제에 함께할 예정이다.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결의대회에서 '청와대‧편파방송 OUT'을 기원하며 박근혜 대통령, 고대영 KBS 사장, 안광한 MBC 사장의 꼭두각시 인형을 절단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PD저널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PD저널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펼쳐진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 후 거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PD저널
▲ 12일 민중총궐기에 앞서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펼쳐진 언론노조 사전결의대회 후 거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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