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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방송법 시안에 대한 두 가지 의문
  • 승인 1998.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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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국민회의가 방송법안의 시안을 마련했다고 한다.방송인들, 특히 방송제작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 방송 프로듀서들은 그 법안의 내용이 매우 궁금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최근 일부 언론의 지면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법안의 내용은 우리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것이어서 자못 실망스럽다.특히 우리 사회에 개혁이 퇴조하고 있다는 여론이 공감을 얻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금번 방송법안의 일부 내용은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신정권에 던지고자 한다.첫째, 신정권은 과연 방송독립의 의지가 있는가.방송독립은 우리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절대명제이다.그러나 시안의 내용대로라면 방송의 자율적 규제업무를 담당할 방송위원회의 건강성이 심히 우려된다. 친여권인사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위원회 규정은 모양만 바꾼 과거 공보처와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우리는 신정권의 개혁의지를 믿어 의심치 않을 뿐더러 우리 사회에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는 귀중한 소명을 다할 충분한 의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거와 같이 정권이 시키는 대로만 따를 의사는 없다. 우리는 힘있는 자는 독주하려는 본능이 있고 그 결과 종종 의도하지 않은 결론에 다다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결과 오늘 우리 사회의 참담함과 순진한 국민의 비탄 속에서 권언유착의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또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킨 역대 정권의 말로는 심히 불행했다는 사실을 지혜로운 현정권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방송은 사육된 하이에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그 하이에나는 때가 되면 힘없는 주인의 목줄기를 파고들어왔다. 따라서 신정권은 방송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권력 자신을 감시토록 하는 편이 오히려 현명할 것이다. 그것은 어려운 결단이지만 반드시 내려야할 지혜로운 결단이다. 이런한 점에 동의한다면 국민회의가 생각하고 있는 방송위원회 위원구성 방식은 재고되어야만 한다.두 번째, 신정권은 방송독립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가?방송독립을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제작자율권의 보호이다.그것은 편집·편성권의 보장이라는 이념으로 구현된다. 우리 방송 프로듀서들은 그동안 ‘언론개혁 10대과제’를 통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편성위원회 설치 조항이 법안에 빠져있음을 보고 대단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편집·편성권 독립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편성위원회 설치는 노사가 협의해 가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왜냐하면 편집권의 독립은 다름아닌 ‘국민의 알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편성권의 독립 역시 방송사가 편성을 이유로 국민의 알권리를 제약해서는 안된다는 법정신에 따라 반드시 법에 명시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근거에서 우리가 요구한 것이 편성위원회의 설치의무였고 그 구체적인 방법은 노사합의에 맡긴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주장을 입법부가 아닌 구속 당사자인 우리 프로듀서들이 직접 해야하는 현실이 오히려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contsmark1|법은 그 형식과 내용못지 않게 구현하고자 하는 이념이 중요하다는 것은 다른 설명을 필요치 않는다. 그리고 그 이념이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역사는 그것이 진정한 진보이고 성공적인 개혁의 추동력임을 증명해왔다.그런 점에서 국민회의의 방송법안은 현재보다 진보적이어야 하고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이땅에 방송이 전파를 탄지 올해로 70년이다.불혹과 이순을 넘긴 나이에 오늘 우리가 절실히 깨달은 것은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게 아니라 오직 자유만이 우리를 진리케 한다는 너무나도 진부한 잠언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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