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들이 특검에 언론장악 방송농단에 대해서 철저히 수사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언론단체시국회의와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 앞에서 ‘언론장악 방송농단 특검 수사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에 청와대의 언론 장악을 고발했다. 또한 비선실세 정윤회 아들의 MBC 드라마 특혜 출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지난달 TV조선에서 입수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서, 청와대가 공영방송 KBS 사장, 이사장 등 고위직 인사에 개입한 정황과 청와대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통해 언론 통제 지시를 내린 의혹을 포착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고발했다.
언론단체들은 “해당 고발 이후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의 증언 등 청와대의 언론탄압에 대한 새로운 증언과 정황이 계속 확인된 만큼 해당 사건을 특검이 중앙지검으로부터 이관받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특검에 진정서(수사요청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석운 공동대표는 “언론과 검찰의 은폐 때문에 박근혜-최순실의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사태가 오늘날 이 지경까지 왔다”며 “언론 장악 실태를 특검에서 명명백백하게 수사하기를 촉구한다. 만약 특검에서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특검 또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SBS 출신인 허원제 정무수석과 해당 고발 사건의 기 고발자인 김성우 전 홍보수석이 SBS에 수시로 개입하려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언론노조 SBS본부의 윤창현 본부장은 “허원제 정무수석은 정무수석 잉크가 마르기도 전이었던, 지난달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규명하는 ‘대통령의 시크릿’편(11월 19일 방송)을 방영하기 직전, SBS 고위 경영진에게 전화를 걸어서 만날 것을 요청했었다”며 “경영진이 만남을 거부했더니 방송이 나간 직후 전화가 뚝 끊겼다고 하더라. 정무를 담당하는 정무수석이 왜 방송사에 전화했겠나. (방송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명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본부장은 “이전에 김성우 전 홍보수석 또한 SBS에 수도없이 전화를 통해 정부 비판 아이템이나 사드 보도 비판 기사에 대해서 압력을 넣기도 했다”며 “이 모든 게 우리가 목도하는 헬조선의 현실이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다. 언론 부역자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해야 할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카메라를 뺏는 사이 국민들의 삶은 도탄에 빠졌다.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이었던 정권의 언론장악에 대해서 특검이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만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언론단체들은 비선실세의 MBC 출연 특혜 의혹 등 방송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도 강력하게 촉구하며 비선실세 정윤회, 안광한 MBC 사장, 장근수 드라마 본부장에 대해 배임수증재죄, 업무상 배임 혐의 그리고 방송법 위반으로 특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근 언론보도 및 MBC 드라마 제작 관계자 등의 진술에 의하면, 소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라 불리던 정윤회가 공영방송 MBC의 경영진인 안광한과 장근수게 정윤회의 아들 진정외 정우식의 캐스팅과 관련된 지시나 청탁 등을 하고, MBC 경영진인 안광한 MBC 사장, 장근수 드라마 본부장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정우식에 대한 여러 ‘캐스팅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발생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비선실세였던 정윤회의 아들 배우 정우식 씨가 2014년 안광한 MBC 사장이 취임한 이유 7편의 MBC 드라마에 연거푸 출연하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명 연기자가 아닌 사람이 쉴 틈 없이 출연한 것은 무엇인가 특혜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방송가의 일반적 관측”이라며 “장근수 MBC 본부장이 사장 지시에 따라 캐스팅을 담당하는 PD들에게 사정했다는 의혹 등 뒷받침하는 증언들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는 방송계의 정유라 사건”이라며 “여러 정황상 안광한 사장이 사장이 되는 데에 비선실세였던 정윤회의 입김이 있었던 건 아닌지 합리적 의심까지 든다. 특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밝혀 책임자들을 엄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PD연합회 오기현 회장은 “공영방송 KBS에 대한 인사개입과 압력, MBC 드라마에 캐스팅 특혜 의혹, SBS에 대한 청와대의 직접적인 압력 등등이 밝혀진 만큼 특검이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해야 할 충분조건은 성립했다”며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척결하기 위해 책임자들을 청산해야한다. 특검은 타이밍을 놓치지 마라. 우리 대한민국과 방송계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언론단체들은 이밖에도 국조특위가 ‘언론게이트’ 청문회 열어 청와대의 언론장악, 비선실세의 방송농단 의혹 집중 조사할 것과 6차 청문회에서는 EBS와 YTN에도 비선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증인을 불러세워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