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역자 청산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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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양대 노조 총파업 돌입, "공영방송 회복, 보도참사·독선경영 심판" 목표

KBS 양대 노조가 8일 오전 6시부터 ‘공정방송 쟁취와 보도참사, 독선경영 심판’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KBS 양대 노조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그 결과 조합원의 85.5%가 총파업에 찬성했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 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는 8일 오후 2시, KBS 본관 앞 계단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의 시작을 알렸다. 2009년 KBS 노조가 둘로 나뉜 이후, 양대 노조가 연대하여 총파업에 돌입한 건 2014년 길환영 전 사장의 부당 보도개입에 항의했던 연대 총파업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 KBS 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 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는 9일 오후 2시, KBS 본관 앞 계단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의 시작을 알렸다. ⓒPD저널

이번 총파업 투쟁에서 KBS 양대 노조는 ▲공영방송 위상 추락에 대한 사장 대국민 사과 및 보도, 방송책임자 처벌 ▲공영방송 장악 진상 규명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통과 ▲일방적 임금삭감 등 독선경영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할 예정이다.

KBS 노동조합 이현진 위원장은 “40년 전 언론 탄압이 난무하던 그 시절과 지난 4년은 별반 다를 게 없었다”며 “2012년 KBS는 김인규 전 사장의 퇴진 투쟁을 벌인 결과 승리했지만 그 이후로도 제2의 김인규, 제3의 김인규가 계속 들어오고 있고, 지금의 고대영 사장도 예외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지금이야말로 국민들의 염원에 화답해야할 때다. 당당히 앞서나가야한다. 어느 순간부터 KBS 내부에는 패배주의가 팽배해졌다. 그러나 국민들을 믿고, 반드시 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KBS를 돌려드리자”고 강조했다.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162명이 공동발의한 KBS 지배구조 개선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세 달 안에 13명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여7:야6)를 만들어야 하고, 새 사장과 감사 등의 선임 또한 마쳐야 한다.

언론노조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은 “고대영 KBS 사장은 보도본부장 시절 양대 노조가 투표를 통해서 불신임시켜서 쫓아냈다. 그런데 청와대가 KBS를 장악하기 위해서 KBS 이사회를 통해서 사장으로 새롭게 내려보냈다”며 “그 고대영 사장은 취임 이후 1년 동안 제멋대로 KBS를 경영해왔고, 급기야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도참사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지난 2년 반 전, KBS 양대 노조는 힘을 합쳐 낙하산 사장이던 길환영 전 사장을 내쫓았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번 싸움에서는 그때 못다 했던 숙제를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함께 일어나서 박근혜가 심어놓은 KBS 내부의 부역자를 청산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 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 계단에서 KBS노조와 언론노조 KBS본부 양대 노조 조합원들이 ‘공정방송 쟁취 및 보도참사, 독선경영 심판’을 위한 KBS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PD저널
▲ 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KBS 총파업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KBS 부역자 청산”을 외치고 있다. ⓒPD저널

출정식에 함께 자리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도 “그동안 언론노동자들은 ‘언론노동자들이 싸우는 법도 잊어버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KBS 노동조합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동지들이 드디어 일어섰다”며 “상식을 되찾는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공정방송을 훼손하는 언론 자유의 적들을 청산하자. 오늘을 계기로 언론 노동자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출정식이 끝난 직후, “박근혜는 퇴진하라! 공정방송 사수! 투쟁!”을 외치며 20여분간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까지 행진했다. 이어 오후 3시30분부터는 여의도 새누리 당사 앞에서 진행되는 ‘박근혜 즉각 퇴진! 언론장악 분쇄!’ 언론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합류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이후, 조합원들은 8일 오후 7시 국회 앞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KBS 양대 노조는 9일 오전 11시,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KBS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오후 1시 30분에는 여의도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파업에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하여 9일 국회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생방송(일반뉴스 제외)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제외하며, 이외 생방송 담당(앵커, 아나운서, 특파원, 프로그램 진행자) 조합원도 전부 파업에 동참한다.

다음은 KBS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총파업 공동 결의문이다.

청와대 개입, 이제는 정말 끝내겠습니다!

KBS는 공영방송인가? KBS는 국민의 방송인가? 정말로 그러한가? 촛불은 차갑게 묻고 있습니다. 국민은 무겁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답하기 어렵습니다. 'KBS는 공영방송입니다, 국민의 방송입니다'라고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 촛불의 바다에서 우리는 분명히 듣고 보았습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KBS는, 너희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뼈아픈 질타를, 무거운 비판을 그리고 냉정한 외면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우리는 시청자의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국민의 사랑은 떠나가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는 존폐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아니, 촛불의 심판은 이미 내려졌는지도 모릅니다.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싶지만 분명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패배는 여기까지입니다. 절망감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공영방송의 후퇴는 이미 큰 잘못이지만, 공영방송의 붕괴와 소멸은 더 큰 죄악이기 때문입니다. 공영방송을 무너지게 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공영방송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지만,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흔든 박근혜 정권은 생명이 다해가고 있습니다. 광장을 뒤흔든 촛불은 탄핵의 압도적 가결을 이뤄낼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에 종지부를 찍는 내일 탄핵의 순간까지 촛불은 횃불이 되어 불타오를 것입니다. 우리도 오늘 총파업을 선언하고 시민이 만드는 역사에 힘차게 동참할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탄핵은 KBS를 되살리라는 마지막 신호탄입니다. 우리는 집요하게 싸울 것입니다. KBS를 망친 공영방송 파괴범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촛불이 두려워 교묘히 숨어버린 박근혜 부역자들도 명명백백히 가려내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민의 사랑을 되찾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겠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끈기있게 싸워야 합니다. 청와대가 공영방송에 개입하려는 시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한 지배구조를 세워야 합니다. 시민의 명령으로 제정돼 국회의 책상에 오른 새 방송법이 통과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입니다. KBS의 진정한 독립을 이뤄낼 초석을 반드시 쟁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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