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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정국, 위기의 대통령을 말한다
  • 최상일
  • 승인 2003.10.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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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대통령 재신임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세상 어느 한 구석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마당에, 반갑지 않은 정치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참여정부에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부서도 있다고 하니, 방송pd 한 사람의 쓴소리라도 들어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마디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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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지만, 대통령이 국민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언은 자못 당황스럽다. 뭔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느닷없이 재신임을 묻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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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뭘 다시 신임해달라는 말일까? 대통령 측근의 비리사건을 충분히 반성하고 있으니 다시 밀어달라는 것인가, 아니면 발목잡는 거대야당에 맏설 수 있는 힘을 모아달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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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그 동안 할 수 있는 일도 제대로 못한 부분이 너무 많다. 새 정부 출범 후 가장 먼저 터진 neis 문제부터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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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어정쩡한 결론을 내린 채 neis는 눈앞의 대학입시 처리라는 명분을 업고 가동 중이다. neis처럼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학교정보시스템은 세계에 유례가 없다고 한다. 이 문제로 대통령을 지지하던 전교조가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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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새만금 문제다. 대통령은 ‘농업용지로는 쓰지 않되 간척사업은 계속한다’는 자가당착의 결론을 내림으로써, 갯벌의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국민 대다수의 여론을 일거에 무시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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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북도민의 인심을 얻었는지는 몰라도 나머지 국민들의 가슴에 구멍을 냈다. 여러 환경운동단체들은 환경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을 포기해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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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방미로부터 시작된 종속적 대미외교 논란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이라크 파병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파병의 위험과 명분없음이 연일 지적되는 데도 정부는 파병을 이미 결정해놓은 것처럼 여론을 몰고 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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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을 수렴한다는 말은 매일처럼 하면서도 이미 드러난 국민 여론은 모른채 한다. 정부는 적어도 국민의 여론과 정서를 카드로 삼아 미국에 협상이라도 요구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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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의 현안인 dtv 전송방식 문제도 그렇다. 대통령은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지 말 한마디 없다. 그러는 사이에 정통부 관료들은 흔들림 없이 기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통령은 미국에 편향된 기술관료들을 온존시킴으로써 이미 결론이 난 문제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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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관료들의 독단적 행태는 대통령이 반도체 회사 사장을 정통부 장관에 앉힐 때부터 예견된 바 있다. 정보통신에 대한 대통령측의 시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은 산업 이전에 문화라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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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은 대통령의 거듭된 언행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후퇴하는 모습이다. 실은 언론개혁이야말로 새 정부가 사활을 걸고 우선적으로 달려들었어야 할 문제다. 그동안 정부가 언론개혁을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는가 모르겠다. 오늘날 대통령의 위기는 언론개혁을 게을리했기 때문에 닥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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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재벌개혁과 노사관계 개선, 재해복구, 부동산 투기 방지, 극빈층 지원, 재외동포 지위 개선, 외국인 노동자 지위 개선 등등 수많은 일들이 한결같이 지지부진한 상태이지만, 지면도 모자라고 내 지식도 짧으니 이쯤으로 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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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궁금하다. 이 모든 일들이 국민들이 대통령을 밀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국민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일들도 해결 못하고 있는데 대통령을 어떻게 다시 밀어주어야 할까? 대통령이 재신임되고 나면 모든 일들이 제대로 해결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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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임무는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사안 하나하나를 국민 여론에 따라 합리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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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해결해 내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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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그 결과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것이다. 최고권력자가 남의 핑계를 대는 모습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대통령의 위기는 도덕성의 위기도 정치구조의 위기도 아닌, 정신자세의 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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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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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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