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철옹성' 무너뜨린 촛불물결 "대구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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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구MBC 신년특집다큐멘터리 ‘깨어나 일어나’

▲ 대구MBC 신년특집다큐멘터리 <깨어나 일어나> ⓒ화면캡처

"(대구는)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기 이전에, 노동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일하는 청년들을 위해서 자기의 몸을 불살랐던 전태일의 고향이기도 합니다…이곳은 박근혜의 고향이기 이전에 민족을 살려냈던 고향이고 전태일의 고향이며 독립운동의 고향이고 바로 이 땅을 딛고 있는 여러분들의 고향입니다”

(2016년 11월 26일 대구 촛불집회 ‘김제동 토크콘서트’ 중 김제동의 발언)

대구를 여전히 ‘보수의 심장’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 두 달, 철옹성 같던 대구가 그 어느 지역보다 뜨겁게 변화하고 있었다.

지난 2일 대구MBC에서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의 '촛불민심'을 기록한 신년특집다큐멘터리 <깨어나 일어나>를 방송했다. 11월 5일 대구 1차 촛불집회에서 3500명 남짓 운집했던 사람들은 11월 26일 5만여 명으로 늘어났고, 그 뒤를 받쳐주는 시민단체는 3개에서 86개로 확대됐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 청소년들, 그리고 지난 대선 박근혜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조차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촛불을 밝혔다.

▲ 대구MBC 신년특집다큐멘터리 <깨어나 일어나> ⓒ화면캡처

대구의 광장이 열렸다

11월 29일 박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가 있은 후에는 “상당히 화가 난다”, “진정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국회에 넘기는 건 자기 책임을 넘기는 것”이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대구에서도 울려 퍼졌다. 이런 민심을 반영하듯 12월 3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서 집회가 허용됐다. 닫혀있던 대구의 광장이 그렇게 점점 더 열리고 있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장우영 교수팀이 11월 26일 서울 촛불집회 참가자 550명, 광주집회 참가자 340명, 대구집회 참가자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구는 서울, 광주에 비해 가족단위 참가율이 10%이상 높았다. 또 앞으로 촛불집회에 계속 참가하겠다는 의향은 대구가 75%로 세 지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 ‘믿었던 만큼 큰 배신감’이 작용한 것도 물론 맞지만, 장우영 교수는 “이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4·13 총선 이전부터 대구지역은 변화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 당시 대구에서는 야당 후보가 당선되기도 하고, ‘친박’ 계열이 아닌 유승민, 홍의락, 주호영 등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장 교수는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 차원을 넘어 대구·경북의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근본적인 요구사항이 잇는 것”이라며 “다음 대선과 총선에서도 표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했다.

▲ 대구MBC 신년특집다큐멘터리 <깨어나 일어나> ⓒ화면캡처

12월 6일 대구시의회에서는 지역 각계 인사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폭적지지를 보낸 과거를 반성한다”는 시국반성문을 내놓기도 했다.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대구 낙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1당 독재체제 때문”이라며 “지난 50년 동안 대구 경북 지역은 1당 독재체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이 활력을 잃고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끊임없는 정치참여로 박근혜 이후 대한민국 달라져야”

12월 9일 탄핵소추안 가결여부를 가리는 투표를 진행하기 전인 7일 오후, 박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내리 4선을 지낸 대구 달성군을 포함한 대구 전지역에서는 동시다발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리고 9일 드디어 탄핵이 가결됐다.

대구 시민들은 “이제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한 시민은 “새누리당, 특히 대구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아직 자기들이 심판을 당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고 아직도 반성 없이 뻔뻔스럽게 행동하는 건 우리가 나서지 않고는 변동이 없을 것 같으니 촛불을 계속 들어서 이 현 시국을 맞춰서 같이 가야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을 질타했다.

이어 대구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 및 진상규명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한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했다.

▲ 대구MBC 신년특집다큐멘터리 <깨어나 일어나> ⓒ화면캡처

"박근혜를 구속하라! 대구시민 분발하라!"

“탄핵은 시작했는데 끝까지 가야죠. 박근혜 구속시키고 세월호 7시간 진상규명 돼야합니다”

“대통령이 물러가더라도, 그다음에 우리가 원하는 정부, 우리가 원하는 권력을 가지는 또 다른 분을 만들려면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더욱 더 촛불이 커지고 더욱 더 정치참여를 해야 합니다. 정치참여라는 것은 국회의원들이나 전문 정치인이 하는 게 아니라 지금은 촛불이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걸 끊임없이 계속해야 박근혜 이후에 대한민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구MBC 신년특집다큐멘터리 <깨어나 일어나>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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