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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은 훨씬 앞서 뛰어가는데 우리는…”

지상파 3사 시사·교양PD가 바라본 촛불정국…“촛불 혁명은 언론 혁명”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l승인2016.11.24 17: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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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의 헌정유린과 국정농단이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 지금,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 사안의 본질을 알리기 위해 PD들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과 신문 기자들이 앞장서고 지상파 PD들이 그 뒤를 따르는 모양새에 대한 자괴감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충분히 못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반성을 전제로, 지상파 방송 3사의 시사·교양 PD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MBC의 모 PD는 당사자의 요청에 의해 익명으로 대담에 참여했다. <편집자>

▶참석자 : 조나은 KBS PD 
          ○
○○ MBC PD
          이윤민 SBS PD 

사회 :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일시 : 2016년 11월 21일(월) 오후 2시

장소 : 한국PD연합회 회의실

▲ 지난 21일 서울 목동 한국PD연합회 회의실에서 열린 '촛불정국 지상파 PD 대담' ⓒPD저널

사회자 바쁜데 와 줘서 고맙다. 모든 PD가 현 시국에 대한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압도적인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걸 충분히 다뤄야 한다는 당위는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이 알고 싶다 - 대통령의 시크릿>이 시청률 20% 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통령의 시크릿>편에 대한 반응이 엇갈린다. “별로 새로운 게 없어서 실망했다”는 의견부터 “청와대 해명 이끌어내고 줄기세포 시술에 대해 의혹 제기한 것만 해도 대단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반응 있었는데, SBS 내부에선 어떻게 평가하는 분위기인가?

S 이윤민(이하 S) 지상파 3사만 놓고 보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세월호, 백남기에 이어서 최순실 문제도 했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내부적으로 “이 정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란 분위기다. 그런데 전체 방송을 놓고 보면 결국 종편에 뒤쳐져서 따라가는 상황 아닌가. 한편으로는 씁쓸한 맛이 있다. 예전에는 우리 3사만 이야기하면 세상 돌아가는 걸 다 얘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판이 훨씬 커졌다. 종편들은 훨씬 앞서서 뛰어가는 중인데 이렇게 우리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 이 자리가 부끄럽다는 느낌마저 든다.

종편 뒤따르는 현 상황 부끄러워…검찰 비판했지만 K도 비슷한 조직

사회자 성과와 한계가 모두 있는 것 아닐까. KBS는 대표 공영방송답게 <추적60분>에서 방송3사 중 첫 포문을 열었다. 11월 2일에 ‘최순실의 국정개입, 대한민국을 삼키다’ 편, 11월 16일에 ‘최순실게이트, 위기의 검찰’ 편을 방송했다. 조나은 PD는 두 편 모두 연출로 참여했는데?

K 조나은 (이하 K)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는데, 제일 먼저 방영한 <추적 60분>은 슬프게도 그런 게 없었다. (<추적 60분>에 대한) 시청자 반응 마음이 아팠다. 댓글 중에는 죽은 고기를 물어뜯는 하이에나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이제야 변하는 거냐’는 싸늘한 반응이다. 신뢰를 한 번 잃어버리면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중요한 순간마다 충실하게 다뤄 왔는데 우린 외면하지 않았나. 하지만 내부에서는 위안과 응원을 많이 받았다. 선배들이 문자로 격려하기도 했다. 지상파가 이렇게 한번 해 주는 것도 의의가 크다고 말이다. 무엇보다 감사한 건 JTBC가 태블릿 PC 단독 보도를 터뜨리기 전에 <추적 60분> 팀장이 먼저 취재를 결정해 주었다는 점이다.

사회자 ‘위기의 검찰’ 편은 특히 시의적절하고 완성도가 높았던 것 같은데? 김기춘 · 우병우에 대한 후속취재도 기대되는데?

K  현장에서 겪는 문제도 있다. 예전에는 ‘KBS니까’ 좀 해 주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KBS라서 섭외가 어렵다. 인터뷰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고, 제보도 주로 종편 쪽으로 간다. (최순실) 보도를 늦게 시작한 셈이라 타사 보도를 인용하는 게 많다. 김영한 비망록은 TV조선 인용해서 방송했는데, 거기 포함된 수많은 이야기가 KBS 관련된 거라는 이야길 들었다. KBS가 검찰을 비판하지만, 한편으론 KBS도 검찰처럼 권력의 영향을 받는 회사라는 부끄러움이 있다.

사회자 MBC가 심한 수난을 겪어왔다. 취재현장에서 기자가 욕 먹고, 로고 가린 채 리포트하고…. OOO PD, 익명으로 오신 것만 봐도 내부 상황 얼마나 참담한지 짐작된다. 11월 8일 <PD수첩>에서 이 주제를 다뤘는데, MBC가 되살아나는 신호탄으로 봐도 되냐는 의견도 있다. 어떤가?

그동안 행적 때문에 불신 씻기 어려워
“어차피 욕먹을 거라면 방송하고 욕먹자”

▲ 지난 21일 서울 목동 한국PD연합회 회의실에서 열린 '촛불정국 지상파 PD 대담'에 참석한 KBS 조나은 PD(KBS '추적 60분' 연출). ⓒPD저널

M OOO (이하 M) 방송 하나 했다고 그 동안 켜켜이 쌓여온 불신을 덮을 순 없다. 아직은 일회성에 불과하다. 방송3사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들 중 <그것이 알고 싶다>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반면,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PD수첩>은 왜 여전히 불신의 화살을 피하지 못할까? 그 동안 발걸음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순실 건이 크게 터지고, 거기에 묻어서 조금 이야기했다고 MBC가 달라졌다고 볼 시청자는 많지 않다. 아이템 선정하고 방향 잡아가는 MBC의 상부구조는 아직 그대로다. 방송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닌가.

사회자 아이템 결정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M  <PD수첩> 최순실 아이템 결정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들었다. 내부에서는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을 거면 하고 욕먹는 게 낫지 않냐”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CP가 보류시킨 아이템을 윗선의 지시로 추진하게 됐다니, 배경도 좀 의심스럽다.

사회자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삼성 커넥션 등 정리해 줘야 할 아이템이 더 있는 것 같다. SBS가 백남기 농민 할 때 방송 한주 연기되지 않았나? 그때 외압 있지 않았나 의심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본부장이 흔쾌히 승인했다는 얘기 들었다. SBS 내부 분위기는 KBS나 MBC보다 나은 것 같은데, 어떤가?

S  SBS 조직 안에선 최소한 선후배간에 어느 정도의 신뢰가 있다. CP(책임 프로듀서)나 본부장도 PD 선후배로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아이템이 통과되고 그런 것 아니겠나. 3사 기준으로 보면 SBS는 그나마 나은 것 같다. 그러나 지상파를 넘어서 더 크게 보면 SBS가 잘 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지 않나 싶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직 PD로서의 자존심, 서로 간의 신뢰는 남아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너무 <CSI 과학수사대>처럼 가는 게 아니냐 하는 내부 반성이 있었다. 선배들이 “너무 살인 사건만 다루는 거 아니냐” 걱정을 좀 했다. 근데 중요할 때보니 후배들 생각이 다 맞더라. 사회적 아이템이 채택 안 되는 분위기였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시청자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해 왔고, 이런 팬덤을 유지했기 때문에 중요한 시간이 왔을 때 시청자들이 우호적으로 반응해 준 거라고 본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약자와 억울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기본은 계속 유지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약자 의견 듣는 기본 유지

K  KBS에도 여전히 존경하는 선배가 있고 힘들 때 자기 이익 살피지 않고 PD의 자존심 지켜주시는 선배들 있다. 그런 선배들이 팀장 등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위, 아래로 조율을 해 주니 절망적이지 않다. 중간데스크 역할이 무척 중요한 것 같다. 최근 팀장 바뀐 뒤 아이템 선정 시 좀 더 시사적 성격의 의제를 선호하고 기동성 있는 취재로 팀이 같이 움직이는 등 프로그램 분위기가 바뀌었다. 젊은 PD들은 인력 이동이 거의 없어서, 의욕 있는 젊은 친구들이 <추적60분>에 올 수 없는 분위기가 아쉽다.

M  MBC에 대한 대외적 신뢰는 깨진지 오래다. 현장 취재할 때 인터뷰이와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진 걸 느낀다. 우리가 방송 만들 때 시청률 신경 안 쓴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어떤 포인트에서 시청자와 교감하겠다 하는 생각을 방송 전반에 깔고 들어간다. 하지만, 그 교감의 포인트를 잃어버렸다. 스스로 자기검열 했고, (윗선과) 자꾸 부딪치다 보니 어느 정도의 ‘틀’이 생겼다. 이를테면 ‘이건 되겠고 이건 안 되겠다’하는 감 말이다. 시사 프로뿐 아니라, 이미 공중분해 됐지만, 교양 파트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떤 사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런 부분 건드려야 겠다’고 생각하면, ‘아, 이건 통과 안 되겠다’ 하는 기제가 작동한다. 그럴 때 마다 무력감 느끼고, PD들끼리 서로 건드리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대해 잘 이야기 안 하게 된다. 그런 분위기가 MBC를 짓누르고 있는 유령 아닐까….

제작을 해야 할 PD, 기자들이 현장에서 많이 쫓겨나 있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MBC가 배출한 손석희 앵커가 JTBC 뉴스룸 하고 있고, <썰전> 유시민 작가는 MBC <100분토론> 진행자였고…. <PD수첩>의 최승호 PD (여기서 OOO PD는 과거 <PD수첩>에서 활약했던 여러 동료 PD들의 이름을 거론했지만, 생략한다. 편집자) 등 굵직한 일 했던 PD들이 있다면 <PD수첩>이 지금과 같은 길을 걸었을까? 물론 안에서 열심히 노력해 온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사람이 배제된 상태에서 만들어진 프로가 얼마만큼 신뢰받고 힘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MBC는 시사·교양뿐 아니라 예능 · 드라마 부분에서 인력 유출이 계속되고 있는데, 분명한 건 과거에 없던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전엔 사람 붙잡던 회사가 지금은 사람 놓치고 있다. 제대로 된 사람들만 있다면 지상파도 충분히 밸런스 맞추면서 갈 수 있을 텐데, 지금대로라면 누가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지금은 각자도생인 것 같다.

▲ 지난 21일 서울 목동 한국PD연합회 회의실에서 열린 '촛불정국 지상파 PD 대담'에 참석한 SBS 이윤민 PD(SBS '스페셜' 연출). ⓒPD저널

M 프로그램 박탈, 우수인력 유출 심각 …시청자 불신은 필연적, 자기검열 극복해야

사회자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냐에 따라 국민들의 인식도 달라지지 않을까.

M  잘은 모르지만 <PD수첩>에서 11월말, 12월초 방송 목표로 계속 알아보는 것 같다. 특히 삼성 부분, 검찰 부분…. 과연 이런 게 어떤 내용으로 포장돼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사회 방송을 보는 시민들의 시선과 내부의 인식, 갭이 큰 것 같은데? 현장 나가면 MBC 꺼지라 하고, 안에서는 현 경영진 때문에 어렵다 하고…. 젊은 기자 PD들만 애먹고 있는 상황 아닌가.

K  이번에 동료 PD가 촛불집회 취재하러 나갔는데, 시민들이 중계차를 밀고 낙서를 하고 그랬다고 한다. 원래 KBS 뉴스 취재진도 군중 사이에서 중계방송을 하려 했는데, 결국 건물 위에 올라가서 했다더라. 추적60분 촬영 시 경찰차 위로 카메라 올라갈 때 경찰이 길을 터준 준 모양인데, 그걸 보고 “역시 KBS는 경찰하고 친밀하다”고 욕하기에, 카메라에서 KBS 로고 떼고 했다더라. KBS 취재팀이 내려가니까 이어서 MBC가 올라왔다더라.

M  오히려 KBS가 궁금하다. 건강한 조직원이 현장에 많다고 들었는데, 안에서 타개책을 만들 길이 보이는가?

K  뾰족한 타개책이 없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협회에서 모이면 투쟁하자 그러고, (촛불집회) 특별생방송 하자 그러긴 하지만, 전망이 엄청 밝지만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시청률과 SNS 살피며 시청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시청자에 대한 영향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생각하는 간부들도 있다. 보도 부문은 더 심각할 거다. 지난주 JTBC에서 줄기세포 단독 보도를 했을 때 2049 시청률을 비교해보니 JTBC <뉴스룸>이 KBS <뉴스 9>보다 높았다. 그런데 KBS 경영진들은 기존 시청률만 보고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받는 시사, 뉴스 프로그램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일단 KBS가 중심이 되어 독점 시청률을 누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고루한 생각일지 몰라도 정치적 독립성과 신뢰를 회복한다면 공영방송의 존재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S  지상파의 위기,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위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발견한 게 아니라 외부 충격으로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도 안타깝다. 이 상황에서 내부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과제까지 있으니 참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다. 권력과 방송이 대립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자본과 싸움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됐는데, 공영방송이 아직 권력과 싸우고 있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필요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종편과의 경쟁에서 밀린 이유를 돌아봐야 할 때다.

사회자 JTBC가 잘 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종편과 지상파의 경쟁 구도는 아닌 것 같다. JTBC · 한겨레 · 경향, 그리고 속내는 다르지만 TV조선 등 여러 언론사가 앞장서고 PD들이 뒤따르고 있는 모양새 아닐까? 평상시에는 출입처에 묶여있지 않은 PD들이 특종을 많이 할 수 있지만, 지금은 특종을 기자들이 선점했다고 PD들이 낙담할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M  TV 조선은 의도가 보이니까 얘기하지 않겠다. JTBC 드라마 <송곳> 보면, 사회성이 있다 해서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명쾌하고 디테일한 걸 좋아하는 세상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걸 못 따라갈 정도로 지상파가 굼뜬 것도 문제다.

신뢰 회복은 정확한 전달에서 출발
‘한발 더 들어가서’ 보는 게 중요

▲ 지난 21일 서울 목동 한국PD연합회 회의실에서 열린 '촛불정국 지상파 PD 대담'에 참석한 SBS 이윤민 PD(왼쪽)와 KBS 조나은 PD. ⓒPD저널

S  시사·교양이라는 장르가 사실 한국만의 독특한 장르인데, 이번 촛불 정국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시사·교양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나 수요가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생각한다. 흔히 경영진은 보도나 시사는 회사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JTBC 같은 경우 오히려 그걸로 이미지도 올리고, 시청률도 올렸다. 역으로, 그런 역할을 우리가 못하면 시사·교양 장르는 기자들에게 넘어가는 거고, PD들한테는 아무 역할도 남지 않을 수 있다. 결국, PD 스스로 독립성을 찾아야 한다. PD들의 장점은, 기자는 데스크가 아이템 첨삭을 할 수 있지만 PD의 프로그램은 첨삭이 안 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안 하면 안 했지. 그런 걸 좀 살리면 위기를 통과할 길이 보이지 않을까.

K  입사 직후, 기자 생활을 잠깐 했다. 기자와 PD를 짧게 경험한 뒤 PD를 선택했다. PD가 매력적이었던 건, PD는 취재원 입장이 아니라 시청자 입장에서 아이템을 바라볼 수 있고 상식선에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월급 받으면서 시간 투여해서 뭔가를 알아낼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조직이 그런 걸 받쳐주는지 의아한 건 사실이지만, 좀 더 노력해야 할 거라고 본다.

S  PD들이 기자들보다 집중력이 뛰어났던 건, 다른 사람들 신경 안 쓰는 걸 우리가 집중해서 취재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모든 기자들이 거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그것이 알고 싶다>도 우리가 캐냈다 생각하며 취재하고 있었는데, JTBC 등 다른 데서 먼저 기사화하니까 힘들었다고 한다.

M 시사 프로가 빠른 호흡 따라가기는 힘들다. 이 상황에서는 ‘단독’도 아무 의미가 없는 거 같다. 어제 JTBC <스포트라이트> 보는데 ‘단독’ 자막이 100번은 나온 것 같다(웃음). 이럴 땐 하나의 사안을 깊이 있게, 손석희 앵커 말처럼 ‘한 발 더 들어가서’ 보는 게 중요하고, 그런 게 PD들의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JTBC의 태블릿 PC 단독보도 이후 PD들이 별도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시민들의 춧불은 자발적으로 타오른 거고…. PD건 기자건, 방송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이 사태를 정확히 바라보고 정확히 전달하는 역할 뿐이다. 나도 춧불 정국에 시민으로 참여할 뿐이지, 방송인으로 참여하는 건 아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공영방송 바로세우는 ‘언론혁명’

사회자 이번 촛불혁명은 4·19와 6월항쟁 이후 가장 큰 사건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우리 사회 부패 카르텔의 전모가 드러났다. 모든 진상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면 우리 사회는 한 단계 발전할 것이다. 이번 시민혁명은 어떤 의미에서는 언론혁명이라 할 수 있다. 강고한 기득권 카르텔을 깬 것도 언론이고, 촛불의 구심점이 된 것도 언론이고, 결국 공영방송 KBS와 MBC를 바로 세우는 걸로 마무리될 혁명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PD들도 분명 할 일이 있다는 걸 확인한 자리였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모두 힘내기 바라며, 한 마디씩 나누고 마무리하자.

K   선배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부잣집 시집 온 줄 알았는데 망한 부잣집이라고(웃음). 지금 이렇게 방송3사 PD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슬픈 상황인 것 같기도 하다.

M  사석에서 KBS, SBS 동료들 만나면 항상 MBC에 대한 위로로 끝난다(웃음).

S   방송3사가 경쟁할 때, 한쪽이 안 되면 우리가 잘되는 거였는데, 지금은 하나 안 되면 다 안 된다(웃음).

녹취 및 기록 : 하수영 기자 / 대담 정리 : 이채훈 정책위원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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