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정윤회 씨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이 MBC 드라마 캐스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 PD들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MBC PD협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배우 정우식은 지난 2년 동안 (MBC의) 드라마 8편에 연속으로 출연하면서 대한민국 드라마에 새 역사를 썼다“며 “공영방송 MBC의 사장과 드라마본부장이 한 무명배우의 배역을 챙겨주느라 노심초사했다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MBC PD협회는 안광한 MBC 사장, 장근수 드라마본부장,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에게 수많은 연기 지망생들이 드라마 오디션을 보기 위해 애태우고, 드라마 PD 또한 캐스팅에 최선을 다하는 현실에서 이같은 특혜는 “한때 PD였던 사람들이, PD가 만드는 드라마를 망치려고 나선 것일 뿐만 아니라 해사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MBC의 보도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무력화되었던 현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MBC PD협회는 “(MBC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 PD들이 세월호 2주기, 고 백남기 선생, 위안부 협정, 국정교과서 등의 아이템을 제안했지만, 백종문 본부장과 김현종 본부장, 박용찬 시사제작국장이 모두 잘랐다”며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 이제 드라마까지 망가뜨릴 속셈이었던 말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어 MBC PD협회는 "PD들의 자긍심을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린 당신들은 더 이상 MBC PD가 아니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현장에서 고생하는 PD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당장 그만 두라"고 주장하며 이들을 MBC에서 몰아낼 때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는 15일 ‘배우 정우식 관련 보도에 대한 드라마본부장의 입장’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배우 정우식의 드라마 출연과 관련된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MBC는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성장 가능성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 그 역량이 드라마에 반영되도록 하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총괄책임자로서 드라마본부장의 역할”이라며 “배우 정우식은 MBC 오디션에 지원하기 전 이미 SBS의 <결혼의 여신>(2013년)과 tvN의 <로맨스가 필요해>(2014년)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배우였으며, 정상적인 오디션에 참가해 여타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연기력이 평가돼 발탁됐고, 기획사와 제작사 관계자들의 추천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 정우식은 당시 이수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었기에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으며,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이) 드라마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본부장으로서 PD들에게 ‘이수현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오디션과 출연을 적극 검토해 보라’는 의도를 강조하다가 사실과 다르게 사장을 언급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