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사전 제작 드라마...'태후' 웃고 '함틋'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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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드라마 결산] 내년에는 시트콤 부활할까

▲ 하지만 양날의 검이었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중국 진출은 대규모로 투입된 자본금을 회수하는 기반이 됐지만, 사전제작의 특성상 시청자의 반응을 민감하게 반영하기 어려워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경우도 생겼다. ⓒ KBS

2016년 드라마업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방송사가 사전제작 드라마에 앞 다퉈 나섰지만, ‘절반의 성공’이라 부를 정도로 명암을 확인하는 한 해였다. 시청 타깃이 명확한 케이블 채널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소화하기 위해 ‘리메이크 드라마’ 제작에 관심을 쏟았다. 하반기에는 지상파 방송사의 반격이 시작됐다. 콘텐츠 시청 행태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핑거 콘텐츠’인 웹 드라마 형태를 빌어 시트콤에 대한 관심을 북돋았다.

 

■과도기에 들어선 사전제작 드라마= 올해 드라마업계 키워드는 ‘사전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꽤 오래 전부터 촉박한 촬영 일정에 따른 밤샘 촬영과 ‘쪽대본’ 남발이라는 드라마 제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환으로 사전제작 드라마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올해 굵직한 작품들은 중국과의 방송 교류를 발판 삼아 사전제작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양날의 검이었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중국 진출은 대규모로 투입된 자본금을 회수하는 기반이 됐지만, 사전제작의 특성상 시청자의 반응을 민감하게 반영하기 어려워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경우도 생겼다.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은 단연 KBS <태양의 후예>이다. 시청률 30%를 넘을 정도로 ‘태후’ 신드롬을 일으키며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다. 한중 동시 방영은 물론 동영상 플랫폼에 판권 판매 수익과 누적 조회수 증가에 따른 추가 매출 수익을 거뒀다. 반면 스타 캐스팅으로 승부수를 띄운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 <함부로 애틋하게>, 중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아이유, 이준기 주연의 SBS<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 금지 조치를 강화하면서 제작 완료된 SBS<사임당-빛의 일기>의 방송이 내년으로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 제작진이 국내 정서에 맞게 캐릭터의 인물 설정과 감정 표현 방식을 조절한 데 이어 배우 전도연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 tvN, KBS

■해외 드라마 리메이크 흥하거나 망하거나= 케이블 방송사는 ‘리메이크 드라마’ 열풍에 힘을 실었다. 다양한 장르와 참신한 소재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드라마에 눈을 돌린 것이다. tvN은 국내 첫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작 <굿와이프>를 제작해 방영했다. 동명 원작은 지난 2009년 첫 방송을 시작해 시즌7까지 방영됐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모은 작품이다. 리메이크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반신반의했지만 결과적으로 흥행을 거뒀다. 제작진이 국내 정서에 맞게 캐릭터의 인물 설정과 감정 표현 방식을 조절한 데 이어 배우 전도연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리메이크작 중 정서적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하거나, 기존 방식을 답습하면서 실패의 쓴 맛을 본 작품도 있었다. 하반기 기대작으로 예견됐던 tvN <안투라지>는 1%대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그널>로 스타성을 입증한 배우 조진웅이 출연하고, 수 십 명의 카메오 군단 가세해 화려한 연예계 일상을 보여주더라도 ‘현지화된’ 리메이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웠다. 또한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의 경우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40대 여성의 로맨스를 다뤘으나 소재의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드라마 틈새 파고 든다…시트콤 부활 신호탄?= 올해 막바지에 이르러 지상파 방송사들은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드라마 장르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모바일 중심으로 바뀐 시청 환경에 발맞춰 본격적으로 도전과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영 중인 KBS <마음의 소리>는 <신서유기>(tvN)처럼 온라인을 통해 콘텐츠를 선공개한 후 온라인판에 추가 영상을 더한 TV판을 방영하는 방식이다. KBS 예능국이 지난 11월 웹드라마 방식으로 10편을 제작해 내보냈고, 그 결과 웹드라마 조회수는 2천만뷰를 돌파했다. TV버전은 중장년층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수위를 조절했다. 각각의 캐릭터가 부각되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해 시트콤만의 유쾌함을 살려내 안방을 공략하고 있다.

그간 시트콤은 가뭄에 콩 나듯 방영됐다. 하지만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타고 당분간 방송사의 시트콤을 향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S는 한류팬들을 위한 한국어 학습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특집 시트콤 <정남이형>을 준비 중이고, SBS도 내년 초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족의 에피소드를 담아낸 <초인가족>을 편성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남자 셋 여자 셋>을 연출했던 김성덕 PD가 셰어하우스에서 벌어지는 남녀 3쌍의 로맨스를 다룬 <색다른 남녀>(방송사 미정)를 선보인다. 과연 방송사의 시도가 침체기를 겪어낸 시트콤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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