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한과 그 추종자들은 즉시 MBC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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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의 드라마 농락에 대한 PD연합회 성명 전문

비선실세 정윤회의 아들 정우식이 MBC 안광한 사장의 지시로 지난 2년 동안 8편의 MBC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게 밝혀졌다. 이는 안광한 사장이 오직 자기 영달을 위해 비선실세에게 충성을 다했다는 뜻으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이 15일 청문회에서 지적했듯, 문화계의 정유라 사건에 다름 아니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정우식을 정당한 오디션도 없이 드라마에 발탁한 것은 온갖 편법과 특혜로 정유라를 이화여대에 입학시킨 것과 똑같이 모든 사회적 규칙과 신뢰를 무너뜨린 부정행위로, 특검수사를 통해 전말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중대 사안이 아닐 수 없다.

MBC 시사프로그램의 끝없는 추락으로 실의에 빠진 MBC 구성원들은 드라마까지 농단된 이번 사태를 보며 "PD의 자긍심은 쓰레기통에 쳐박혔다"며 한탄하고 있다.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사장의 오더가 있었음을 시사하다가 말을 바꾸는 등 좌충우돌하고 있다. 정우식 캐스팅을 직접 지시한 안광한 사장은 국민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납작 엎드린 채 숨어 있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안광한이 MBC 사장에 취임한 그 순간, 이 막장 드라마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최승호, 박성제를 구체적 사유 없이 해고했다"고 스스로 밝힌 그 어처구니없는 순간, MBC 구성원들의 자긍심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 MBC PD들은 "안광한, 장근수, 백종문, 이들이 PD였다는 것이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프다"며 탄식하고 있다. 한때 국민의 사랑을 받은 MBC가 박근혜-최순실 부패 정권의 하수인에 의해 이토록 처참하게 망가진 데 대해 우리는 MBC PD들과 똑같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 사진은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인물 사진 안광한 MBC 사장(왼쪽),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

MBC는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을 마지못해 꾸렸다가 슬그머니 해체해 버렸고,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를 사퇴한 박상권 기자를 비제작부서로 발령 내는 보복 인사를 감행했고, 탄핵 가결 직후 야당 의원들의 저녁 식사 자리를 특종인 양 보도하여 탄핵의 정당성을 훼손하려 들었다. 이 뿐이 아니다. MBC는,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8월,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과 조선일보의 통화 녹취 파일을 보도하여 미르 · K스포츠재단 의혹의 본질을 호도하려 했다. 누군가 비밀리에 제공한 녹취파일을 사용한 보도 방법도 문제지만, MBC가 대통령 박근혜와 비선실세 최순실의 충견으로 시종일관 진실을 왜곡해 왔다는 정황이 아닐 수 없다.

안광한을 위시한 MBC 경영진에게 묻는다. MBC 기자, PD들이 촛불 현장에서 욕먹고 쫓겨날 때에 당신들은 무엇을 했는가. MBC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바닥을 헤맬 때 당신들 중 누가 책임을 졌는가. 그 동안 당신들이 저지른 죄상은 낱낱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유능한 기자와 PD들을 비제작부서로 쫓아내고, 그 자리를 영혼 없는 시용 기자와 시용 PD로 채워서 수족처럼 부려왔다. 정당한 비판의 목소리를 부당 징계와 해고로 탄압하여 MBC가 냉소와 자조의 찬바람 속에 침몰하게 만들었다. 야당 대선후보를 공산주의자로 매도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의 비호 아래 기자, PD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찰하여 MBC를 거대한 감옥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모든 패악의 역사는 오직 박근혜-최순실 정권의 죄상을 감추고 연장하려는 목적이었음이 분명하지 않은가.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이제 MBC PD들은 굴종을 떨치고 다시 투쟁의 깃발을 들었다. 분노한 촛불 민심이 MBC PD들의 정당한 투쟁을 응원하고 있다. 안광한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이미 생명이 다한 박근혜-최순실 정권과 운명을 함께 하겠다는 것인가. 당신들은 방송의 주인인 시청자 국민에게 끝까지 맞서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MBC 경영진은 박근혜-최순실과 함께 정의의 심판대에 서야 할 것이다. 그들이 MBC에서 물러나고 합당한 처벌을 받을 때까지, 그리하여 MBC 프로그램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고 MBC PD들이 빛나는 자긍심을 회복할 때까지, 우리 한국PD연합회는 MBC PD들과 힘을 합쳐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16년 12월 16일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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