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방지법 통과 보장 못 해…계속 싸워야”
상태바
“언론장악방지법 통과 보장 못 해…계속 싸워야”
언론비상시국회의, 언론장악 적폐청산 촛불문화제 “비선실세가 방송 장악…부역자 청산”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6.12.30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 방송관계법(일명 ‘언론장악방지법’)의 1월 법안심사소위 회부를 3당(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간사 협의로 결정한 가운데, 전‧현직 언론인들과 언론단체,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으로 언론을 지목하고 적폐 청산을 위한 언론장악방지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 등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29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언론장악 적폐 청산 촛불문화제’를 열고 “이명박‧박근혜 정권부터 7년 넘게 이어진 언론장악과 그에 순응하는 언론 부역자들로 인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언론장악방지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문화제에는 전‧현직 언론인, 박종석 방송기술인연합회장과 임순혜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부위원장, 민언련 조영수 협동 사무처장 등의 언론단체인들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 29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언론장악 적폐 청산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언론노조

조능희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시청자들을 만날 때나 광화문 광장에 올 때마다 항상 죄책감을 느끼는데, ‘세월호 광장’이라 불리는 이 광화문 광장에서 언론단체가 촛불 집회를 하는 현장에 MBC의 일원으로서 참석해도 될까 싶어서 망설였다”며 “요즘 JTBC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만약 모든 방송사의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들이 그들처럼 했다면 나라가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반성했다.

조 본부장은 아울러 “MBC 구성원들이 천막 농성과 피켓팅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장악방지법 제정”이라며 언론장악방지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의 독재자들이 비참한 말로를 맞게 된 가장 큰 원인이 언론 장악이었던 것을 보면, 언론을 중립으로 놓고 언론으로부터 비판과 감시를 받아야 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언론장악방지법은 언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과 국민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오늘(29일) 미방위 박대출 간사가 언론장악방지법을 두고 ‘그게 무슨 언론장악방지법이냐, 야당 방송법이고 노조 방송법이다’라고 했다는데 그 말을 들으니 ‘신상 확 털어서 대출을 받고 싶더라’”고 하면서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이번에야말로 언론장악방지법을 꼭 통과시켜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바른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진정한 언론법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부당하게 해고 등의 조치를 당한 이들이 내년에는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한 일부 언론인들은 ‘미방위에서 언론장악방지법의 1월 법안심사소위 회부를 결정하기는 했으나 국회 통과까지 보장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니’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김종철 위원장도 “(언론장악방지법 1월 법안소위 상정 결정은) 언론 혁명을 이룰 절호의 기회지만, 그 동안 이 법을 미루고 미루던 새누리당의 신상진 미방위원장이나 박대출 간사가 호락호락하게 법을 통과시켜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법이 통과돼서 안광한 MBC 사장, 고대영 KBS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등 부역자들을 몰아내고 언론혁명을 완성시킬 수 있도록, 날씨가 춥든 어쨌든 이 자리에 나와서 계속 함께 싸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안 사장이 정윤회 아들 정우식의 MBC 드라마 특혜 출연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고 사장이 청와대와 여당에 불리한 보도를 막고 내부 비판에 대해 보복성 징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그리고 고 이사장이 ‘우리나라 국사학자의 90%는 좌편향’이라는 발언을 했던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기현 한국PD연합회장(SBS PD)은 “정우식의 MBC 드라마 특혜 출연 건을 보면 최순실을 중심으로 한 비선실세가 방송까지 농단의 대상으로 삼은 것을 알 수 있다”며 “모두 함께 노력해서 방송, 언론, 문화예술계 전반에 드리워진 감시와 사찰, 압력과 탄압의 그림자를 걷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