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볼거리, 느낄거리 많은 드라마 "임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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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혜(KNCC 언론위원회 모니터팀)

일주일에 34편이라는 tv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시청률에 뒤진 드라마는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주인공의 배역이 바뀌거나 도중하차 당한다. 누구는 "96년 tv드라마의 대부분이 기획도, 작가도, 연기자도 없는 시청률 몰이꾼들이 빈곤한 새참(?)이라고 평하였다. tv드라마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졸속기획이다. 이 방송사에서 시청률을 높이면, 다른 방송사에서 곧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기획된다. 졸속 기획을 하다보니 시청자들의 다양한 의견이나 욕구를 수렴하여 드라마에 반영할 수가 없다.

그러나 96년 연말을 장식하여 등장한 "임꺽정"은 tv 드라마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홍명희" 원작소설을 극화한 소재의 과감성, 3년이 넘는 촬영기간을 통한 사전 전작으로 군더더기 없는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역사물에서 볼 수 없었던 빠른 장면 전환,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워작의 맛을 살리면서도 드라마틱하게 압축한 탄탄한 구조의 대본, 적재 적소에 투입된 중견연기자와 신인 연기자, 양주골 세트를 비롯한 수십종의 의상과 풍경의 볼거리 제공 등에서 제작진의 성실한 기획과 연출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신인 연극 배우 "정흥채"의 임꺽정 캐스팅은 "임꺽정"의 성공을 예견 할 수 있으며, 신인연기자들의 과감한 캐스팅은 타 드라마와의 차별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임꺽정"은 드라마의 재미의 필수 요인인 스펙터클, 생존의 갈등, 남녀관계, 극의 질서와 대치, 놀람과 유머를 드라마 요소 요소 배치해 극의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장사익"씨가 부른 주제가의 삽입은 극읙 감칠맛을 나게 하고 있다. 드라마는 사회를 반영한다. 그러나 드라마가 새로운 시대를 열고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야 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임꺽정"은 삼각 사각의 사랑 놀음으로 가득찬 드라마 풍토에 기존사회의 권위주의적 풍토에 과감히 반기를 들고 민추들을 대변하여 항거하다가 숨져간 인물을 다루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출세 지향의 인물이나 배금주의의 사상이 곳곳에 밴 드라마가 만연하고 있는 이때, 이 시대를 과감히 비판하고 나선 "임꺽정"은 기대가 된다. 이제, "임꺽정"은 중반부에 들어선다. "홍명희"의 진보적인 사상이 "임꺽정"이 세상과 어떤 반법으로 겨루게 되는지? 그 겨룸의 타당성을 드라마가 담보 할 수 있는지? 미완의 소설 "임꺽정"의 결말을 연출자는 어떻게 설정했는지? 기대해 본다.

임순혜(kncc 언론위원회 모니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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