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한류를 금지하는 이른바 ‘한한령’이 중국 광전 총국에 의해 공식화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과 그로 인한 한류 제재가 심화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신희 이오에스엔터테인먼트 대표(대중문화평론가)는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의 방영 비준이 막히고 중국 내 광고 모델이 한국 연예인에서 중국 연예인으로 교체되는 등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한령은 지난 7월, 한국 내 사드 배치가 발표된 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이 이에 대한 반발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콘서트 취소나 드라마 비준 불가 등의 조치를 취해온 것이다.
박 대표는 “7월부터 한한령에 따른 몇 몇 제재들이 있어왔지만 공식적인 조치가 있는 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며 “광전총국(라디오, TV 영화산업 등을 관리감독 하는 국무원 직속기구) 고위 관리자가 각 지방정부 및 방송사 관계자들을 불러서 한한령에 관한 내용을 지시했고, 이런 지시들이 각 방송사에도 전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광전총국으로부터 내려온 대표적인 한한령 관련 지시는 한국 연예인의 광고 금지 및 한국 드라마 방영 불가 조치 등이다. 실제로 배우 송중기가 활동 중인 중국 휴대폰 광고는 모델을 중국 연예인으로 교체했고, 전지현‧이민호 주연의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과 이영애 주연의 <사임당(2017년 방영예정)>은 아직 방영 비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박 대표는 “9월에 중국에서 방영이 비준된 SBS <보보경심:려>를 마지막으로 중국 내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가 거의 없고, 또 10월 이후로 한국 가수의 콘서트가 한 건도 비준받지 못한 상황을 보면 실제로 한류가 제재를 당하고 있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문화산업 업계에서는 이렇게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공식적으로 발동하게 된 이유가 지난 16일 한국 국방부와 롯데가 성주 사드 주둔 부지를 교환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비록 지난 21일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이 “그것(한한령) 자체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하며 ‘한한령’을 부인했지만, 중국 정부가 사드에 대해 강한 반발을 하고 있고 그 ‘불똥’이 한류로 튈 것이라는 우려는 거의 기정사실화된 모양새다.
실제로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으로 민간 교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한한령이 민간 교류 부문에서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사드 문제는 문화뿐 아니라 화장품 등 관련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크다”며 “사드 문제가 어떻게든 빨리, 좋은 방향으로 처리가 됐으면 하는 것이 중국에서 문화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