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 4인 “자기반성 없는 KBS” 비판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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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이사·고대영 사장, 공영방송으로서 신뢰도 회복에 전혀 관심 없어"

공영방송 KBS 이사 4인이 지난 14일에 열린 KBS 임시이사회에서 통과된 ‘2017 KBS 방송기본계획’에 “그동안 권력 감시 기능을 하지 못했던 KBS가 국민으로부터 지탄 받는 상황에 대한 자기반성 없다”고 지적하며,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일방적으로 통과된 지점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 KBS 이사회(이사장 이인호)는 방송법 제46조에 의거,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11명의 비상임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KBS 홈페이지 화면캡처

KBS 이사회는 지난 14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제863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고대영 KBS 사장이 이사회에 제출한 ‘방송기본계획(안)’에 대해 논의했다. ‘방송기본계획(안)’에는 「희망 2017, KBS가 함께합니다」라는 방송지표 아래 희망찬 미래와 국민통합의 중심 역할, 성장동력 창출, 소통과 공론의 장 마련 등의 10가지의 방송기본방향을 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야권 추천 KBS 이사 4인(전영일・권태선・김서중・장주영)은 지난 14일 ‘희망 2017이 아닌, 절망 2017 KBS’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방송기본방향에는 대통령이 탄핵되고 수백만 국민들이 거리에서 ‘이게 나라냐’라고 외치는 엄중한 현실에 대한 인식과 KBS가 그동안 권력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데 대한 반성이 담겨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KBS 경영진은 물론 다수 이사(여권 추천 이사 7인)들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KBS의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대영 사장 취임 이후, KBS의 지난 1년에 대해서 “KBS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고 부실 경영을 악화시킨 한해였다”고 평하며 “그럼에도 고대영 사장은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미사여구로 치장한 방송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언론의 기본 역할인 권력감시 기능을 포기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KBS가 자기반성이라는 본질은 외면하고 뜬구름 잡는 내용만 늘어놓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KBS 이사 4인은 “방송기본계획에 ‘권력감시라는 공영방송의 기본소임을 다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는 표현이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으나, 이사회에서 다수 이사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방송기본계획(안)을 통과시켰다.

KBS 이사 4인은 “그동안의 행태로 볼 때 지금의 다수이사들과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으로는 KBS가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국회가 방송법을 개정하여 공영방송으로서 KBS의 위상을 회복하는 데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명을 낸 KBS 이사회의 4인의 이사 외에, 다수 이사 7인으로는 이인호 KBS 이사회 이사장, 김경민(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변석찬(前 KBS 비즈니스 고문), 조우석(문화평론가), 이원일(법무법인(유한)바른 대표변호사), 차기환(우정합동법률사무소 공동대표), 강규형(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있다. 

 

다음은 KBS 이사 4인의 성명 전문이다. 

희망 2017이 아닌, 절망 2017 KBS

고대영 사장은 2017년 KBS 방송의 지향점을 요약한 <방송지표>와 <방송기본방향>을 담은 방송기본계획(안)을 이사회에 제출하였다. 회사 쪽이 제안한 방송기본계획안은 「희망 2017, KBS가 함께 합니다」란 방송지표 아래 1. 희망찬 미래와 국민통합의 중심 역할, 2. 성장동력 창출 3. 소통과 공론의 장 마련 등 10가지 기본방향을 담고 있었다.

우리 4인 이사들은 방송기본방향에는 대통령이 탄핵되고 수백만 국민이 거리에서 “이게 나라냐”라고 외치는 엄중한 현실에 대한 인식과 KBS가 그동안 권력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데 대한 반성이 담겨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KBS 경영진은 물론 다수 이사들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KBS의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단적인 예가 최근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언론학회 소속 언론학자 4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KBS는 신뢰성, 공정성, 유용성 부분 모두에서 8위안에 들지 못했다. 같은 조사에서 한 때 1,2위를 다투던 KBS가 작년에는 5위로 떨어지더니 올 해에는 아예 순위에도 오르지 못한 참담한 상태에 이른 것이다.

KBS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저널, 한국기자협회, 시사인 등 여러 조사에서도 되풀이되었기 때문에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는 고대영 사장이 취임한 후 1년간 4·13 총선 때 지나친 북풍보도, 이정현 보도 개입 뉴스 외면, 편향된 사드배치 보도, 내외부의 문제제기 묵살과 보복성 징계 등 끊임없이 반복된 불공정보도와 불신이 쌓인 결과일 뿐이다.

또한 영업적자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고 UHD방송 투자 등 지출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경영 위기를 해결하려는 뚜렷한 대책도 없이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방송센터를 새로 짓겠다고 하고 있다. 2년간 노사 간에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 공정방송을 둘러싼 내부 갈등은 그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지난 1년은 KBS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고 부실경영을 악화시킨 한 해였다.

그럼에도 고대영 사장은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미사여구로 치장한 방송기본방향을 제시하였다. 언론의 기본 역할인 권력감시기능을 포기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KBS가 자기반성이라는 본질은 외면하고 뜬구름 잡는 내용만 늘어놓고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 2017년의 방송기본계획에는 2016년의 경영결과를 진솔하게 평가하고 특히 KBS가 처한 위기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반성 속에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이 들어가야 함을 강조하였다. 우리는 최소한 방송기본방향에 ‘권력감시기능을 강화하여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다수이사들과 고대영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시청자들의 신뢰회복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우리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였다. 또한 내년에 대통령선거가 있기 때문에 주권자의 뜻을 잘 반영하는 정치체제와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공론장으로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때인데도 2항의 공정한 선거방송 부분을 5항으로 내리는 황당한 결정을 하였다. 우리는 국민의 비판에 귀 막고 일방통행하는 다수 이사들과 경영진의 행태에 동의할 수 없어 이사회를 거부했다.

이제는 그 동안의 행태로 볼 때 지금의 다수이사들과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으로는 KBS가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국회가 방송법을 개정하여 공영방송으로서 KBS의 위상을 회복하는데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

2016. 12. 14.

전영일, 권태선, 김서중,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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