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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을 때까지 곪았다, ‘무도’ 이러다 쓰러질라

‘무도’ 거듭되는 시즌제 필요성...현실적 걸림돌 한가득 표재민 기자l승인2016.12.13 16: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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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의 시즌제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일까. ⓒ MBC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MBC <무한도전>의 ‘답이 없는’ 고뇌가 다시 한 번 표출됐다. 책임 프로듀서이자 이 프로그램을 10년 넘게 끌고온 김태호 PD가 빠듯한 제작 시간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뾰족한 실마리가 없는 공허한 메아리가 계속되는 형국이다.

김 PD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택시 할증 시간 끝날 쯤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기간과 두 달의 준비기간을 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 김 PD는 “#에라모르겠다#방송국놈들아#우리도살자#이러다뭔일나겠다”라는 글을 덧붙이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PD가 제작상의 어려움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5월에도 “어린이날도 어제가 된 이 시간. 할 일은 많고 마음은 불안하고”라고 글을 올렸다. 또한 김 PD는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도 시즌제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시즌제를 하려면 <무한도전> 대안 프로그램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무한도전> 전문가는 MBC 내부에서 우리밖에 없기 때문에 답을 우리가 찾는 게 맞다고 본다”라면서 “그래도 시스템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제작진으로서의 명확한 답이 없는 고민을 거듭하는 상황을 전했다. 또한 11년간 장수하다보니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는 구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럼에도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꾀하다보니 기획과 제작에 좀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어려움도 알렸다. 방송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시간이 촉박한 악순환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 

웬만한 인기 아이돌그룹 팬덤을 뛰어넘는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기에 김 PD가 이 같은 심경을 피력할 때마다 시즌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지만 MBC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 첫 방송 이후 일정한 틀 없이 매주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구성 하에 방송 중인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다. ‘국민 예능’이라는 명예로운 별명대로 단순한 예능을 넘어 문화 현상을 주도하고 사회적인 영향력과 파급력이 높다. 때마다 공익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구성과 시의적인 이야기를 건드리며 그 파괴력을 날로 키우고 있다. 정부도 하지 못하는, 수십억 원의 돈을 쏟아부어도 소용이 없었던 사회와 인식 변화가 <무한도전> 방송 이후 벌어지는 일이 많았다.  

▲ <무한도전> 책임 프로듀서인 김태호 PD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 MBC

11년간 방송을 이어왔고, 예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거나 대형 특집을 한꺼번에 준비하다보니 제작 과부하에 시달린 게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재미와 공감을 잡으면서도 파격과 도전을 함께 해왔다. 이 같은 끝 없는 시도는 <무한도전>의 인기와 영향력을 높였다.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현실이다.

품이 많이 들어가는 특집을 준비하면서 매주 방송을 하다 보니 이른바 ‘땜빵’ 구성으로 간신히 채웠다가 재미 없고 성의 없는 방송이었다며 다시 <무한도전>에게 아픈 부메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재미 없는 구성일지언정 제작상의 도전을 통해 즐거움의 기복이 존재하기에 예능을 선도하는 프로그램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유기체적으로 돌아가며 끝없이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발전과 성장을 꾀하는 전무후무한 예능으로 불린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체력적인 소모, 그리고 좀 더 발전적인 기획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무한도전> 안팎의 목소리가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MBC로서는 토요일 오후 6시대를 책임질 대체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이 시즌제를 섣불리 시도하지 못하는 배경이 된다. 경영진이 날개 돋힌 듯 팔리는 <무한도전> 광고 판매 이익을 포기하기 쉽지 않고, 상당수의 시청자들도 시즌제는 공감하면서도 공백을 기다려줄지도 의문이라는 현실적인 걸림돌이 존재한다.

<무한도전>이 어느새 하나의 프로그램을 넘어 인생의 한 부분이 됐다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이 있기에 지금의 <무한도전>의 인기가 유지된다고 볼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시즌제로 전환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래서 시름이 더 깊은 <무한도전>의 한숨이 오늘도 계속 되고 있다.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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